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초콜릿이다. 책을 쓰는 데 조건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책이 세상에 나온다. 모든 사람이 하나같질 않으니 그들이 만든 책도 저마다 다르고 그 다름이 바로 책의 재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 자신을 위해 책을 읽었고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정리를 하며 또 2차적으로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 위해 글을 써본다. 또 누가 어떤 형태로 이 글을 필요로 할 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현재 세상엔 사랑을 소재로 한 것이 가득하다. 대중음악, 드라마 등등 남녀의 사랑이 아닌 소재를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그것들은 대개 사랑의 환상을 사람들에게 심어준다. 이런 사랑의 환상으로 인해 무방비 상태로 연애를 하고 상처 받는 사람들도 많다. 마냥 사랑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고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몸에 좋지만 쓴 약처럼 백신주사가 되어준다. 객관적인 심리사회학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분석하고 해답을 찾는 이 책은 유익했다. 여성부가 사회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남성이지만 여성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게 정말 옳은 걸까?” “저들은 왜 저러지?” 라고 여겨지는 것들이 몇몇 건이 있었을 뿐 여전히 그들이 이 땅에서 불행하게 살아간다는 점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행복할까? 딱히 그것도 아니다. 문제는 여성뿐 아닌 남성도 포함된다고 나는 배웠고 지금도 그렇다고 믿는다. 핵심은 자유롭지 못하고 평등하지 못한 고정된 성 역할로 빚어지는 문제인데 그 점엔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란 말처럼 “남자는 태어나 세 번 울어야 한다.” 말의 지배를 받고 여러 의무를 짊어지고 있는 남자들도 불행하다. 이 책이 주로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공감 받게 쓰여졌고 여자의 삶과 연애의 문제를 다루지만 남자인 나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런 사회적 문제 의식이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골드미스’ 와 같이 모순된 욕망의 매타포등에 대한 저자의 고발도 흥미로웠다. 해당 책에 아쉬웠던 점을 적자면 몇몇 비약적인 정의내림이 보였다. P34. “ 21세기의 그들은 ‘순결한’ 여자가 아니라 ‘잘하는’ 여자를 원한다. 순결하면서 ‘잘할 수’ 있는 여자는 없으므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답은 후자. (중략)이렇듯 유경험자 우대의 섹시 코드는 순결 이데올로기를 제압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와 같은 부분에서 독자를 설득하고자 하는 노력이 아쉬웠다. 책이 꼭 남녀 모두에게 공감 받을 수 있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지만 무엇이 ‘책임지는 이별’ 인지 공감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사실적으로 설득해야 할 부분에서 감상적이고 시적으로 표현한 건 아니었을까 싶다. 사례를 토막 내며 저자의 의견을 덧붙이는 것도 혼란스러웠는데 이야기를 다 듣고 사색해봐도 되지 않았을까? 추천 사에 “여성들은 죄의식이 많다.” 라는 부분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책을 읽으며 이런 아쉬움이 남았다. 책을 읽으며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왜 이상한 사람이 되어야 할까, 행복하기 위해 하는 것이 사랑이고 사랑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하다면 사랑이 의무나 필수가 아닌 여러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인데 왜 사랑이 필수고 의무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사랑을 하며 누군가에게 주고 받는 것을 인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이해관계인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못 미침에 실망하기에 앞서 사랑하며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역시 사랑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닌 사랑할 수 밖에 없기에 사랑하는 것이란 믿음이 다시 새겨진다. 결론적으로 여러모로 공감도 되고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좋은 책이었다.
