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만히 지난 글들을 읽었다.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나를 맡겼다. 나의서재는 꽤 오랜시간 버려져 있었다. 지금 와서 보니 나만이 눈치 챌 수 있는 코드들이 숨겨져 있어서 반가왔다. 나는 그 시간 이후로도 별반 변하지 않았고, 변했다면 평생 할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하고 있다는 눈물겹도록 감사한 상황의 나날 속에 있다는 것이다.

 

방황은 사는 동안 지속되겠지만 열정은 흔들림 없이 갈 것을 알기에. 매일 아침이면 여는 메일을 오늘도 별 생각없이 열었다. 다른점은 알라딘에 리뷰를 남겨보세요라는 메일을 바로 삭제하지 않고 눌렀다는 것.

 

리뷰를 쓰고 보니 나의서재도 한 번 둘러보게 되었는데, 메인 사진 윗쪽의 화구박스와 캔버스가 눈에 띄었다. 지금은 저 높은 곳에서 바닥으로 내려왔다. 그만큼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이야기. 그리움을 키울 시기에는 저렇게 내 키보다 높은 곳에 두었는데, 지금은 손에 닿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와 함께 하고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좋은 점은 더 이상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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