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치는 군주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세력들이 동찰할 때 가능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철희 옮김 / 책마루 / 2013년 10월

 우연찮은 기회로 또 다시 군주론을 읽게 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워낙 이전에도 군주론은 직장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활용가치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무슨 내용을 담고 있길래 이러한 이야기가 나올까 해서 읽게 된 기억이 있다. 지금은 어느정도 기억속에서 정리가 되어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새로운 기억으로 새롭게 읽게 된 것 같다.

 우선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메디치가의 후원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던 책이다. 이 책과 더불어 "로마사 논고" 역시 이에따라 읽게 되는 책이라 하겠다.  이 책은 본 내용은 이미 이전에 읽었던 군주론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옮긴이의 말을 통해, 군주론의 전체적인 느낌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겠다. 옮긴이인 신철희 연구원은 마키아벨리 연구에 상당히 심취해 있는 인물이다. 박사학위논문 역시 마키아벨리를 통한 정치, 종교적 부분을 연구하였다. 그러다 보니 상당히 깊이 군주론을 이해하고 있으며, 서두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다른 책에서 접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 쪽에서 이야기하는 옮긴이의 말부분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라 하겠다.

 군주론은 민이 배경으로 깔려 있는 것이다. 마키아벨리 정치사상의 파격 또는 혁신성은 실제의 도덕과 외양으로 드러나는 도덕 사이의 불일치의 용인, 그리고 국가(군주)의 획득과 유지를 위해서는 통상적인 도덕에 반하는 행동도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 뒤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정치 행위자로 등장하고 있는 민에 대한 고려가 깔려 있다. 공화주의의 관점에서 쓴 "로마사 논고" 뿐 아니라 "군주론"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좋은 정치는 군주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세력들이 동찰할 때 가능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기본적으로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을 다루고 있는데 이 중 상당히 유명한 인물 "체사레 보르지아"를 들 수 있다. 레미로 데 오르코를 이용해서 로마냐 지방의 질서를 회복하고, 더욱 놀랍게도 민심 안정을 위해서 레미로를 잔인하게 처형한 것, 그리고 시니갈리아에서 속임수로 용병대장들을 붙잡아 처형한 사건 등은 보르지아란 인물의 능력과 잔인성 및 과단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보르지아를 신군주, 특히 타인의 군대와 행운에 의해서 권력을 차지한 군주가 모방해야 할 전형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상당히 오랜만에 기억을 다시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고전을 만난 것 같다. 그리고 이 쪽 분야로 지속 연구해온 옮긴이의 글을 통해 전반적인 책의 내용을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통해,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군주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