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도쿠 600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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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도쿠를 정말 좋아한다.

예전에 스도쿠를 한창 하던 시기에는 스도쿠를 하다가 지하철을 세 번이나 놓친 적이 있다.

그렇게까지? 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그게 순식간에 그렇게 된다.

스도쿠를 풀다가 고개를 들어보면 어느순간 전철이 떠난다. 그러면 아 다음 열차를 타면 된다는 마음으로 다시 스도쿠에 매진한다. 그러다가 또 고개를 들면 지하철이 떠나고 있다. 이번에는 놓치지 말아야지. 그런데 지금 생각하던 숫자가 맞는지 한번만 더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만 봐야지, 정말 이것만 봐야지. 그리고 고개를 들면 다시 열차는 떠나고 있다.

그리고 그날 약속에 된통 늦어버린 후로 나는 울면서 스도쿠를 끊었다.

그리고 카페 서평이벤트에 스도쿠 600이 뜨는 순간, 나의 심장은 다시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스도쿠다 스도쿠! 600개나 있대!

책을 받아들었더니 그 무게가 벌써 압도적이다.

친절하게 스도쿠를 푸는 법부터 적혀있다. 책은 심지어 이 무게를 다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 낱장으로 하나씩 뜯겨나간다. 나는 회사 모니터 아래에 스도쿠 책을 가져다놓고 호시탐탐 이것을 풀 수 있는 시간을 노리고 있다. 일이 바빠서 업무중에는 도저히 스도쿠를 할 수 없고 퇴근할 때 한 장 정도 뜯어서 가방에 넣어간다. 집에가서 피곤으로 기절하지 않으면 스도쿠를 해야지. 오늘은 꼭 스도쿠를 해야지. 머리맡에도 그 한장을 고스란히 가져간다. 스도쿠 해야지. 오늘은 꼭 스도쿠를 하고 싶어. 그렇게 다 풀지 못한 스도쿠와 함께 잠이 든다. 직장인은 스도쿠의 꿈을 꾼다. 언젠가는 꼭 스도쿠를 하고 싶다. 그렇게 600개의 소망으로 가득찬 스도쿠 책과 함께 살아간다.

#스도쿠600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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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친구 - 함께하지만 서로의 전부는 아닌, 딱 그만큼의 사이
이다 지음 / 비아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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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친구
#이다
#서평이벤트

이다 작가님의 그림을 오랫동안 봐왔지만 이번처럼 설레기는 처음이다. 나는 식물을 좋아한다. 동물도 좋아한다. 하지만 키우다보면 마음졸이는 날이 많다. 같이 사는 동물이 아프거나 배를 곯거나 털이 엉키거나 외롭다고 엉엉 우는 날이면 나도 엉엉 울고 싶어진다. 나는 인간된 도리로 키우는 동물 친구가 울면 그 문제를 해결해줘야지 같이 울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날이 많다. 식물을 키우는 것은 조금은 마음이 가벼운 문제다. 식물은 일단 엉엉 울지는 않으니까 이다님의 만화를 보면서 약간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도 들었다. 이 책임감의 무게를 알고 있으면서 나와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는 것은 즐겁다. 내가 가지 않은 길에서 이렇게 즐겁게 살 수도 있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책 안에는 많은 식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국적이고 멋진 몬테스라나 개업선물로 많이 봤을 법한 고무나무 장미에 스킨답서스같은 녀석들까지 보기만해도 귀엽고 정다운 식물들이 우글우글 모여있는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진다. 어느날은 장미를 보며 옛 추억을 떠올리고 강인한 스킨답서스를 보며 마음의 힘을 얻어가는 것도 좋다. 이다님의 그림체에는 담담한듯 씩씩하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잘 어울린다.

그림과 어우러진 이야기들에는 내가 스쳐갔던 식물들 이야기도 있었다. 사실 흔한 식물들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그런지 공감이 가는 내용도 많았고 내가 겪은 것만 같은 이야기들도 있었다. 내 이야기랑 닮았지만 조금 더 내 마음을 알아주고 짚어주고 나보다 더 많이 생각한 사람의 이야기는 왜 이렇게 언제나 재밌는걸까. 한 번 읽었지만 다시 또 다시 읽고 싶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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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생존 - 지구상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피어난 생명의 경이로움
알렉스 라일리 지음, 엄성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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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살아가기가 참 쉽지 않다. 누구에게 물어도 답이 없는 질문이지만 한 번 대답해보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가 혹은 우리가 어떻게 했어야 하지?

