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가르친 학생들이 보내온 편지에서 직장이나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미래와 덧없고 불충실한 현재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들이 미에 대한 추구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 미풍의 여신을 엿보게 된다. (85)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 . "잘못된 사물의 형태"와 투쟁하려는 본능적인 충동. (84)

그것은 나보코프가 독자들이 소설을 읽는 행위 속에서 맛보기를 기대했던 등뼈가 욱신거리도록 흥분되는 마음이었다. 그런 느낌이 바로 나보코프가 말하는 좋은 독자와 평범한 독자를 구분하고 있었다. (49)

모든 선택사항이 사라졌을 때 따라오는 무한한 자유의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나보코프의 소설이나 생활 모두에 우리가 본능적으로 결부시키고 포착했던 것이다. 내 생각에는 바로 그러한 점이 나로 하여금 이 특별 모임을 구성하게 만든 동인인 것 같다. 나를 외부 세계와 이어주는 주된 끈은 대학이었다. 이제 그 끈을 끊었기 때문에 금방이라도 무가 될 것 같은 순간에 나는 허공 속의 바이올린이라도 발명해내어야 했다. 아니면 나는 무에 의해 삼켜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54)

[보바리 부인] 덕분에 대학에서 수년 동안 가르쳐도 하지 못했던 것을 하게 되었다. 이 소설로 우리는 친밀감을 공유하게 되었다.  (122)

앞에서 나는 밖의 현실로부터 우리 자신들을 보호하게 위해서 우리가 거실에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나는 또 이런 현실이 초조하고 지친 부모를 한순간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 까다로운 아이처럼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은 우리를 기대치 않았던 공모관계로 몰아갔고 우리는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우리의 관계는 여러 다른 방법으로 개인적인 것이 되었다. 우리끼리의 비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아주 평범한 활동들도 새로운 활력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은 때때로 가장이나 허구의 성질을 갖게 되었다. 심지어 우리는 우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도 못했던 그런 모습들을 서로에게 드러내야만 했다.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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