패어 러브 / 신연식 지음 / 서해 출판사. 언젠가 배우 안성기씨가 자신의 개런티를 고사하고 더 나아가 투자자까지 몸소 나서 구한 영화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당시 “멋지다” “얼마나 좋길래?”라고 생각하고 지나갔는데 그때의 영화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소설 <패어 러브>이다. 소설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영화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 영화를 보지 않아 다른 출연자 분들의 경우엔 모르겠지만 안성기씨와 이하나씨의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포스터만 봤을 뿐인데 시종일관 두 배우의 이미지로 책이 읽혔기 때문이다. 또 리뷰를 쓰기에 앞서 자료들을 찾다 OST와 사진 등을 봤는데 좋은 것 같았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바람직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이 어떤 내용인지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않을까 싶어 생략한다. 간단히 소개하면 친구의 딸과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로맨스다. 각종 살인, 간통, 폭력 등의 소재로 범람하는 현재의 브라운관에도 다뤄지지 않은 그런 소재이건만 글을 읽으며 불편하다는 생각 대신 그럴 수도 있지 않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극 중 대사처럼 그것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며 상처 입히는 일이 아니라고 그래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구름 사진만 찍는 인물과 독립 영화를 만드는 저자, 소설을 읽는 나 모두를 공통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며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지고 또 인터넷 환경 속에 성장했지만 보수적인 교육을 받아온 나는 이 글을 쓰며 약간은 다른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책을 읽으며 따사로움을 느꼈다는 것은 사실이다. 서로를 향하는 언어, 작은 몸짓에서 온기가 느껴짐은 분명히 사실이다. 그렇지만 만약 둘이 신체적인 무언가를 나누었다면, 둘을 거칠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나는 둘의 관계를 용인하고 용납할 수 있을까, 앞서처럼 공감할 수 있을까 그런 용기를 갖추었을까 자문해보면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매번 지금과 같을까, 이게 전부일까 하는 그런 생각이 맴돌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럼에도 좋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책이 가지는 느낌이 컸다. 느낌은 추상적이지만 ‘느낌’이란 말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싶다. 노트북 옆에 놓인 책을 보며 참숯과 두부가 떠올랐다. 뜨겁게 몸을 태우는 불씨는 사라졌지만 그 온기는 오롯이 몸 안에 지니고 있는 그런 숯과 희고 담백한 두부가 이 책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을까. 혼자 봐도 좋고 둘이 함께 봐도 좋은 그런 책, 사랑뿐 아닌 삶에 대해서도 반주하는 좋은 책 한 권을 보았다.
<악마의 바이올린> 2010 / 01 / 15. 조셉 젤리네크 지음 / 고인경 옮김. / 세계사 출판사. 뉴스 등에서 몇 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라고 하는 말을 그러거나 말거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살아오던 나에게 드디어 사단이 일어났다. 운동화는 물론 양말까지 신지 않고 얼마 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켓과 놀이터를 오고 갔던 것이 화근이었던지 발가락이 빨개지고 아픔을 느끼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을 키우고 후회하듯 발의 심각성을 모른 체 한동안 “괜찮겠지” 라고 일관하며 방치하다 걷는 것도 불편해지자 그제서야 아차 싶어 족 욕 후 '방콕'을 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 놈의 인간이 언제 나를 읽어줄까?" 하고 나의 손길을 기다렸을 <악마의 바이올린>에게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긴 언제고 읽었을 터이니 그다지 다행이라고 할 것도 없을 것이다. 아무튼 어느 누구의 말처럼 시원한 귤은 없었지만 따뜻한 전기장판 위로 배를 깔고 누워 세 겹의 이불로 시간으로부터 나 자신을 엄폐하고 나서 그렇게 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책은 제목 그대로 엄청난 가격의 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명품 악기이지만 소유자를 모두 죽음으로 몰아가는 파가니니의 불길한 스트라디바리를 소재로 삼고 있다. 라라사발이라는 세계적인 음악가의 죽음으로 시작되어 살인 사건이 해결 되어 가는 과정을 서양 음악사(클래식이란 말은 정확할까 싶다. 컨버스도 청바지도 코크도 클래식이지 않는가?) 등과 함께 버무려 내는 책으로서 읽기에 나쁘지 않았다. 아니 재미있었다. 좋다고 느끼게 한 이유들을 하나씩 열거하자면 단연 섬세한 묘사를 꼽고 싶다. 마치 현장에서 인물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 묘사가 인상적이었고 중간 중간에 엄마와 아내를 잃은 부자의 처지 등에 동정심이 생기기도 했다. 결말 부분도 억지스럽기 보단 여운을 남겨주었다. 스타일 한 표지부터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 책을 읽으며 “심각하다” 하는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단지 즐거움에 희미해진 아쉬움이 남는 것일 뿐. 순수하게 이야기에 집중해 냉정히 평가를 해보면 몇 가지가 눈에 띄기는 한다. 악마 등 우리가 믿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 공감을 납득시키기 위해 저자는 루티에르(스포일러가 염려되어 인물의 이름은 밝히지 않겠음)를 죽이는 선택을 하지만 그런 선택은 스트라디바리의 소유자의 죽음이라는 연속성에 장애물로 다가왔다. 또 중간 부분 영매가 등장 함으로서 사건을 논리적으로 추적해가는 것이 아닌 초현실적으로 해결하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의 아쉬움도 가지게 되었다. 모 경위의 죽음과 그것을 긴장 강화로 이끌어내는 부분에서의 아쉬움도 있었고 세계 최 정상의 조 향 사가 단순 경위의 부탁에 만나 부탁을 들어준 것도 현실성이 조금은 조각나는 부분이었다. 이런 아쉬움이 있기에 차기 작이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어떤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스페인에 대해 자신 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기본 소양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한 책으로 인해 통렬히 부서지고 말았다. 책의 공간적 배경은 스페인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스페인의 향기를 느껴보고자 했지만 조금은 부족했다. 음악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듣는다. 따라서 그 시대에 밀접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집시뿐만 아닌 스페인이 가진 역사와 전통 문화가 숨쉬는 그런 책까지 바라는 것은 너무 무리일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끝으로 책을 읽으며 인기리에 종영된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MBC의 드라마가 떠올랐다. 