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이현 소설집 [오늘의 거짓말] 중에서 "비밀과외" 를 읽고 나서

1985년

나는 1985년 때 어케 지낸걸까??
갑자기 궁금해서 기억의 더듬이를 세우고 그 시절을 탐색해 본다.
국민학교 5학년 였던거같다.
이정희 선생님이 담임을 맡으셨었고 지금은 아파트 바다가 된 응봉동 산동네에 살고 있었다.
가장 강인한 기억은 내 짝궁이였던 M
그녀가 좋아서 많이 괴롭혀 힘들게 했었다.
그 정도가 남들보다 심해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하시구 내 짝궁은 학교 다니기 싫어할 정도.....,
그 당시 내 모습은 사진 도움 없이는 기억할 수 조차 없이 먼 기억이지만
뭘 좋아했을까?
행복했던가, 막 이런게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삼풍백화점] 

1995년 삼풍 백화점 붕괴사건을 더듬으며 1990년대 지나간 내 20대를 되짚어 보았다.

"재앙의 시대"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사회적으로 보자면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그당시, 난 재수 끝에 대학교 입학에 성공해 술로 무장하던 시기다.
성수대교는 우리집에서 강남으로 넘어가려면 이용하는 다리였다.
그 시절 동호대교를 통해 압구정으로 가면서 바라 본 성수대교의 이미지는 지금도 기억난다.
가운데 철판이 비워있는 다리의 모습이란 .....,
1995년 6월 29일 삼풍 백화점이 붕괴 되었다.
그날은 그녀의 생일이였고 나의 기말고사 작품 발표회 날이였다.
나는 그녀를 만날 수 없었고 사실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
친구들과 맥주와 소주로 위장을 보호한 뒤 막걸리로 뇌를 버리고 나서
동국대 근처 어느 초라한 여관에서 떼잠을 자다가 어머니가 연락이 되지 않은 내게 친 삐삐 소리에 깨웠다. 우리는 삼풍 백화점 붕괴 소식을 그렇게 받아 들였다.
그리고,
난 삼풍 백화점 붕괴이미지에 집착했다.
늪에 걸린 날짐승마냥 사진기를 들고 그 곳을 찾았고 내 단편영화로 찍고 싶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쓰고 또 쓰곤 했었다.
아직도 난 몇 백장이 넘는 삼풍 백화점 붕괴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 마지막 임기인 1997년 I.M.F 를 맞았다.
T.V에서 그 소식을 전할 때 선배 형 집에서 언제나처럼 술을 마시며
국치일이라며 분노하며 뇌 세포를 죽여가며 두꺼비를 잡았다.
이렇게 힘들고 아프게 지나간 내 20대 일지라도 지금은 한 없이 그립고 사랑스럽다.
보고 싶다!!

정이현과 동세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그녀의 이야기에 내 이야기를 얻혀 과거를 돌아 보는 시간을 맞았다.
우리들의 사는 방식에 대해 조소하는 그녀의 글이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보고 나서 공지영 작가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실은, 오만하게도 공지영님의 글은 가볍고 삶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시간을 보낸터 였다. 그 생각이 얼마나 웃기고 말도 안되는 건지 깨닫게 되었다.

2007년에 발간 된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 작가는 어차피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깨달은 것을 적게 되는데.....,"

자신의 이야기도 아니고 가족 이야기를 소설의 소재로 삼아 글을 풀어 나가는 작가의 기백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편협하고 오만한 남한의 찌라시 여론의 표적을 비웃듯이 통쾌하게 보여준 거 같아 읽으면서 즐거웠다.

[즐거운 나의집]을 읽는 동안에 사용한 포스트 잍은 단 하나.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는 말은 그 후로도 내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해서 몸으로 배어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단 하루라도 살아본 사람은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지.

신영복 선생님은 이런 상황을 일컫어 머리에서 발까지의 세상에서의 긴 여행이라고 표현하셨다. 아는 것과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국면의 일 인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과 결혼에 대해 다시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갖는 시간을 가질수 있게 되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온 더 로드'의 박준,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를 만나다
박준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박준이 묻고 캄보디아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대답한다.

제각각의 이유로 그 곳으로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한데 게으른(!) 저자는 똑같은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진다. 그뿐아니라 질문의 내용조차도 한심스러울 지경이다. [온더로드]의 후광으로 지금까지 온 거 같다. 오만하고 편견한 가득한 내 사적인 견해로 이야기하자면 박준은 인터뷰어로서 함량미달이다. 그에게 지승호의 인터뷰집을 읽어 보라고 권해 주고 싶을 정도다.

의사, 간호사 등 캄보디아에서 봉사하며 지내는 그들이 궁금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5-0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년 전 친구와 동남아 여행을 함께 하는 데
그 친구 손에 들고 있던 책이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이였다.
그렇게 시작된 거 같다.
관심은 있었지만 게을러서 그 책을 읽어 보지는 못 했다.

그리고 작년 여름,
동네 서점에서 <플라이 대디 플라이>,<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손에 든 건 가네시로 가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 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다
작년 12월에 우연치 않게 내 손에 이 책을 잡게 되었다.
읽으면서 사랑에 관한 잠언같은 글에 푹 빠졌다.
쉽게 읽히지 않기도 하거니와 천천히 생각하면서 봐야 할 거 같아서
하루에 한 쳅터씩이라는 목표를 두고 보게 되었다.

