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순간부터 작별까지 그 연애는 11일 동안 지속되었으며, 일요일의 만남을 제외하면 두 사람이 20분 이상 함께 있었던 적이 없었다. 채플린은 그 일을 결코 잊지 못했으며, 그는 그후에도 오랫동안 생애와 예술 두 방면 모두에서 헤티 켈리에게서 느꼈던 황홀한 감정을 다시 잡아보려고 애썼던 것 같다. 13년 후인 1921년 그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케닝턴 게이트. 거기에는 추억이 담겨 있다. 슬프고 감미롭고 빠르게 스쳐가는 추억들이.
---내가 헤티(소니의 동생)와 처음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가 이곳이었다. 몸에 조금 끼는 프록 코트와 모자와 지팡이로 잘 차려 입었던 나! 4시가 되도록 전차들을 하나하나 지켜보면서 헤티가 내리기를 기다리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그녀가 쳐다보았을 때 미소를 지었던 나는 정말 멋쟁이였다.
---나는 외출해서 한동안 케닝턴 게이트에 서 있었다. 내가 탄 택시의 운전사는 내가 미친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택시 운전사가 뭐라고 생각하든 상관없었다. 나는 맵시 있게 차려 입고 뛰는 가슴을 안은 채 자기 자신과 행복이 함께 길을 따라 나란히 걸어갈 그날을 기다리고 있던 열아홉 살짜리 젊은이를 기억하고 있다. 그 길은 지금 너무나도 황홀하다. 그 길은 또 다른 산책을 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전차가 오는 소리에 나는 간절한 심정으로 몸을 돌린다. 그때와 똑같이 단정한 헤티가 미소를 지으며 전차에서 내리는 그 순간을 기대하기라도 하듯.
---이윽고 전차가 멈춰 선다. 남자들 몇이 내린다. 나이 든 여자 한 사람. 아이들 몇 명. 하지만 헤티는 없다.
---헤티는 가버렸다. 프록 코트를 입고 지팡이를 든 그 젊은이도. (150-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