서양 전통음악에 대해 호감을 표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두 가지는 공통 분모를 가진다. 그렇지만 나 자신에게 자문해보자면 서양 전통 음악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가진다 하여도 지속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모름’에 있지 않나 싶다. 배경 지식이 없으니 음악이 느껴지지 않는 게 아닐까? 배경 없이 음악이 느껴질 수는 있는 것일까? 그저 그런 생각을 해본다.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1. 오사키 고즈에 지음. 2. 서혜영 옮김 3. 다산 책방 기 요즘 정신이 없었다.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몸과 마음이 서로 등을 마주 했다. 뭐 지금도 베스트 컨디션, 마이 페이스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나마 나아진 상태이긴 하다. 가을을 타는 성격이 한층 발전한 것일까 의심스럽다. 별 생각 없이 미팅을 잡아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남자가 되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을 해본다.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 두 손 놓고 멍하니 베란다에서 사람 구경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도 수 차례. 그런 나를 구제해준 책이 바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명탐정 홈즈 걸의 책장>이란 책이다. 승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가 들지 않았다. 코맥 메카시의 ‘로드’가 오기 전 설레 했던 것과 상반된 그것이었다. 물론 당시에 책과 저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책을 구하진 않았다. 책의 저자가 오랜 기간 동안 서점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고 책의 내용도 그런 경험들이 녹아 든 수작이란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알고 있음에도 책에 대해 불손한 태도를 가지게 한 것에는 일본 문학이기 때문이었다.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일본문학 붐 속에서 과거 몇 편의 책을 구해 읽었는데 기대했던 것 이외로 만족하지 못한 경험을 했기에 시큰둥하고 얕잡아 보았다. 읽을 당시에 아무리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다고 해도 타국은 타국이라는 생각이 나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일본 소설이라는 점 이외에도 <명탐정 홈즈 걸의 책장>이란 책이 추리 형식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점이 불손한 태도를 부추겼다. 책장에 제태크, 판타지, 순 문학, 역사, 출판 편집 등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책들이 꽂혀 있음에도 추리 소설은 단 한 권도 없다는 점이 추리 소설에 대한 나의 흥미를 반증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앞서도 언급했지만 독서를 하기엔 몸과 마음이 너무 흐트러져 있기도 했다. 그간 나의 독서 습관은 한번 앉으면 한 권씩이었지만 이번에는 조금씩 하루 틈을 두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전 인간은 환경에 영향을 받기에 본질인 책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을 당시에 독서자, 당해 인이 어떤 환경에 어떤 상태였는지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만약 일주일 후에 또는 만약 일주일 전에 읽었더라면 지금과는 달리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운수소관이지 않겠는가. 나는 지금 이순간 내가 느낀 솔직한 느낌 등을 서술해보고자 한다. 소득 없이 길기만 했던 서두를 그만 정리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았다.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뭐가 어떻게 좋은 지 모를 것이다. 배려 아닌 배려를 하며 하나씩 적어가 보고자 한다. 일단 나 자신이 추리 소설 영역에 있어서 만큼은 '초보' 라 불려도 손색 없었기에 이 책은 나와 같은 초보에 어울렸다. 초등학생 어린이에게 대 법전을 안겨주고 법의 철학을 논하고 음미하라면 울상부터 짓지 않겠는가? 책은 심각하고 철학적인 화두를 던지는 대신 즐거운 상상을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부도덕성, 인간의 종말 등을 심도 있게 풀어내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주변을 꼼꼼하게 살피며 톡톡 튀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그 상상을 전하는 데 추리 기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이 책을 정리하면 거장의 풍미가 느껴지는 오케스트라 공연이 아닌 장난기 가득한 어린이가 '조약돌'을 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나에게 주었다. 자신의 주변을 꼼꼼하게 살피며 즐거운 상상을 하는 저자를 보고 있자니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상상하는 즐거움, 그리고 그것을 나누는 즐거움이 다시 나에게 찾아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이번에 겪은 정서적 홍역은 아마 나의 몸과 마음이 지쳐있으니 이제 그만 좀 쉬라는 몸의 저항이기도 했을 것이다. 책의 보도자료에 나오듯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라는 문구가 다시금 나의 고개를 끄덕거리게 한다. 피를 토하며 쓴 글과는 또 다른 맛이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다. 책의 장점을 또 꼽자면 즐거운 상상 이외에도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 사람이라면 사람을 위로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도 사람’이란 말이 느껴지는 그런 책이라는 점이다. 사람에 대해 모르진 않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포근하게 감싸 안고자 노력하는 그녀의 따뜻함이 나의 가슴에도 전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결 다만 다른 분들의 리뷰에도 언급되는 것이지만 일본소설을 번역한 책이기에 <1장 판다는 속삭인다>와 같은 트릭에 대해 아쉬움이 남고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일본 소설에 대해 부족한 각주와 보충설명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또 개인적으로 나의 경우엔 2장의 내용이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부록으로 괜찮은 ‘와카’ 등이 소개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또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 등을 위해 차 한잔과 어울리는 사진 등도 함께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지금 사랑해’ 로 정을 붙인 다산 책방에서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의외의 수확의 기쁨을 나에게 계속 안겨주길 바래본다.
