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재는 단위 이야기
호시다 타다히코 지음, 허강 옮김 / 어바웃어북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시절 과학시간에 선생님께서 가장 강조하셨던 것이 바로 단위였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께서 물리선생님이셨는데 수업시간에 "단위"를 무척이나 강조
하셨습니다. 
기껏 문제를 잘 풀었다 하더라도 단위를 쓰지 않고 숫자만 달랑 썼다가는 여지없이 오답 처리를
하시곤 했죠.

시험 공부를 하면서 여러가지 단위를 마구잡이로 외우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 책은 재미있게 풀어
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30년 전에 이런 책이 있었다면 과학 시간을 조금은 더 재미있게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
니다. 

쉽게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단위들도 소개하고 있지만 낯선 단위들도 보여 조금 어렵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단순하게 단위에 대해 설명만 하고 말았다면 지루했을텐데 어떻게 해서 단위가 만들어졌는지,
단위의 재미있는 유래도 소개하고 있어 딱딱하지 않고 술술 잘 읽혔습니다.

처음 전기는 호박이라는 광물을 닦다가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먹는 호박을 생각하고는
깜짝 놀랐는데 곧바로 남자 한복에 달려 있는 호박단추를 생각하고는 '아하' 했답니다.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호박을 모피로 문질렀더니 깃털 같은 가벼운 물체가 호박
에 달라붙었다고 합니다. 바로 정전기 현상이죠.

하지만 그리스 사람들은 정전기 현상을 호박에 신이 머물러 있어서 물체를 끌어당긴다고 생각했다
네요.

그 후 2000년이 지나고 나서야 영국의 물리학자가 두 물질을 문질렀을 때 생기는 전기적 인력과
척력의 관계를 밝히면서 비로소 전기를 '일렉트릭(electricity)'이라고 했다네요. 

일상생활에서 쉽게 듣고 사용하는 단위인 미터나 센티미터, 곡식을 잴 때 사용하는 단위인 홉, 작,
되, 말.
다이어트에 꼭 필요한 단위 칼로리. 건강에 필요한 단위 mmHg. 혈압을 잴 때 사용하죠.

얼마 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를 측정하는 단위, 진도.

소리의 시끄러운 정도를 알려주는 단위, 데시벨.

왕의 신체 사이즈로 만들어진 단위들인 인치, 야드, 피트, 마일.

단위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어 과학이 어렵다고 느끼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과학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다가갈 수 있도록 흥미를 가져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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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으로 양식을 - 하나의 재료, 두 가지 요리! 엄마의 담백한 한식, 딸의 맛깔난 퓨전 양식 행복한 삶을 위한 건강한 레시피북 시리즈 4
윤혜신.송지연 지음 / 영진미디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한식으로 양식을」이란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참 센스있게 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식으로 양식을」의 한식, 양식엔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한 가지 식재료로 두 가지 방법의 레시피를 제공한다는 의미인 것 같고, 두 번째는 엄마와

딸, 한식을 즐겨 먹을 엄마와 아버지를 위한 한식과 딸의 나이와 비슷한 젊은 세대들이 즐겨 먹을 양식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이죠.

엄마와 딸이 같이 장을 보고 서로 솜씨를 발휘해 아버지에게 평가를 받는 모습도 그려지네요.

제 생각엔 당연히 속 마음은 엄마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겉으로는 딸의 손을 들어줄 것 같은 아버지가
그려집니다.

얼마 전에 엄마 윤혜신의 다른 책, 「자연을 올린 제철 밥상」을 살펴 보았는데 중장년층들이 좋아할
건강식으로 꾸며져있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책은 엄마와 딸의 음식이, 요리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 책은 우선 육류, 해물, 채소, 잡곡 등 재료에 따라 요리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닭 안심구이를 한다면 딸은 코코넛 치킨 커리를 만들어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그렇다보니 두 저자 중 엄마쪽의 레시피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악숙하기도 하구요.

