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4.19 (월) 12:00 문화일보 기사
일본소설 ‘제2전성시대’
(::하루키·무라카미류 작품등 여전히 베스트셀러::)
지난해 말 한 출판사의 편집장은 도쿄에서 일본 주요 문학 에이 전시 담당자와 만나, 일본 소설 몇 권에 대한 번역, 출간문제를 상담했다. 귀국후 출판사 내부 검토를 마친뒤 전화를 걸자 그 작 품들은 이미 국내의 다른 출판사와 계약이 끝났다는 말이 돌아왔 다. 이는 특정 출판사의 이야기가 아니라 요즈음 일본소설 출간 에 나선 대부분의 출판사편집자들로부터 쉽게 듣는 말이다.
몇몇 인기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고, 국내 소설물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자 출판사들이 출구를 외국소설, 그중에서도 우 리독자와 정서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일본소설쪽으로 돌린 것. 이 때문에 출판가에서는 지난 90년대초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 의 시대’번역과 함께 시작된 일본소설붐에 이어 10여년만에 일 본소설 출간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하루키, 무라카미 류 등 기존 작가들이 여전히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하루키와 류 불패신화’를 보여주는데다 와타야 리사, 가네시로 가즈키 등 시험적으로 소개된 신예들 역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몇 년째 답보상태였던 번역 가능한 일본 작가군의 판자체가 확대되고, 이를 지켜본 출판사? 湧?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든 것.
이런 과정에서 하루키와 류로 대표되던 일본 소설에 가벼운 로맨 틱 연애소설, 청소년소설 등 새로운 장르가 더해졌다. 국내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요즘 출판사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일본소 설은 연애소설과 청소년물이라며, 현상적으로 보면 결국 우리 소 설이 채워주지 못하는 빈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키와 류의 불패신화〓지난해 여름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 의 ‘해변의 카프카’(문학사상사)는 지금까지 30만부가량 팔렸 다. 이와 함께 ‘상실의 시대’로 대표되는 하루키의 소설들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무라카미 류의 작품들은 최근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동방미디어에서는 ‘무라카미 류 걸작선’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말 ‘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 을 시작으로 최근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에 이르기까지 7권을 내놨다. 류의 대표작 ‘69’, ‘코인로커 베이비스’등도 재출간됐다. 이들은 대부분,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이 안된 작품들 , 혹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작품들이 다시 출간된 것인데 이는 시 장의 검증된 인기에 기댄 책들이다.
◈여성작가의 인기〓일본 3대 여성작가, 요시모토 바바나, 야마 다 에이미, 에쿠니 가오리의 인기역시 일본소설 붐을 견인하고 있다. 이중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일본소설출간 붐을 일으킨 장 본인은 가오리. 2000년에 출간된 그의 ‘냉정과 열정사이’(소담 )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는 출판계 에일본소설 전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소담측은 앞으로 2년 간 작가와 독점계약을 맺어 앞으로 가오리의 책 9권을 차례로 번 역할 예정이다.
◈젊은 작가의 진입〓최연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와타야 리사 의 ‘발로차고 싶은 등짝’은 출간 2달여만에 1만7000여부가 나 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가네시로 가즈키 의 ‘고’ ‘연애소설’ ‘레볼루션’ ‘플라이 대디 플라이’역 시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 작품은 대부분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로 우리 문학지형에서는 비어 있는 청소년 물쪽을 채워주면서 나름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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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친구미디어>에서 펴낸 「무라카미 류는 도대체?」라는 책의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대중문화인 23명이 각각 자신의 관점으로 무라카미 류를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그 중 저는 신해철씨와 남궁연씨가 말한 무라카미 류 이야기를 조금만 소개할까 합니다. 참고로 이들은 모두 무라카미류의 「영화 소설집」이란 책을 바탕으로 그를 말하고 있습니다.
본명은 무라카미 류노스케
1952년 나가사키(長綺) 출생.
무사시노 미술대학 중퇴.
1976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아쿠다가와 상 (茶川賞)수상.
1981년 「코인로커 베이비즈」로 노마(野間) 문예 신인상 수상.
1996년 「영화 소설집」으로 히라바야시 다이코 문학상 수상.
그 밖에 다수의 소설과 에세이를 발표, 현재에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류는 정말 대차게 사셨더군요." - 신해철
류와 나의 가장 큰 공통점은 기성 세대의 가치관을 끔찍이도 싫어한다는 것이다. 나는 류가 말한 "권력을 가진 자에게 복수하는 것은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초라한 기성세대가 정말 싫다. 기성 세대로 그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나는 사춘기 3년을 살다 죽겠다. 무라카미 류..이 책을 읽고 그가 너무나 마음에 들게된 이유는 그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였다. 인생에서 행복의 포인트는 아주 사소한 데서 결정된다는 믿음이었다.
"3류도, 1류도 아닌 그냥 무라카미 류" - 남궁연
"사막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러므로 사람은 사막에서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나 역시 무라카미 류의 책을 읽고 그를 본 게 아니라 나를 보았다. 아니 그냥 그가 되어서 느끼며 보며 생각했다. 우리는 밖을 보려고는 하지만 나를 보려고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에게 해왔던 원망 실망 비판을 스스로에게 가하긴 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라카미 류를 읽게 되면 왠지 내 속내가 궁금해진다. 묻어두고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들, 잊고 살았던 추억들, 그 모든 것들이 보인다. 그리고 내가 내 속을 보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