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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나영석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영석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고, 마흔을 준비하는 100일간의 휴가라는 부제에서 이 책을 읽어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영석이라는 이름하나만으로도 PD계에서는 상당히 유명인사이다.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의 PD역할을 수행하면서, 강호동, 이수근, 김C, 이승기, MC몽, 은지원의 6명에게 미션을 주면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게 되는데, 그러한 조화와 복불복 미션, 그리고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우리나라의 절경들을 소개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나영석이라는 인물에게는 엄청한 압박과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우선 책의 구성은 2가지 내용이 에세이에 겹쳐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나영석이라는 인물에게 있어 업으로 작용하는 1박2일의 초기부터 마지막 하차까지의 에세이 내용과 아이슬란드 여행을 다녀왔던 내용이 겹겹이 연결되어 있다. 결국 저자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저자는 76년생으로 올해는 38살이라는 나이이다. 저자가 이 책을 발간했을 때는 2012년이었기 때문에 37살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서른일곱이란 아무래도 그런 나이인 것 같다. 시속 200킬로미터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라도, 조금만 엑셀을 더 밟으면 레이스에서 곧 1등을 할 것만 같은 순간이라 할지라도, 잠시 차를 갓길에 멈추고 시동을 끄고 차 주위를 한 바퀴 돌며 먼지라도 툭툭 털어줘야 할 것 같은 나이. 달리면서 내가 혹시 다른 사람을 친 것은 아닌지, 길을 멀쩡히 걸어가던 사람에게 본의 아니게 물을 튀긴 건 아닌지, 잠시 고민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나이. 그리고 다시 시동을 건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앞으로 30년은 더 달려야 한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언급되어 있다.
"우리가 언제부터 송공, 실패 따져가며 일했어. 재미있을 거 같고 꽂히면 하는 거지. <1박> 시작할 때는 성공할 줄 알았나 뭐. 그냥 우리끼리 즐거워서 한 거잖아. 이번 것도 똑같아. 나도 드라마는 처음 써보는 건데 의외로 재밌더라고 이게. 망하면 망하는 거지 뭐."
일은 머리가 시켜는 것이 아니고 가슴이 명령하는 것이다. 성공을 좇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두근거림을 좇아서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하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고, 무엇을 향해서 뛰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오랜만에 35살의 나에게 질문을 할 수 있어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던 책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그렇게 별로 내용이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