엄마의 레시피는 재료도, 양념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에 딸의 재료나 소스들은 이름부터 많이 낯설
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에서 제시한 요리법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아주 간단한 단계로 요리가 완성된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딸의 레시피보다 엄마의 레시피에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무조림과 무 피클에선 무 피클이 승리했다는 점. ㅋ

당근 생무침은 한 번도 먹어본 적도 , 들어본 적도 없는데 생각보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드는 법도
쉬워서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요리 중에 주로 엄마의 요리에 눈길이 갔지만 떡볶이만은 딸의 레시피에 관심이 갔습니다.

제가 뷔페에서 즐겨 먹는 까르보나라 떡볶이 레시피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어 군침이 돌더군요.
생각보다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아 이번에 아들이 군에서 휴가 나올 때 해 주면 좋을 것 같네요.

에필로그에서 엄마와 딸의 편지를 읽는데 울컥하더군요. 한 편으론 부럽기도 했구요. 음식으로 엄마와
딸이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 너무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입맛이 다른 신 세대와 구 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요리들이 많아 엄마와 딸이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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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에 소설 「파과」를 통해 구병모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냉장고에 굴러 다니는 쭈글쭈글해진 과일을 보고 청부살인업자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작품에서 받았던 작가의 느낌이 좋았기에 이 소설 또한 은근히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 역시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가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명정이 운영하는 세탁소에 도착한 정체불명의 택배.
그건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아들이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지금은 없어진 아들의
회사에서 만들었던 17세 아시아 남성용 로봇.

아내도, 아들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명정은 로봇에게 '은결'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은결을 보기 위해 명정의 세탁소는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게 됩니다. 처음엔 신기한 구경거리
였던 은결은 차츰 동네 세탁소에서 세탁물을 수거하고 배달하는 심부름을 하면서 동네 사람들 사이에
당연한 존재로 스며들게 됩니다.

처음 은결이 세탁소에 왔을 때 그 사용법을 알려주었던 영문과 대학원생 세주, 서로 투닥거리는 13살
시호와 준교.

은결은 명정과 세주, 시호, 준교를 통해 로봇이 느낄 수 없는 인간의 감정을 어렴풋이 알아가기 시작
합니다.

명정도 아내와 아들 없이 헛헛한 마음을 은결 덕분에 채워가고, 은결이 로봇이 아니라 둘째 아들이
라고 생각하고 의지하게 됩니다.

세주가 결혼을 하면서 동네를 떠나고 준교도 학교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 둘 동네를 떠나지만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명정의 세탁소와 은결.

은결보다 키가 작았던 준교가 어느 새 훌쩍 자라 이제는 은결을 내려다보게 되고...

준교 아버지의 죽음, 남편과 이혼하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 온 세주,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다가 결국은 주저 앉은 시호.

주변 사람들을 통해 로봇인 은결은 조금씩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로봇 은결이 진정한 사람다움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무척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한다. 하지 않는다. 하고 싶다. 하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만 하지 않는다.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한다. 그때는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하고 싶지 않은데 언제 다시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
다. 하다라는 기본형 동사에 따라붙어 나오는 수많은 분열체들 사이에 놓인 의미의 거리를
은결은 이론으로 익히긴 했으나 발화 시 오류가 따른다. 사람들 또한 직접 실행에 옮기거나
겪어보지 않고 글로만 배운 지식은 뜻대로 잘 활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선 남의 그림을 보고 화풍을 외울 게 아니라 붓을 쥐어야 하며,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선 악
보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악기를 직접 잡아야 한다. (p 99)

무언가 묻거나 말하기 시작하면 그에게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를 온 몸으로 책임질 수 없
다면, 그의 짐을 나눠 지지 못할 것 같으면 그에 대해 궁금해해서는 안 된다. 그건 어림 반
푼어치 얄팍한 호기심에 지나지 않는다. 한 존재 한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지면서 그녀가 가
장 먼저 알게 된 삶의 자세가 그것이다. (p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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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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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동생이 누군가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당했고 그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자신이며 경찰로부터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다면? 심지어 부모님까지도 자신을 의심한다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을 자신이 죽였고, 부모님 조차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얼마나 외롭고 무서울까요?

