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카운터스 - 숫자와 데이터로 기업을 망치는 사람들
밥 루츠 지음, 홍대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책의 부제로 달려있는 글이 무척 눈길을 끌었던 책이다. "숫자와 데이터로 기업을 망치는 사람들"이라는 문구는 기업에 다니고 있는 나에게 있어 큰 충격이었다. 일반적으로 내가 가는길도 그렇고, 내가 더욱 알고자 했던 부분은 재무와 금융쪽이다. 그러다보니 현재 하고 있는 업무도 신사업개발과 관련된 업무와 Project Financing관리 업무도 같이 하고 있다. 그리고 목표로 하고 있는 부분도 차후 CFO를 거쳐 CEO의 길로 가는 것도 생각하고 있고, 재무분야에 있어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단순 숫자와 관련되고 데이터에만 집중을 하게된다면 살아있는 생명체인 기업에게 있어 큰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위험적 경고를 받았던 책이라 하겠다.
 
 이 책의 저자는 밥 루츠(Bob Lutz)로 47년 동안 자동차 분야에 종사한 '자동차 업계의 전설'이라 할 수 있다. GM(1963~1971)을 거쳐, BMW부회장(1971~1974), 포드 부회장(1974~1986), 크라이슬러 부회장(1986~1998)을 역임했다. 2001년에는 일본차들의 추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GM으로 다시 부회장으로 복귀했고, "GM을 나락에서 건져올리고, 제품개발에 집중하게 한 인물"이라 평하고 있다. 이런 인물이 자동차 산업을 바탕으로 본인이 경험해보았던 사례를 바탕으로 숫자와 데이터의 맹점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원제는 "Car Guys vs Bean Counters"이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저 2개의 지칭하는 뜻은 다음과 같다.
 
 Car Guys(현장전문가) : 비전과 열정을 갖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제품 전문가'를 말한다.
 
 Bean Counters(재무전문가) : 숫자놀음꾼, 직역하면 '콩 세는 사람'으로, 숫자와 데이터로 모든 문제를 바라보고 위험을 회피해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어렵게 만드는 재무, 회계 담당자를 냉소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놀랬던 부분이, 혹시 내가 빈카운터스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리고 그 숫자와 데이터에 대해 정말로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었던건지란 부분에 있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흔히들 기업이 어려워지면 재무전문가를 영입하여, 무분별한 원가절감, 그리고 구조조정을 시행하는데 단시간에 기업의 성과표, 즉 재무제표에 언급되는 수치는 좋아질지 몰라도, 2~3년 뒤에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이런 부분에 있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책이라 하겠다.
 
 그리고 저자의 자동차 산업의 47년 경험을 정말 무시못할 경험이었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주요위치에서 산업을 바라보는 시야, 그리고 현장의 소리, 숫자와 데이터로 움직이는 재무, 금융의 전체적인 흐름을 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저자가 고뇌했던 의사결정의 순간들과 그 결정으로 통해 어떠한 결과물이 나왔는지 상세한 사례를 담고 있어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이라 하겠다.
 
 각 차에 대한 모델들은 지식검색사이트(구글 등)를 활용하여 찾아서 모델디자인과 역사를 보게된다면 이 책을 읽는데 있어 보다 실감나게 그림을 그리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 언급되어있는 저자가 말하는 '10가지 신념'은 다음과 같다.
 
1. 회사 주가를 보면 기업문화가 바로 서 있는지 알 수 있다.
2. 상품을 만들 때는 꼼꼼한 기획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3. '소비자의 니즈'부터 먼저 따지는 것은 거의 무의미한 일이다.
4. VLE들이 생산비용과 투자계획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
5. 현재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지 못한다.
6. 디자인 부문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7. 단순화가 중요하긴 하나 회사의 최우선 목표가 될 수는 없다.
8. '섹시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버려라.
9. 이익만 많이 낼 수 있다면 생산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없다.
10. 틀릴 때도 있지만, 주저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말하는 '경제적 가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음 세가지 방법으로 생겨난다는 것을 잊지 말자.'라는 문구가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한번쯤 이 3가지방법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1. 땅속에서 뭔가 캐내는 것
2. 땅 위에서 농작물과 나무를 키우는 것
3. 그렇게 캐내고 키운 것들을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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