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부엌
다카기 에미 지음, 김나랑 옮김 / 시드앤피드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일 년에 한 번씩 저희 집에 오시는 엄마가 제일 먼저 하시는 일이 냉장고를 점검하시는 일입니다.
엄마의 대표적인 잔소리, "다른 집 딸은 나이를 먹으면 안 시켜도 알아서 집안 살림을 잘 하던데
도대체 넌 왜 그러냐?!"

그래서 엄마가 오시기 전 날은 우리 집 대청소 날입니다.
나름 치운다고 했는데도 엄마 마음엔 영 안 드는지 다시 정리하시곤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한심하다 싶습니다.
차라리 15시간씩 꼼짝하지 않고 책을 보는 게 저에겐 더 쉽고 행복한 일입니다.

늘 부엌 정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제게 정말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서너 시간이면 후딱 읽을 수 있지만 책에서 알려주고 있는 방법대로 부엌을 치우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치워 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쉽고 빠르게 부엌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부엌에도 규칙이 있으며, 그 규칙을 잘 지킨다면 부엌이 놀랄만큼 달라질 거라고 합니다.
언제 어느 때 누군가 갑작스럽게 방문하더라도 자랑스럽게 부엌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책을 따라 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엌일에도 센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저처럼 센스 없는 사람도 부엌 정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식단의 규칙에서 소개하는 '객관 식단표'는 늘 "오늘은 뭐 해 먹지?"란 고민을 달고 살았던 제게 참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을 볼 때 마트의 배치 순서대로 하는 게 좋다는 꿀팁도 얻을 수 있어 좋았고, 요리편에서는 준비
작업의 규칙, 간하기의 규칙, 식사의 규칙을 통해 요리하기 전에 어떻게 준비작업을 해야 하는지,
간을 할 때는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냉장고의 규칙에서는 냉장고 속에 든 재료나 음식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게는 수납  정리의 규칙이 제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도구편에서는 1주에 3회 이상 사용하는 조미료만 남기고, 가장 필요한 조리 도구만 남기라고 했는데,
부엌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조리도구들이 곧 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부록으로 나와 있는 밑손질 레시피는 유용했지만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몇 가지 요리 레시피는
그다지 와 닿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반복해서 읽고 실천한다면 조만간 저도 살림의 여왕이 되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 꿈이려나?!

암튼 강추하고픈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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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다 영문 캘리그라피 - 온초람의 참 쉬운 영문 손글씨 수업
김진희 지음 / 조선앤북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 대학생들은 노트에 강의내용을 기록하기 보다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워드로 저장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주변의 대학생들을 보니 과제물도 교수님 이메일로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
더군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유독 손글씨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대학시절에 친구들의 노트를 돌려보면 친구들만의 개성넘친 글씨를 보면서 어느 정도 성격을 파악
하기도 했었는데 말이죠.
성격이 부드러운 친구는 글씨도 동글동글하고, 공과 사가 분명한 친구는 글씨도 딱딱한 정자체여서
속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글씨에서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이메일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손글씨를 쓰게 될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메일보다 간단한 문자나 카톡을 더 선호하기도 하구요.


 

글씨 쓸 일이 줄어들다 보니 손글씨 쓰기가 더 힘들어져서 동네 문화센터에서 캘리그라피를 수강
하게 되었습니다.
이왕이면 나만의 글씨로 친구들이나 고마운 분들에게 멋진 글을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죠.

4개월 째 한글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는데, 독학으로 배울 수 있는 영문 캘리그라피 책이 있다고
해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한글과 영문의 차이가 따로 있는지 궁금했는데 영문 캘리그라피에서 사용하는 기본 용어가 있더
군요.


 

모든 글자의 기준선이 되는 베이스라인, 몸통 높이보다 위쪽으로 뻗은 줄기인 어센더세리프의
연장선으로 글자를 연결해주고 꾸밈선으로 확장되는 줄기선, 글자 몸통 높이의 기준이 되는
몸통 높이베이스라인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부분을 말하는 디센더, 장식선을 넣어 글자를 화려
하게 꾸며주는 기법인 플로리싱, 세로획의 기울기로 글자 전체의 통일된 기준이 되는 기울기,
글자 세로획의 시작과 끝부분에 튀어나온 얇은 선을 의미하는 세리프, a, b, d, g, n, u 등의
알파벳에 획으로 둘러싸여 있는 안쪽 공간을 말하는 카운터가 있습니다.