베스트셀러 작가 린다 콘라츠.
11년 동안 그녀의 행동반경은 오로지 집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도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녀는 왜 자신을 스스로 집 안에 가두었을까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어느 날 린다는 우연히 TV 화면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합니다. 꿈에서도 잊지 못하는, 자신을
11년 동안이나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던 사람.
그 사람은 린다의 여동생을 죽인 범인이 틀림없었습니다.
동생의 집에 갔을 때, 피범벅이 되어 쓰러진 동생을 보고 놀랐을 때 동생의 집을 빠져나가는 한
남자.
바로 그 남자의 얼굴이 틀림없었습니다. 동생은 이미 죽었고 자신은 한동안 여동생의 살인용의
자로 오해받았으며, 부모님과도 연락을 끊은 채 집 안에 갇혀 사는데 정작 여동생의 살인범은
너무나 떳떳하게 기자로 TV에 나오고 있었습니다.

린다는 여동생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스스로 함정이 되기로 합니다.

그녀는 여동생 사건을 다룬 범죄소설을 쓴 후 인터뷰를 빌미로 살인범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들입니다.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그녀가 과연 살인범을 앞에 두고 아무렇지 않게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범인이 자신의 죄를 순순히 자백할지...

책은 린다의 이야기와 린다가 여동생의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쓴 범죄소설을 번갈아가며
소개하고 있습니다.

초반에 범인을 너무 빨리 밝히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면 갈수록 반전이 있다는
사실!!!

올 가을에 읽기 딱 좋은 책입니다.


나는 동생의 살인범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그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글쓰기를 통해,
책을 통해 동생의 살인범을 강하게 비난할 것이다. (p 48)

조피는 안절부절못했다.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만 했다. 언젠가 조피는 끔찍한 상실을 경험한 사람
들 중 다수는 좌절하거나 심신이 말 그대로 얼어버려 모든 감각이 둔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난 몇 주간 조피는 그 두 가지 경우를 다 목격했다. 아버지는 순간 귀머거리가 된 둣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고 했고, 어머니는 좌절감에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지금은 진정제 덕분에 그리
많은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됐다). 반면에 조피는 모든 걸 느끼고 있었다. (p 207)

'그래, 나는 두려웠다. 하지만 지난 몇 주, 몇 달간 내가 배운 게 있다면 바로 이 말일 것이다.
'두려움은 어떤 일을 하지 않을 핑계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그 일을 해야만 했다. 진짜 세상으로 돌아가는 일. 나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p 345)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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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보쟁글스
올리비에 부르도 지음, 이승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소설은 자주 접해보지 못해서 영미소설에 비해 어려울 거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선입견 때문인지 처음 읽었을 땐  '어? 이거 뭐지?' 했답니다.
내용이 쉽게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다른 책을 읽고 나서 오늘 두 번째로 읽으니 조금 이해가 되더라구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첫 번째 독서와 달리 이번엔 엄마의 선택에, 그 선택을 존중해 준
아빠의 선택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홀로 남은 아들이 부모님의 선택을 이해하는 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소설 속
아들은 부모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더군요.

처음 읽었을 때는 「미스터 보쟁글스」라는 곡에 맞춰 늘 춤을 추는 엄마와 아빠, 그런 부모님과
함께 즐겁게 생활하는 아이의 모습만 보였습니다.

밤 늦게까지 파티를 하느라 늘 지각을 하는 아들 때문에 학교에 불려간 엄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퇴를 시켰을 때도 '어? 멋진 엄마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엄마의 이상한 행동들이 정신 분열증이라고 말하며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어느 날, 엄마는 병원의 환자들과 파티를 열고 춤을 춥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엄마가 유괴되어 병원에서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엄마의 자작극.

엄마는 아버지와 아들을 위해 병원을 탈출할 계획을 세웁니다.
무사히 탈출한 가족은 스웨덴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엄마의 선택과 아빠의 선택, 한 편으론 그것 밖에 없었을까 싶다가도 한 편으론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남은 아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고 최진실씨의 아픈 가족사가 떠올라 오랫동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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