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러브 - 사랑스런 로맨스
신연식 지음 / 서해문집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패어 러브 / 신연식 지음 / 서해 출판사.

언젠가 배우 안성기씨가 자신의 개런티를 고사하고 더 나아가 투자자까지 몸소 나서 구한 영화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당시 “멋지다” “얼마나 좋길래?”라고 생각하고 지나갔는데 그때의 영화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소설 <패어 러브>이다.

소설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영화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 영화를 보지 않아 다른 출연자 분들의 경우엔 모르겠지만 안성기씨와 이하나씨의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포스터만 봤을 뿐인데 시종일관 두 배우의 이미지로 책이 읽혔기 때문이다. 또 리뷰를 쓰기에 앞서 자료들을 찾다 OST와 사진 등을 봤는데 좋은 것 같았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바람직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이 어떤 내용인지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않을까 싶어 생략한다. 간단히 소개하면 친구의 딸과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로맨스다. 각종 살인, 간통, 폭력 등의 소재로 범람하는 현재의 브라운관에도 다뤄지지 않은 그런 소재이건만 글을 읽으며 불편하다는 생각 대신 그럴 수도 있지 않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극 중 대사처럼 그것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며 상처 입히는 일이 아니라고 그래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구름 사진만 찍는 인물과 독립 영화를 만드는 저자, 소설을 읽는 나 모두를 공통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며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지고 또 인터넷 환경 속에 성장했지만 보수적인 교육을 받아온 나는 이 글을 쓰며 약간은 다른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책을 읽으며 따사로움을 느꼈다는 것은 사실이다. 서로를 향하는 언어, 작은 몸짓에서 온기가 느껴짐은 분명히 사실이다.
그렇지만 만약 둘이 신체적인 무언가를 나누었다면, 둘을 거칠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나는 둘의 관계를 용인하고 용납할 수 있을까, 앞서처럼 공감할 수 있을까 그런 용기를 갖추었을까 자문해보면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매번 지금과 같을까, 이게 전부일까 하는 그런 생각이 맴돌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럼에도 좋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책이 가지는 느낌이 컸다. 느낌은 추상적이지만 ‘느낌’이란 말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싶다. 노트북 옆에 놓인 책을 보며 참숯과 두부가 떠올랐다. 뜨겁게 몸을 태우는 불씨는 사라졌지만 그 온기는 오롯이 몸 안에 지니고 있는 그런 숯과 희고 담백한 두부가 이 책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을까. 혼자 봐도 좋고 둘이 함께 봐도 좋은 그런 책, 사랑뿐 아닌 삶에 대해서도 반주하는 좋은 책 한 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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