가진게 많은 풍요로운 곳에서 태어났어야 할까? 그도 아니면 엄청난 독종이어야 할까? 아니면 어떤 상황에서도 죽은척을 하고 넘어가면 될까? 아니면 지옥불에서도 멀쩡한 척 아무렇지도 않게 있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생존 전략은 각자가 처한 환경의 개수만큼, 그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하게 존재한다.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극한 생존>에서 살펴보는 동물들은 지구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도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가는 신비로운 녀석들이다. 어떤 녀석들은 물없이 살아가고 어떤 녀석은 우주 한복판에 던져놓고 방사능으로 지져도 멀쩡하다. 어떤 녀석들은 판타지나 SF속에 나오는 수트를 입은 것처럼 스스로의 수분을 짜내서 스스로에게 물을 공급한다. 독하다 독해. 얼어있어도 살아있을 수 있고 뜨겁게 타오르는 곳에서도 살아있을 수 있다. 한계를 시험하는 다양한 환경속에서도 생물들은 죽지 않는다(어쩌면 죽지 못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극한 생존>의 이야기는 그렇다고 극한 상황에서도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말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단 엄청 웃기다. 얼리고 찌고 우주에 던져도 죽지 않으며 방사능에도 쉽게 지져지지 않는 완보벌레를 말랑하다며 귀여워하고 무산소 상태에서도 살아남은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언짢을지는 모르지만 살아남았다며 찬사를 보낸다.

여러 독한 환경속에서도 결국 동물들은 살아남는다. 한 번 생겨나면 사라지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구 위의 생물들은, 동물들은 그렇게 살아남아왔다. 이 책의 유머는 이 독한 환경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향한 작은 찬사다. 한국의 독한 경쟁과 생존환경 속에서도 한국인들이 살아남아 재미있는 이야기를 추구하듯 동물들도 그러고 있다. 인류와 한국인이 멸종으로 향해가는 요즘, 동물들의 자비를 기대하며 <극한 생존>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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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킨토스 고블 씬 북 시리즈
박애진 지음 / 고블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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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뭘까? 

모든 사람이 다 다른 대답을 할 것이다. 각자에게 사랑은 다른 모양일 수 있으니까. 


이번에는 다른 질문을 해보자. 인공지능은 사랑을 알까? 여기에는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박애진의 <히아킨토스>는 이 어려운 질문에 대해 재미있는 대답을 해주고 있다. 


여기 하나의 완벽한 피조물이 있다. 마치 사랑을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사랑스러운 존재. 인공지능 로봇, 다른 말로 휴머노이드인 제로델이 바로 그렇다. 그는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극도로 사랑스러운 존재,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며 동시에 깊은 만족감을 줄 줄 아는 존재다. 


제로델이 사랑을 알지 못한다면 그 누가 사랑을 알까?


그리고 여기, 누구보다도 진심이었지만 결국 자신의 사랑을 저버렸던 한 사람의 신부가 있다. 신부 카이유와는 제로델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제로델을 둘러싼 사람들을 하나하나 만난다. 사랑의 화신이나 다름없는 제로델에 대해 알아가며 신부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생각한다. 제로델은 경이로운 존재이지만 동시에 신부와 똑같이 사랑 앞에서 고뇌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사랑이 사람을 좌절시킬 때, 그 사람이나 존재가 어떤 자이든 그 고통은 두려움이었다. 신부는 제로델을 사유하며 달라진다. 좌절 앞에 부딪친 존재를 축복하며 스스로의 과거에서 한 발 더 앞으로 나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부의 사유가 어떻든간에 독자는 제로델에게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제로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한 사람의 기술자가 선사할 수 있는 어떤 예술적인 경험이 사랑일 수도 있다면 우리는 미래에 어떤 기대를 가지게 될까? 빈부의 극단적인 격차에서 벗어난 사회가 누릴 수 있는 중세나 로판의 형식을 띈 양식이 사람들을 인형놀이와 같은 역할극에 잡아두게 된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떤 기쁨을 추구하게 될까?


이 모든 질문들이 <히아킨토스> 안에서 흥미진진한 답을 만날 수 있다. 


박애진의 작품은 언제나 도전적이고 장르소설에서 가장 뜨거운 이야기가 될 준비가 되어있다. SF에 섹스로봇 얘기 좀 그만 써라 같은 심사위원 불평의 여운이 아직 다 가시지도 않았는데 <히아킨토스>는 바로 그 섹스로봇 이야기로 수상을 거머쥐었다. 박애진 작가는 잘쓰는 정도가 아니다. 박애진의 작품을 읽고 나면 가슴도 머리도 뜨겁게 불탄다. 그리고 논쟁으로 과감하게 뛰어들기까지 한다. 작가의 이 재미있는 행보가 매번 기대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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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킨토스 고블 씬 북 시리즈
박애진 지음 / 고블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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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델에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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