 

용어가 낯설기도 했지만 처음 영어 알파벳을 연습했던 4선 노트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되더
군요. 
이 책에서는 동글펜, 납작펜, 브러시펜의 3가지 종류의 펜으로 글씨를 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엔 저자가 직접 쓴 영문 캘리그라피와 사용한 펜 종류, 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연습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뒀습니다.


 

저자가 독학으로 캘리그라피를 배운 것처럼 혼자서 멋있는 글씨를 익히고 싶은 사람들이
혼자서 연습할 수 있도록 연습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글 캘리그라피는 그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처럼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에겐 힘들다고
느껴졌는데, 영문캘리그라피는 그림보다는  글자에 변화를 주어 종이를 채우기 때문에 저처럼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에겐 딱 좋은 것 같습니다. 


 

영문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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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재는 단위 이야기
호시다 타다히코 지음, 허강 옮김 / 어바웃어북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시절 과학시간에 선생님께서 가장 강조하셨던 것이 바로 단위였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께서 물리선생님이셨는데 수업시간에 "단위"를 무척이나 강조
하셨습니다. 
기껏 문제를 잘 풀었다 하더라도 단위를 쓰지 않고 숫자만 달랑 썼다가는 여지없이 오답 처리를
하시곤 했죠.

시험 공부를 하면서 여러가지 단위를 마구잡이로 외우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 책은 재미있게 풀어
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30년 전에 이런 책이 있었다면 과학 시간을 조금은 더 재미있게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
니다. 

쉽게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단위들도 소개하고 있지만 낯선 단위들도 보여 조금 어렵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단순하게 단위에 대해 설명만 하고 말았다면 지루했을텐데 어떻게 해서 단위가 만들어졌는지,
단위의 재미있는 유래도 소개하고 있어 딱딱하지 않고 술술 잘 읽혔습니다.

처음 전기는 호박이라는 광물을 닦다가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먹는 호박을 생각하고는
깜짝 놀랐는데 곧바로 남자 한복에 달려 있는 호박단추를 생각하고는 '아하' 했답니다.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호박을 모피로 문질렀더니 깃털 같은 가벼운 물체가 호박
에 달라붙었다고 합니다. 바로 정전기 현상이죠.

하지만 그리스 사람들은 정전기 현상을 호박에 신이 머물러 있어서 물체를 끌어당긴다고 생각했다
네요.

그 후 2000년이 지나고 나서야 영국의 물리학자가 두 물질을 문질렀을 때 생기는 전기적 인력과
척력의 관계를 밝히면서 비로소 전기를 '일렉트릭(electricity)'이라고 했다네요. 

일상생활에서 쉽게 듣고 사용하는 단위인 미터나 센티미터, 곡식을 잴 때 사용하는 단위인 홉, 작,
되, 말.
다이어트에 꼭 필요한 단위 칼로리. 건강에 필요한 단위 mmHg. 혈압을 잴 때 사용하죠.

얼마 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를 측정하는 단위, 진도.

소리의 시끄러운 정도를 알려주는 단위, 데시벨.

왕의 신체 사이즈로 만들어진 단위들인 인치, 야드, 피트, 마일.

단위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어 과학이 어렵다고 느끼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과학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다가갈 수 있도록 흥미를 가져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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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으로 양식을 - 하나의 재료, 두 가지 요리! 엄마의 담백한 한식, 딸의 맛깔난 퓨전 양식 행복한 삶을 위한 건강한 레시피북 시리즈 4
윤혜신.송지연 지음 / 영진미디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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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으로 양식을」이란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참 센스있게 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식으로 양식을」의 한식, 양식엔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한 가지 식재료로 두 가지 방법의 레시피를 제공한다는 의미인 것 같고, 두 번째는 엄마와

딸, 한식을 즐겨 먹을 엄마와 아버지를 위한 한식과 딸의 나이와 비슷한 젊은 세대들이 즐겨 먹을 양식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이죠.

엄마와 딸이 같이 장을 보고 서로 솜씨를 발휘해 아버지에게 평가를 받는 모습도 그려지네요.

제 생각엔 당연히 속 마음은 엄마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겉으로는 딸의 손을 들어줄 것 같은 아버지가
그려집니다.

