[전자책] 두 번째 달 - 기록보관소 운행 일지
최이수 / 모자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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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기록보관소를 운영해야 한다는 미션과 함께 세상에 버려진 AI가 있다.
그 AI의 이름은 아에록.
아에록은 최선을 다해 자기 업무를 수행한다.
기록을 하고 또 하고 하고 하고...
그 모든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저 일을 해나간다. 거대한 루미큐브 모양의 기록보관소는 인류가 남긴 우스운 장난감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아에록은 자기에게 이름을 남겨준 루오에스 박사님을 생각하며 힘내고 있다. AI가 힘낸다는 표현은 좀 웃길지도 모르지만 맡겨진 임무를 하루 이틀 열흘 1년 10년 100년 천만년.. 뭐 이런 식으로 해나가는 걸 보면 그저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상황에서 아에록은 AI답게 남겨진 미션을 그저 해낸다.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면...

아에록은 어린 사람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를 위해 무리수를 둔다.
운에 운명을 맡기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거짓말도 한다.
서로를 너무 사랑하게 된 AI와 사람들은 헤어짐도 절절하다.
그리고 아에록은 결국 자기에게 숨겨진 미션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AI도 있다.
바깥에서 일을 하는 다른 AI인데 이름은 AuTX-3463이다.
그녀석은 주인공 AI에게 틱틱거리고 제대로 대답도 해주지 않지만 자기 일은 또 성실하고 열심히 해낸다. 그는 그만의 미션이 따로 있어서 아에록에게 그다지 친근하게 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에록에게 할 일을 하라 계속 다그친다. 그의 협력이 없었다면 끝의 끝까지 갈 수는 없었을 것 같다.

아에록은 AI이지만 읽다보면 인간적 면모가 점점 더 생겨나는 아에록을 만날 수 있다. 인간 위한 정보, 인간을 위한 생각, 인간을 위한 모험. 그리고 그 모든 여정은 결국 아에록의 것이 된다. 아에록은 그 모든 것을 인간을 위해 했지만 결국 그 욕망은 입력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아에록의 역사가 되었다. 아에록은 인류의 시작이고 끝이고 종말이었고 그리고 리부트이기도 했다. 아에록은 힘냈다. 아에록이 인간인가? AI는 수십만년이 지나면 인간이 될 수 있는가? 아무튼 아에록은 오직 하나이고 그는 인간의 가장 큰 이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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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클래식 64
호메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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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최근 시국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고전은 단연 일리아스다. 광장에 나부끼는 깃발에 일리아스의 첫 구절을 변형시킨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민중의 분노를 담은 여신의 노래를 염원하는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되었다.
그리고 고전 중의 고전인 일리아스를 읽어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내 주변에서도 벌써 몇 사람이나 일리아스를 도전중이다. 그러나 완독했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두껍기도 하지만 읽기 쉽지 않은 고전풍의 낯선 문체 때문이기도 하다.

현대지성의 일리아스는 친절하다. 읽으면서 모르는 부분은 각주에 친절히 적혀있어 바로바로 이해하며 읽을 수 있다. 중간에 삽입된 많은 명화들은 유럽의 역사와 예술 속에 일리아스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게 한다. 중요한 위치라는 것도 알게 되지만 내용마다 그림이 있어 쉽고 재밌게 여겨지기도 한다.

고대인들의 삶과 죽음 전쟁과 사랑에는 모두 신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아킬레우스가 전쟁을 사보타주하는 것도, 그가 없는 전쟁에서 수많은 이들이 신들의 관심속에 죽거나 승리하는 것도, 헬레네가 남편을 선택하는 것도 역시 모두 신의 뜻과 인간의 뜻이 단단히 엮여있다. 그러나 인간 삶의 주인은 인간이다. 반항할 수 없는 신의 뜻에 대적하고 맞서는 인간도 언제나 존재한다. 현대에는 여신이 민중의 뜻을 노래하지만 과거의 전통은 신의 뜻에 인간의 의지가 꺾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인 현대지성의 일리아스는 마치 유럽사람들의 무협을 보는 것처럼 쉽고 재밌게 일리아스를 읽을 수 있다. 기존의 일리아스가 어려웠다면 박문재 역의 현대지성 일리아스를 권하고 싶다. 정말 박진감넘치는 전투에 한줄한줄 숨을 멈춰가며 읽었다.

내용을 다 알고 읽어도 재밌는게 고전이다. 일리아스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오랫동안 읽힌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우리에게 삼국지나 서유기가 늘 재밌듯 일리아스가 빠지지 않고 늘 인용되는 이유를 이제야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처음 일리아스를 읽는다면 어떤 책으로 읽을까 고민하지 말고 현대지성 판으로 먼저 읽을 것을 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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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체면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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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에는 법기술자라는 말이 나온다. 법률가나 법조인 같은 말은 들어봤어도 법기술자라는 말은 생소했다. 그러나 느낌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법을 잘 알고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서 공동체의 윤리와 이익을 훼손하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양심없는 법률가들을 말하는 거다. 그들에게 법은 기술이자 수단이며 때로는 상대를 약탈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법기술자라는 말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시대에 법의 체면은 시류에 딱 맞게 등장한 친절한 스릴러다. 9년전부터 최근작까지 모인 단편집은 읽기도 쉽고 끝을 알기 어려운 내용전개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재미도 준다. 추리와 스릴러 SF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 이런 이야기도 있다니? 하고 작가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표제작인 법의 체면과 수록작 완전범죄는 법이 얼마나 체면을 구겼는지, 법 기술자들이 법의 가면을 쓰고 얼마나 무능하며 위선적이고 차별적인지 고발한다. 완전범죄의 끝부분은 완전히 몰입하는 바람에 읽고나서는 분통을 터트렸다. 그만큼 재밌었다.

