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년 전 친구와 동남아 여행을 함께 하는 데
그 친구 손에 들고 있던 책이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이였다.
그렇게 시작된 거 같다.
관심은 있었지만 게을러서 그 책을 읽어 보지는 못 했다.

그리고 작년 여름,
동네 서점에서 <플라이 대디 플라이>,<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손에 든 건 가네시로 가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 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다
작년 12월에 우연치 않게 내 손에 이 책을 잡게 되었다.
읽으면서 사랑에 관한 잠언같은 글에 푹 빠졌다.
쉽게 읽히지 않기도 하거니와 천천히 생각하면서 봐야 할 거 같아서
하루에 한 쳅터씩이라는 목표를 두고 보게 되었다.

6장 마르크스주의
같은 경우 편협한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기 힘들어 더욱 불편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펼쳐 보이는 이야기 세계와 내 경험이 일치하면서
갑자기 내게 거리두기를 요구하더라.
겁잡을 수 없이 밀려오는 과거의 내 기억이 두려워 멈칫할 정도로.....,

책장을 덮어도 다시 처음부터 읽게 되는 책이 있다.
내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가 그런 책인 것이다.
우선은 빌려 읽었던 이 책을 한 권 구입해야 겠고
처음부터 다시 보고 싶은 욕심 가득하다.

작가가 옛 선현의 말씀들을 인용한 두 문단을 소개해 볼까 한다.

"혼자서는 절대로 성격이 형성되지 않는다." 스탕달의 말이다.
성격의 기원은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있다는 의미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이다.
모든 것이 흘러가 버리는 것은 불가피한 일임을 지적하고 있지만,...


사랑, 기억, 시간
이 상대적인 관념에 대해 알랭 드 보통은 열심히 배우고 익혀 나가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 가고 있는 듯 보인다.

"우리는 사랑으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교훈들이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잃어 버린 사랑을 놓지 못하면서 내 스스로 다짐하곤 하는 말들을
문장으로 접했을 때 받게 되는 기분이란,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걷는데
나와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노래를 하는 사람과 맞 닥뜨렸을 때 같다.
사실,
어쩜 저건 지독한 자기 위안이 아닒까 싶기도 하다.

"상대방에게 무엇 때문에 나를 사랑하게 되었느냐고 묻지 않는 것
은 예의에 속한다."

앞으로 내게 이런 질문을 다시 하는 사람 앞에 앉아 있게 된다면
후우~~
긴 한숨을 쉬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건 내 자신인데.....,

 

심한 과장법을 동원해 보자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기 전의 나와 지금 나는 다르다고 쓰고 싶다.
꼭 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요동치는 내 심장 소리를 내가 느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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