얼마 전에 엄마 윤혜신의 다른 책, 「자연을 올린 제철 밥상」을 살펴 보았는데 중장년층들이 좋아할
건강식으로 꾸며져있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책은 엄마와 딸의 음식이, 요리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 책은 우선 육류, 해물, 채소, 잡곡 등 재료에 따라 요리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닭 안심구이를 한다면 딸은 코코넛 치킨 커리를 만들어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그렇다보니 두 저자 중 엄마쪽의 레시피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악숙하기도 하구요.

엄마의 레시피는 재료도, 양념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에 딸의 재료나 소스들은 이름부터 많이 낯설
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에서 제시한 요리법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아주 간단한 단계로 요리가 완성된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딸의 레시피보다 엄마의 레시피에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무조림과 무 피클에선 무 피클이 승리했다는 점. ㅋ

당근 생무침은 한 번도 먹어본 적도 , 들어본 적도 없는데 생각보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드는 법도
쉬워서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요리 중에 주로 엄마의 요리에 눈길이 갔지만 떡볶이만은 딸의 레시피에 관심이 갔습니다.

제가 뷔페에서 즐겨 먹는 까르보나라 떡볶이 레시피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어 군침이 돌더군요.
생각보다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아 이번에 아들이 군에서 휴가 나올 때 해 주면 좋을 것 같네요.

에필로그에서 엄마와 딸의 편지를 읽는데 울컥하더군요. 한 편으론 부럽기도 했구요. 음식으로 엄마와
딸이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 너무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입맛이 다른 신 세대와 구 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요리들이 많아 엄마와 딸이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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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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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소설 「파과」를 통해 구병모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냉장고에 굴러 다니는 쭈글쭈글해진 과일을 보고 청부살인업자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작품에서 받았던 작가의 느낌이 좋았기에 이 소설 또한 은근히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 역시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가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명정이 운영하는 세탁소에 도착한 정체불명의 택배.
그건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아들이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지금은 없어진 아들의
회사에서 만들었던 17세 아시아 남성용 로봇.

아내도, 아들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명정은 로봇에게 '은결'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은결을 보기 위해 명정의 세탁소는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게 됩니다. 처음엔 신기한 구경거리
였던 은결은 차츰 동네 세탁소에서 세탁물을 수거하고 배달하는 심부름을 하면서 동네 사람들 사이에
당연한 존재로 스며들게 됩니다.

처음 은결이 세탁소에 왔을 때 그 사용법을 알려주었던 영문과 대학원생 세주, 서로 투닥거리는 13살
시호와 준교.

은결은 명정과 세주, 시호, 준교를 통해 로봇이 느낄 수 없는 인간의 감정을 어렴풋이 알아가기 시작
합니다.

명정도 아내와 아들 없이 헛헛한 마음을 은결 덕분에 채워가고, 은결이 로봇이 아니라 둘째 아들이
라고 생각하고 의지하게 됩니다.

세주가 결혼을 하면서 동네를 떠나고 준교도 학교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 둘 동네를 떠나지만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명정의 세탁소와 은결.

은결보다 키가 작았던 준교가 어느 새 훌쩍 자라 이제는 은결을 내려다보게 되고...

준교 아버지의 죽음, 남편과 이혼하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 온 세주,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다가 결국은 주저 앉은 시호.

주변 사람들을 통해 로봇인 은결은 조금씩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로봇 은결이 진정한 사람다움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무척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한다. 하지 않는다. 하고 싶다. 하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만 하지 않는다.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한다. 그때는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하고 싶지 않은데 언제 다시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
다. 하다라는 기본형 동사에 따라붙어 나오는 수많은 분열체들 사이에 놓인 의미의 거리를
은결은 이론으로 익히긴 했으나 발화 시 오류가 따른다. 사람들 또한 직접 실행에 옮기거나
겪어보지 않고 글로만 배운 지식은 뜻대로 잘 활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선 남의 그림을 보고 화풍을 외울 게 아니라 붓을 쥐어야 하며,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선 악
보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악기를 직접 잡아야 한다. (p 99)

무언가 묻거나 말하기 시작하면 그에게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를 온 몸으로 책임질 수 없
다면, 그의 짐을 나눠 지지 못할 것 같으면 그에 대해 궁금해해서는 안 된다. 그건 어림 반
푼어치 얄팍한 호기심에 지나지 않는다. 한 존재 한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지면서 그녀가 가
장 먼저 알게 된 삶의 자세가 그것이다. (p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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