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금요일 저녁 한시간 가량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 경영학 전공탓일까. 깊이는 없으면서 소재를 잘 건드린다. 곳곳에 일상의 흥미들을 끌여들이기도 하고 평론가가 말하기 쉽게 하는건 과히 상업적이다.. 처음 시작에선 소설의 허구성이 빛나는가 하다가 시종일관 중간톤으로 말하는데 질리기 시작했다친구가 2년전 띠깔에서 보내온 엽서를 떠올리게 하면서 낯설었던 지명들이 소설속에 등장했다.
03년 6월 친구는 남미로 날아갔고 첫 도착지가 멕시코였다.  칸쿤, 베라크루소, 콜롬비아, 마야, 게릴라, 정부군, 혁명군, 에네켄, 아시난다, 멕시코시티, 유카탄반도 띠깔... 소설 후기에 작가가 밝혔듯이 친구 남미여행의 일정과 거의 동일한 코스로 실제로 콜롬비아의 안티구아에 머물며 소설의 상당부분을  썼다고 했다.

"그건 몰랐군요. 그렇지만 나는 일본인이 되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이정의 말에 요시다가 웃었다. 언제부터 개인이 나라를 선택했다는 거야. 요시다는 이정의 어깨를 툭 치고는 대통령궁으로 걸어 들어갔다."
처음으로 책끝을 살짝 접어 두었던 부분이다.<소설에서 유일하게 생각하기 위해 멈췄던 부분>

뒤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딸리는 느낌을 받았다. 끝까지 읽긴 했지만 안 읽어도 그닥 궁금할것 없을것 같다. 이미 영화로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조선최초의멕시코이민사'로서의 의미 뭐 역사소설로 볼수 있을지는 몰라도 영화로도 별 매력이 없을것 같은데 책을 읽고 상상해봐도 다양한 군상들이 등장하는 입체적인 인물들의 느낌은 묻어 나겠지만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뭐 모르지 영화든 소설이든 시든 항상 시작은 한두줄의 호기심으로 시작된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많으니까.

+
이문열,이인화 이들소설의 냄새는 지식축적에 있다. 소설을 읽다 이들이  쓴 역사소설이 떠올랐고 오랜만에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검은꽃'이라는 소설을 들고 김영하가 나왔다. 이전소설과는 다르게.
나는 왜 이 작가의 글이 문학상을 휩쓰는지가 궁금하다. 사람들이 달라진걸까. 심사위원들을 보면 그닥 달라진것도 아닌것 같은데, 자꾸만 경영학을 전공한 작가의 경력이 소설속에서 소설을 경영하는것 같은 냄새는 참 강하게도 밀어 붙인다. 역시 소설은 이제 시간낭비인걸까. 이번 작가의 소재는 남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요새 먹혀들 소재였던가. 체게바라와 함께.

+
스스로는 글쓰는 재주는 없지만 읽고 분별하는 능력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디까지나 주관적일뿐인 이야기로 김영하의 '검은꽃'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김영하가 먹히는 이유가 의문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사람들이 진실(=순수 혹은 나와 다름)을 싫어하거나 약간 비열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는다. 한켠에 비껴서서 바라 보며 쿨한척 하는 시점이 영 마음에 안든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번엔 확실하게 느껴진다. 아직 한권 정도는 더 읽어볼 의향은 있다. '아랑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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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8년 강원도 화천 출생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96년 2월 계간 「리뷰」를 통해 '거울에 대한 명상'으로 등단
 1996년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
 1998년 '당신의 나무'로 제44회 현대문학상 수상
 2004년 이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

검은꽃
오빠가 돌아왔다 (2004년)
보물선 (2004년)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 (2003년)
포스트 잇 (2002년)
아랑은 왜 (2001년)
굴비낚시 (2000년)
당신의 나무 (1999년)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1999년)
호출 (1997년)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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