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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인 당신이 지금 해야 할 일 - 20년 뒤에도 살아남는 문과생의 9가지 전략
이와사키 히데토시 지음, 최미혜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문과와 이과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었다.
난 아무런 생각없이 "네가 하고 싶은 걸로 해, 문과든 이과든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이더라."
라고 했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했던 이유는 영어를 못하고 수학을 잘 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이과를 가면 취업이 잘 될 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과였던 한 친구는 재수하면서 문과로 바꾸어 서울대 국문과를 가더니 지금은 잘 나가는
기자를 하고 있다.
아마 그래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문과든 이과든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아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 알았다. 이과였더라면 대학에 들어가기도 쉽고 취업에도
유리하다는 사실을.
이과는 두 자릿 수의 학생을 뽑고 문과는 한 자릿 수의 학생을 뽑다 보니 좋은 대학에 들어
가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취업은 더더욱...
그래서 아들은 일 년을 휴학하고 다시 전산을 공부할 생각도 하는 것 같다.
90년 대는 문과든 이과든 지금과 달리 취업하기가 쉬웠다.
공무원은 거들떠 보지도 않던 시대였다.
우연히 친구 따라 공무원 원서를 접수하고 기본 실력으로 대충 시험을 봤던 친구는 7급 전산
직에 합격했다.
그 당시 대기업에 다니던 친구들에 비해 월급도 많이 적어서 친구들이 공무원 그만 두고 대기
업에 원서를 내라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대기업에 다녔던 친구들이 시간이 흘러 5급으로 진급한 그 친구를 제일 부러
워한다.
90년 대와 달리 요즘은 문과생들이 안정된 직업으로 공무원과 선생님을 선호한다고 한다.
앞으로 고등학교 과정에서 문과와 이과를 없애겠다는 얘기도 얼핏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자신의 적성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겨우 17살에 자신의 적성이 문과인지 이과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어쨌든 이 책은 이미 문과생인 사람이 20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문과생들이 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로봇으로 대체될 거라는데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앞으로는 소설도 신문기사도 로봇이 작성한다고 하던데...
책의 앞 부분에서는 앞으로 20년 후 문과가 하는 일의 3분의 2가 사라질 거라는 경고와 함께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문과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책의 뒷 부분에서는 20년 후에도 문과생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9가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 공감
하며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한계보다 조금만 더 노력할 것, 통계와 확률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생각할 것, 비판적
사고력과 토론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기를 것.
특히 '근거리 목표 설정형' 사고가 위험하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고등학교 때는 오로지 좋은 대학에 가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 생각하고 공부에 올인한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학점관리에 힘쓰고 온갖 스펙을 쌓는다.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서.
계속 가까운 목표에만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정년이 다가오고 그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왔나
싶다. 아마 대부분의 중년들이 그러지 않을까 싶다.
비정규직인 청년들은 정규직이라는 근거리 목표를 이루기 위해 또 열심히 노력할 테고.
저자는 문과든 이과든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어, 파이낸스, 컴퓨터 프로그
래밍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영어, 파이낸스, 컴퓨터 프로그래밍. 이 세 가지만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면 20년 뒤에도 살아남
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늘 새로운 정보에 귀를 열어놓고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리라.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건 문과생 뿐 아니라 이과생에게도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