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구입해두고 1/2 읽다가 던져 두었던 책을 일요일 아침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앞부분은 이미 기억에서 사라졌고, 책갈피가 꽂혀 있는 부분부터 시작된 읽기가 드디어 끝이 났다. 처음엔 다소 지루했었던것 같은데 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 부터는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뒷부분으로 오면서 재미가 있다. 인간의 성이 고장나기 시작한 때를 작가는 자본주의를 합리화 하기 위해서 시작된걸로 이야기를 끌어 내는데 공감이 간다. 서구와 일본의 성을 비교해가면서 근대 이후로 고장나 버린 성에 대해 나름의 논리가 맞아 떨어진다. 서구는 절대적 순수의 자리를 '신'이라는 기준에서 결혼이외의 성에 대해서는 죄로 여겼기에 남녀가 섹스를 할 수 있는건 결혼하여 아이를 나을 때에만 가능하고 그외의 것엔 비난과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그에 비하면 일본은 근대이전까지만 해도 매력적인 남녀가 마음에 맞으면 자유로이 교재를 할 수 있었는데, 그건 매춘이나 헤프다는 것보다는 매력적인것이었고, 결혼과 무관했다. 하지만 근대에 서구의 사상이 들어 오면서 달라져 버렸다. 자본주의가 성을 상품화 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좀더 좋은 값으로 팔기 위해서는 문란한 성은 통제 대상이었고, 가치를 높히기 위해서는 희소가치가 있어야만 한다. 이때부터 처녀성이라는 포장이 시작되고 돈을 받고 하는 매춘과 구별되기 시작했다.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 근대후기 자본주의 사회로의 전환과정에 발생한 문제를 성욕구 불만으로 본것은, 억압된 성으로 인한 귀부인들의 상담이 많아졌고, 프로이드는 자연히 성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을것이고, 프로이드가 연구하기에 좋은 조건에 둘러 쌓여 있었을 뿐이었다 라고 하면 억지일까^^ 성은 환상이다(이학사)는 말초적인 성관련 이야기가 아닌 철학적,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본 성과 섹스에 관한 이야기다. 성을 사회의 변화와 비교하면서 근대이전과 이후에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작가 나름의 논리적 귀결을 이야기한다. 서구의 성에 대한 생각과 일본의 성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기존의 성에 대한 환상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에 대한 답을 찾았다면 이것 또한 환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