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세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IB의 어둠을 볼 수 있는 책"

플래시 보이스 - 0.001초의 약탈자들, 그들은 어떻게 월스트리트를 조종하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제용 옮김, 곽수종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10월

 제목만 보게 되면 특별히 무슨 내용이 담겨져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저자의 이름을 본다면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는 서적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마이클 루이스의 새로운 신작으로 "초단타매매(High Frequency Trading; HFT)"관련 내용이다. 초단타매매란 분,초 단위의 주가흐름에 따라 하루에 수십 번에서 수백 번씩 거래를 하며 매매차익을 남기는 데이트레이딩이나 스캘핑과는 다름 개념으로 봐야 한다. HFT는 고성능 컴퓨터를 통해 수백만 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고빈도로 매매하는 거래방식으로, 알고리즘 이용이 필수적이다. 고빈도매매, 고빈도거래, 극초단타매매, 고주파 초단타매매 등으로 경제지나 타 서적에서는 그렇게 언급되는데, 이 책에서는 초단타매매로 번역되어 있다.

 저자인 마이클 루이스의 월가의 세태라던지, 세계 경제의 움직임에 대해서 논픽션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금융 및 경제쪽 분야에 관심있었던 사람이라면 익히 아는 사람이다. 이 분과 유사하게 글을 쓰시는 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작가로는 "로저 로웬스타인"이라는 저자도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2009년 세르게이 알레이니코프라는 러시아 출신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골드만 삭스 출신으로 "컴퓨터 코드"를 훔쳤다는 범죄로 FBI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 깊숙한 숨은 이유에 대해서 이 책이 다루고 있다.

 왜 빠른 전산망이 필요할까? 란 의문은 HFT 즉, 초단타매매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왜 맨하탄 거리에 초고속 광케이블이 매설되는지, 그리고 각 헤드쿼터 역할을 하는 IB들의 건물이 있는 곳에는 왜 전산망 공사가 계속 빈번히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그리고 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그렇게 많이 필요로 하는지, 이 부분 역시 각 IB별로 핵심으로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 코드"로 언급 될 수 있다. 2010년에 도로에서 진행되었던 광케이블 매설작업은 대외적으로는 지역 대학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정부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초단타매매 트레이더들에게 3밀리세컨드의 우위를 확보해주려는 민간 프로젝트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2013년까지 세르게이 알레이니코프와 골드만 삭스간의 고발 사건은 초단타매매 코드의 가치에 대해서 더 철저하게 생각하게 되는 쪽으로 확대되었다. 월가의 대형은행들의 가장 큰 장점은 막대한 양의 저비용 위험자본을 이용할 수 있으며 그러한 자본을 바탕으로 위험한 사업의 부침을 견더낼 수 있다는 점이다. 바꿔말하면 사업이 위험하지 않고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런 강점이 별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다. 계속해서 속도가 빨라지는 금융시장에서 월가 대형은행이 가진 장점은 딱 한 가지이다. 바로 자신의 고객이 주식시장에서 하는 거래에 가장 먼저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이야기 하는 내용은 헝클어진 금융시장 자체가 하나의 비용이라는 점이다. 헝클어진 시장을 푸는 일은 상업적이면서도 영웅적인 행동을 필요로 하며, 그렇게 하더라도 바로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시스템이 잘 작동할 때보다 잘 작동하지 않을 때 엘리트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더 많았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는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위선과 비밀, 끊임없는 탐색의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