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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대한민국 기업흥망사 - 실패의 역사에서 배우는 100년 기업의 조건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흥망성쇠를 알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 출간되었다. 상당히 기대가 컸던만큼 우려도 많았는데, 그래도 기대만큼 내용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 기업흥망사"란 제목은 기업인을 꿈꾸는 나에게 있어 개인적으로 상당히 가슴을 뜨겁게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기업 중, 사업 초기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현재 거의 없다. 법인명칭 변경 또는 M&A를 통한 기업변경, 상장폐지등 다양한 사건들을 거치면서 현재 2011년 주식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경제면에서 볼 수 있었던 재벌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이 책을 통해서 어느정도 개략적인 이해를 할 수 있던 책이다.
본 책의 내용은 다음으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나온 기업들의 몰락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지만, 다른한편 시대, 시기를 잘 못맞췄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많이든다.
전략의 실책(社) : 무리한 다각화, 사업구조 쇄신의 실패, 조직관리의 실패
사람의 과오(人) : 오너의 자질과 경영능력 부족, 시장을보는 통찰력 부재
운명의 함정(運) : 급격한환경 변화와 불운, 정치권력과의 불협화음
공병호 저자는 기업들의 몰락에는 상기의 원인으로 모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총 3부로 되어있다. 1부에서는 한국기업이 50년동안 기업들의 흥망을 통해서 재벌대기업과 개인,중소기업으로 이분화되고 社,人,運이라는 3개의 키워드로 몰락을 말하고 있다. 2부에서는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재벌대기업의 몰락사례들을 담고 있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무리한 사업다각화, 조직관리의 패착, 사업구조 쇄신의 실패, 시장을 읽어내는 통찰력 부재, 오너의 자질과 경영능력 부족, 급격한 환경변화속에 준비되지 않은 불운, 정치권력과의 불협화음의 사례를 담고 있다. 대부분의 문제는 1세대 창업자에서 2세대 자녀에게 기업의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창업자의 고난과 경험을 겪지 못한 온실속의 화초(부유한 집안 - 해외대 교육)로 성장하면서 창업자보다 뛰어난 경영성과를 보이고 싶은 욕심에 몰락하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대우그룹, 한보구룹, 쌍용그룹, 동아그룹 등 정말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던 기업들이 하나씩 사라져갔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정치권과 경제권간의 분립이 제대로 되지 않는 구조가 되어버린 현실속에서 기업가로써 정치적 잡음을 벗어날 수 있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솔직히 국내의 금융그룹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정치권밖에 없다. 대부분 적정부채로 기업의 레버리지효과로 성장을 시킨 대기업의 경우, 자금줄을 단기로 돌려서 금융권에서 돈의 흐름을 막아버린다면 어떠한 기업도 벗어나기가 쉽지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매년 신년초 대통령과 30대그룹 회장의 신년인사 및 정경회의를 보면 현재로 계속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자인 공병호박사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자유롭지 않기때문에 책에서 최대한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못하는 한계가 눈에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각각의 사례는 각 장으로 나누어지지 않고 모두 총괄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기업을 운영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창업자세대를 거쳐 2세, 3세대로 이어지는 동안 우리나라의 왕조와 마찬가지로 분명 흥이 있으면 망이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기업을 운영해보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분명 큰 도움이 된 책이고, 이 350page의 책은 내가 원하는 지식욕을 다 채워주지는 못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세부적으로 자세히 다루는 책이 지속적으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