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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세계 - 전문가가 알려주는 평생 사기방지비법
사기방지연구회 지음 / 박영사 / 2020년 6월
평점 :
몇 년 전에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 한 적이 있습니다.
제 핸드폰으로 기업은행이라며 전화가 왔습니다.
은행직원이라는 남자는 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정확하게 말하면서 어떤 사람이 제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다고 하는데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런 사람 모른다고 했더니 은행직원이라는 사람이 상대방을 바꿔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전화를 끊었어야 했는데 마침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려 며칠 전 분실신고를 하고 온 터라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저 대신 현금을 찾으러 왔다는 남자가 전화를 받으며 대뜸 "누나, 왜 그래? 누나가 나한테 돈 찾
아오라고 했잖아." 하는 겁니다.
너무 황당해서 누구신데 그러냐며 당장 은행 직원을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다시 전화를 받은 은행직원.
"기업은행 ○○대리입니다."
"이 전화 녹음되고 있어요. 그 사람 붙잡아주세요. 경찰에 신고해주시구요."
"아, 지금 도망가는데요."
그리고 끊긴 전화.
너무 놀라 주민센터에 갔더니 다행히 새로 발급받은 주민등록증도 그대로 있었고, 잃어버린 줄
알았던 주민등록증도 집에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간 곳은 기업은행.
제가 녹음한 통화 내용을 들어보더니 기업은행에서는 녹음된 내용 속 남자는 없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가지고 있는 통장은 자유입출금통장이 아니라서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은 신분증
을 가지고 와도 해약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제가 보이스피싱에 낚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 후로도 문자나 카톡으로 오는 이상한 낚시 문구들.
그냥 모르는 번호면 삭제하면 되는데, 그걸 또 클릭하곤 합니다.
얼마 전엔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고 무심코 url을 클릭했다가 이상한 화면이 떠서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문자 속 url을 누르곤 하는 사람이기에 이 책에 나온 내용이 정말 유익했습니다.
이 책은 총 3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편 사기방지이론>에서는 사기의 특징과 분류, 다른
나라의 사기방지시스템에 대해 이론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편 사기예방백신>에서는 청소년기, 성년기, 중장년기, 노년기 등 시기별로 자주 발생하는 사
기의 내용을 피해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분실보험으로 새 스마트폰을 사려고 했다가 보험사기에 연루된 이야기. 분양권 사기나
원금손실이 없다고 과장광고하는 증권사의 불완전판매 사기나 현금을 줄테니 카드를 빌려달라
는 말에 무심코 카드를 빌려줬다가 당하게 되는 카드대납 사기 등.
그런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할 수칙들과 피해를 당한 부분을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
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3편 사기피해의 예방과 구제>편에서는 피해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방법과 구제방법에 대해 알
려주고 있습니다.
민사소송과 형사소송까지 가게 될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과 수사
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서, 사기를 당하기 전 미리 알아두어야 할 예비지식
으로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보이스피싱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용돈 벌어보겠다고 무심코
개인정보를 넘겼다가 내 통장이 범죄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피해사례들을 보면 IT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 심지어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당하는 걸 보니 편리하다는 스마트폰과 IT 생활이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라 했습니다.
이 책이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 백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