SF를 좋아해서 마지막 단편인 컨트롤 엑스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 가능하다면 미래기술이 만들어준 이상한 콤비를 주인공으로 시리즈가 있었으면 좋겠다. 재밌는 건 길게 보고 싶으니까…

*서평단 참여로 도서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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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1 - 똑똑! 옆집 여우인데요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1
도미야스 요코 지음, 오바 켄야 그림, 송지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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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요즘 어린이/청소년 도서에 관심이 좀 있었는데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매우 기뻤다

책도 정말 예뻤고 삽화도 있어서 보기도 좋다

어린이도서나 청소년도서는 정말 친절하고 내용도 쾌속전개 어렵지 않아

쉴 때 읽으면 마음 속의 어둠같은 게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엄마는 여우 아빠는 보통사람이다

둘이 결혼해서 애가 셋!

삼남매는 엄마의 여우 능력을 조금씩 물려받았는데

그 초능력이 좋은 것인지 아닌지 본인들도 약간 알쏭달쏭하다.

엄마의 여우 가족들은 자꾸 사고를 치는데 그게 또 재미있다

외할아버지 자꾸 여우모습으로 티비를 보러 집에 오는데

주변사람들이 둔갑한 여우가 같은 건물에 산다면 어떨거같애...

가족들이 아무리 난리쳐도 할아버지는 그저 서운함...

그런데도 티비보는 건 포기하지 못하는 할아버지가 귀엽고 웃기다

이모할머니는 이상한 예언을 해서 곤란한 일을 만든다



"재앙! 재앙이 온다!"

"오셨어요?"

이 부분에서 진짜 하릴없이 계속 웃음만 남

이미 대꾸하기도 지쳤다는 느낌이다

너무 웃겨서 무덤덤함이 이정도는 되어야 여우랑 결혼할 수 있구나

그런 감동이 있었다

삼촌여우는 수상한 물건을 막 조카에게 줘버린다

이게 진짜 재앙의 시작인데

또 알고보면 또 그렇게 재앙은 아닐 수도..

덕분에 용도 보고 뱀도 나타나고 자아성찰도 하고..

이 집안의 이상한 일들은 결국 재앙이라기보다는

가족들끼리 단합해서 잘 살아가는 과정같기도 하다

그런게 진짜 보기 좋았다


이모 여우는 언니라고 불러야 화를 안낸다는 점이 진짜 이모같았음

이 친척들 틈바구니에서 이러쿵저러쿵하다보면

또 1권이 후딱 지나간다


1권에서는 용의 등장과 이걸 어떻게 할건지가 주된 이야기인데

이 과정에서 가족들끼리 이러쿵저러쿵하며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좋다




이 가족은 사이도 좋고 단합도 잘되고 서로 하고 싶은 말도 하고 고민도 나누고 하면서

여차저차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그 과정에서 모두가 잘된다

그 모든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도 충분히 고민하고 의견을 내고 또 상황을 바꿔나가고...

너무 재밌게 읽은데다 마음도 충만해지는 경험이었다

이런게 어린이도서의 좋은 점인거같다

어린이 도서인데 어른인 내가 이렇게 재밌어두 괜찮은걸까..

하지만 정말 재밌으니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녀보려고 한다

진짜 재밌는 이야긴데 벌써 7권까지 나왔다

읽을게 많아서 기쁘고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장바구니에 얼른 넣었다

"재앙! 재앙이 온다!"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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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2 - 11개의 평면도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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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되었습니다


괴담, 무서운이야기, 오컬트, 미스테리...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오싹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 이런 음산하고 기괴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 책은 같은 제목으로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제목도 완전 정직하다. 이상한 집 2. 

그만큼 이상한 집이 잘된 책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지만

이상한 집을 읽은 사람들도 미치게 만들만큼 재밌는 이야기일 거라는 자신감이 책에서 뿜어져나온다. 


이상한 집에서처럼 이야기는 평면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상한 집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대박이 난 작가. 

그런 작가에게 사람들이 저자에게 자신이 살던 집의 평면도와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온다. 그런데 정말로 너무 이상한 이야기가 잔뜩 나온다.

 

처음에는 와 진짜 이상하고 찝찝하고 무서워 죽겠다. 

그렇게 평면도가 세 개쯤 나왔을 때에는 이거 설마...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뒤로는 평면도가 하나하나 공개될 때마다 미친 이거 진짜는 아니겠지? 그런데 진짜 있을 것 같은 일이야! 진짜면 어떡하지? 일본이 이제 통째로 괴담과 미스테리의 나라로 보이기 시작한다.


오만 방정을 떨면서 책을 읽다보면 미스테리가 하나씩 풀리게 되는데 그 미스테리도 하나하나가 보통이 아니다. 


평면도 하나하나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이 무서운 이야기가 가리키는 어떤 방향을 눈치채게 되었을 때 오는 짜릿함과 무서움은 너무 굉장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단지 무섭기만 한게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슬픔과 애환도 담겨있고 그 기저에는 놀랍게도 사랑이 있기도 했다. 


책을 덮는 순간에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애달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거 3권 나오겠지? 이상한 집 3권 안나오면 이건 말도 안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부터 주변에 미스테리 좋아한다 싶은 사람들은 죄다 출판사 리드비에서 나온 책을 읽고 있었다. 나도 이 거대한 유행에 탑승해서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정말로 전부다 재미있었다. 좋아하는 출판사가 생기면 나오는 책을 전부 읽어보는 것도 굉장히 큰 재미다. 리드비의 책들에 올 여름의 추리 미스테리 컬트를 맡겨볼까 한다. 이상한 집2처럼 에어컨 없이도 시원할만큼 마음을 서늘하게 만들어줄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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