6장 마르크스주의
같은 경우 편협한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기 힘들어 더욱 불편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펼쳐 보이는 이야기 세계와 내 경험이 일치하면서
갑자기 내게 거리두기를 요구하더라.
겁잡을 수 없이 밀려오는 과거의 내 기억이 두려워 멈칫할 정도로.....,

책장을 덮어도 다시 처음부터 읽게 되는 책이 있다.
내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가 그런 책인 것이다.
우선은 빌려 읽었던 이 책을 한 권 구입해야 겠고
처음부터 다시 보고 싶은 욕심 가득하다.

작가가 옛 선현의 말씀들을 인용한 두 문단을 소개해 볼까 한다.

"혼자서는 절대로 성격이 형성되지 않는다." 스탕달의 말이다.
성격의 기원은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있다는 의미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이다.
모든 것이 흘러가 버리는 것은 불가피한 일임을 지적하고 있지만,...


사랑, 기억, 시간
이 상대적인 관념에 대해 알랭 드 보통은 열심히 배우고 익혀 나가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 가고 있는 듯 보인다.

"우리는 사랑으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교훈들이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잃어 버린 사랑을 놓지 못하면서 내 스스로 다짐하곤 하는 말들을
문장으로 접했을 때 받게 되는 기분이란,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걷는데
나와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노래를 하는 사람과 맞 닥뜨렸을 때 같다.
사실,
어쩜 저건 지독한 자기 위안이 아닒까 싶기도 하다.

"상대방에게 무엇 때문에 나를 사랑하게 되었느냐고 묻지 않는 것
은 예의에 속한다."

앞으로 내게 이런 질문을 다시 하는 사람 앞에 앉아 있게 된다면
후우~~
긴 한숨을 쉬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건 내 자신인데.....,

 

심한 과장법을 동원해 보자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기 전의 나와 지금 나는 다르다고 쓰고 싶다.
꼭 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요동치는 내 심장 소리를 내가 느낄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건 2005년 9월 친구와 동남아 여행을 하면서다.
그 친구 손에 들린[ 여행의 기술].
그 당시, 난 알랭 드 보통 이라는 명민한 사색가를 알아보지 못했던 거다.
게다가 책 제목이 주는 불편함.
알랭 드 보통의 여행 에세이 [여행의 기술] 이라니,,,
친구에게 내용을 물어 보기두 했던 거 같기도 하고, 목차를 훓어 보고만 말았다.

이번에 이 책을 갖게 된 동기는
[행복의 건축] 출간기념으로 플러스 원으로 딸려 오기도 했거니와
그녀가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은 거 같아서 이기도 하다.

시작은 [여행의 기술] 을 읽으면서 메모해 놓은 거 부터 정리해 봐야 겠다.

두번째 챕터 '동기' 의 두번째 에피소드 호기심에 대하여 를 읽고 난 후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다 보면 한 없이 내가 초라해 진다.
이미 그가 읽고 해석하는 책이나 인물에 대해서 난 생소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라운 점.
서양인의 호기심과 넓은 세상에 대한 동경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라는 점이다.
내 지식이 미천하다 손 치더라도 [연암일기] 외 알고 있는 기행문이 별루 없다.
그런면에서 우리는 이제 시작인 거다. 젊은 친구들을 중심으로
떠날 순 없지만 간접 체험 할 수는 있다. 글을 이용하여

네번째 챕터 '예술' 의 첫번째 에피소드 눈을 열어주는 미술에 대하여를 읽고 난 후

"빠리에 갔을 때 근처 고흐마을 방문하지 않은 게 계속 후회하게 되는 문장들의 연속이다."

아쉽다. 고흐라는 화가를 좋아하기에 더욱 그런거 같다.
 

요즘 책 일기 습관이기도 한 나를 멈칫하게 하는 문장들에 붙힌 포스트 잍.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을 이 섬에 데려왔다는 것이었다."

여행지에 대한 이끌림. 혹은 무 목적성에 대한 작가의 통찰.
'라오스'
라는 나라를 여행하게 된 게 저러하지 않았을까 싶다.
라오스에서 머물 때
새벽에 눈 떠 아무도 없는 거리를 가로등 만이 환히 비추던 그 시간 세상이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사실 우리 삶은 저렇게 작았다는 것.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우리가 살고는 있지만 실제로 볼 기회는 드문 세상이다."  

"어쩌면 우리가 슬플 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 주는 것은 슬픈 책이고,
우리가 끌어안거나 사랑할 사람이 없을 때 차를 몰고 가야 할 곳은 외로운 휴게소인지도 모른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새삼 확인하게 되는 건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결국은 외로운 휴게소에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독 거린 후 살아가야 한다는 것처럼 들린다.

"자신에게서 없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런걸까?
사랑이라는 감정은 나의 결핍을 채워 줄 수 있는 상대방에 대한 기대로 부터 시작인 건가,,
가만보자
위안, 편안함, 그리고 안정감
뭐 이런 감정이 내게 부족했던 거라고 볼 수 도 있겠다.
아쉽게도 난 그녀들에게 채워 줄 뭔가가 없는 빈수레 였나 부다.

"우리가 함께 있는 사람 - 때로는 사물 - 에 따라 변한다는 원칙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반면,
어떤 사람과 함께 있으면 경쟁심이 생기고 질투가 일어난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면서
나와 같이 있는 친구들은 무엇을 느끼는 걸까 되짚어 보게 된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쁜 느낌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짜증나고 멍한 시간이 아니였음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무한 경쟁과 속도의 시대에서 멈춰서 뒤돌아 보고 생각하는 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의미있고 가치있는 행동이라고 본다.
결국,
세상은 나와의 관계 속에서 시작인 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