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물리와 금융에 관한 회고
이매뉴얼 더만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승산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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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는 퀀트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었다. 금융공학을 바탕으로 주식 및 채권시장을 정량적 분석을 통해 Behavioural Finance를 무시하고, 오직 수많은 자료를 기반으로 한 이성적 판단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부분에 멋지다고 생각을 했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성장한 헷지펀드가 LTCM(Long Term Capital Management)사이다. 이 LTCM도 그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 회사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책이 <천재들의 머니게임, When Genius Failed>이다.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강추하는 책이라 하겠다. 사설은 그만하고, 그러한 이유로 예전에 읽었다가 다시 내용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읽게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이매뉴얼 더만으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이론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가 합작해서 만든 금융모델들은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한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퀀트로서의 인생은 어떠할까라는 의문을 가졌다면 이 더만박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책의 구성은 총 16장으로 되어있다. 물리학자의 길과 산업세계 그리고 다시 상아탑으로로 그의 인생이 총 3부로 정리되어 있다. 1장부터 6장은 물리학 박사가 되는 과정과 그 전공을 활용하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7장부터 15장까지는 산업세계의 장으로 그가 퀀트로서의 인생을 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금융모델개발까지 수행하다가 최종 통합 위험관리 부서에서의 일을 마치고 다시 대학교로 돌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물리학에 대한 그의 삶을 읽는데 있어서는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그렇게 큰 관심사가 아니다 보니 수월하게 읽기에는 약간에 부담이 있다.
 
 그가 산업세계에 첫 발을 들인 곳은 A&T 벨연구소이다. 그쪽에서 DATA셋을 정리하고 연합방정식을 푸는 일을 하다가, 골드만삭스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저자는 골드만 삭스에서 저자의 상사와 함께 블랙-숄스 모델의 개량화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한 가지 옵션을 다른 옵션으로 헤지하기 위해 각 옵션의 가치 및 금리 변동에 대한 민감도를 알아 낼 수 있는 모델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블랙-숄스 모델을 만든 피셔 블랙과 같이 일을 해보고, 같이 금융모델도 개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종사하는 퀀트의 역사는 블랙-숄스 모델을 실무자나 학자가 더 정교하게 다듬고 확장시켜 온 역사와 같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이 모델은 주식의 옵션에만 적용된게 아니라, 미국 재무부 채권과 외환에서부터 날씨에 이르기까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응용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인생과 일에 대해 품고 있던 환상이 세상이라는 거친 사포에 아프게 쓸리며 서서히 벗겨져 나가는" 과정이 퀀트의 삶이라 이야기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지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색안경이 쓰여진 시야로 보게 된다. 나 역시도 퀀트라는 직업과 그들의 삶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모든 일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수반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분명 멋진 일이고, 지금도 해보고 싶은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이지만, 현재는 그들이 작성해 놓은 수많은 논문들을 읽으면서 직업이 아닌 취미로서 지식을 한걸음 한걸음 늘려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퀀트라는 삶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접해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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