아일랜드 명문 오닐 가 1500년 지속성장의 비밀. 지은이: 전진문. 펴낸 곳: 위즈덤 하우스. 다시 책을 보기로 했다. 책을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아깝다고 여겨서 약 한달 간 책을 읽지 않았다. 결과는 곧 자기관리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이번의 시도로서 책이 전해주는 바가 단순히 지식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다. <아일랜드 명문 오닐 가>는 한 달 이후 처음으로 보게 된 책이다. 살다 보니 자기 관이 뚜렷한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소설만 읽는다거나 더 나아가 추리 소설만 읽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이것저것 읽는다. 순간 순간의 판단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경제 경영 카테고리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녁 늦게까지 크게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황의 시간을 보내곤 마음 편히 낮잠을 자던 와중에 택배가 왔다. 살짝 짜증이 일었지만 깔끔하게 포장된 책을 보자 금세 마음이 풀렸다. 무엇을 하든 첫 인상이란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의 내용은 스페인의 왕이었다는 점이 놀라웠던 밀레니우스 왕의 유지와 손목을 잘라 던짐으로써 경쟁자를 물리친 해로몬의 전설을 배경으로 경영론의 포인트를 찾아 버무려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가문의 이야기도 아닌 먼 타국의 전설이기에 자료 조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저자는 집요한 노력으로 이런 우려를 말끔히 종식시켰다. 또 본문에도 나오듯 전설이 사실이 아니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기에. 용기, 비전, 핵심가치, 시스템, 이노베이션 이렇게 다섯 범주로 나눠 저자 자신이 믿는 옳고 긍정적인 경영론을 소개한다. 소개함에 있어서 전작을 읽지 않았지만 전작을 집필하기 위해 준비했던 자료들이 인용되어 나의 짧은 상식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줬다. 끝으로 책을 읽고 나서의 소감을 적자면 그것은 책을 어떻게 기억할 것이냐의 문제인 것 같다. 아주 불만스럽게, 엉망진창의 그렇기에 다시 마주하기도 싫은 책으로 기억하거나 아주 완벽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책으로 기억하던지. 글쎄, 생각을 해보았는데 중도적인 것 같다. 책은 쉽게 읽히고 부담이 없다. 책의 디자인은 깔끔했다. 마트를 예시로 들면 주차 공간도 넓었고 직원들은 친절했다. 하지만 현재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완벽하게 만족스럽진 않다. 그래서 그 이유를 곰곰이 찾아보았다. 부자가 되고 싶고 부자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 서점 가에는 경제 경영 도서들이 가득하다. 그것들은 대개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 본 책은 크게 달랐던가 하고 생각하게 되고 에디슨의 예시처럼 책 안에서도 나오듯 크게 개량하지 못한다면 빛을 보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이건 딜레마 같다. 사실을 말하자니 서점가를 점령하다시피 쏟아져 나오는 책들과 차별성이 없다. 일순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거짓을 말할 수도 없다. 회사 경영에 인간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당연하지만 이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다라는 문제점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어 승진 등으로 끝까지 놓아주지 않는 치열한 경쟁문화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사람들의 지적 수준도 높아졌다. 이번에 책을 구하게 된 동기에 위즈덤 하우스란 출판사에 대한 믿음도 작용했기에 좀더 노력해줬으면 한다. 조직관리에서 소속감이란 것은 중요하다.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기에 스스로의 집단을 외부에 자랑할 수 있는 집단으로 여기기에 오랜 시간 조직은 건강히 존립할 수 있고 전통이 되며 인재가 그곳을 찾고 조직은 점차 강해진다. 다음에 위즈덤 하우스에서 이런 교육뿐만 아닌 의료, 금융, 생산, 귀족 가 등등 전 세계의 현존하는 다양한 집단에 대해서 다채로운 시점을 가지고 그들을 알게 해준다면 많은 독자들이 깨고 나면 허망한 꿈이 아닌 목표로서의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려주고 싶은 책이 보고 싶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