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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
다키와 아사코 지음, 김지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오래 전에 <무지개곶의 찻집>이라는 일본 소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무지개곶에
자리잡은 찻집에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오고, 그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상처를 치유받고 돌아간다는 내용이었는데, 책을 읽고 무척 따뜻한 느낌을 받았습
니다.
그 책을 친구에게 선물했는데, 친구도 무척 마음에 들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 또한 <무지개곶의 찻집>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같은 저자가 쓴 게 아닌가 싶었
는데 다른 저자가 쓴 책이었습니다.
책에는 일곱가지의 에피소드가 들어있습니다.
누구나 가슴 한 켠에 묵직하게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한두 가지쯤 가지고 있을 겁
니다.
책 속에 나오는 사연들의 주인공들도 각자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아들 유토때문에 걱정인 엄마 미사키.
우연히 발견한 오르골 가게에서 오르골을 주문하게 되는데, 다른 가게와 어딘가 좀
다릅니다.
가게 안내문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만을 위한 오르골을 만들어준다고 하는데,
미사키는 오르골을 주문하고 나서 곧바로 후회를 합니다.
유토의 귀가 잘 안 들리는데 과연 아이에게 그 오르골이 필요할까 싶은데...
완성된 오르골을 받아본 미사키는 오르골이 들려준 곡을 듣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
리고 맙니다.
오르골 장인은 미사키의 마음을 울리는 음악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무명가수의 콘서트에서 알게 되어 사귀고 동거까지 하게 된 준페이와 리카.
당연히 결혼할 거라 생각했는데, 고향에 다녀온 리카는 맞선을 보러 다니고,
리카와 같이 가려고 했던 여행지에 준페이 혼자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준페이는 리카와 다시 시작하기 위해 리카에게 줄 오르골을 주문하는
데, 두 사람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대학에 와서 밴드를 결성한 네 명의 여대생, 졸업을 앞두고 취업이 결정된 한 명
을 제외한 세 명의 친구들이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지에서 고른 오르골, 세 개의 오르골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르골 장인은
한 개의 오르골을 더 넣어주었습니다.
오르골을 돌려본 친구들은 제대로 된 음을 내지 못하는 걸 보고 크게 실망합니다.
하지만 뜻밖의 반전이 있었습니다. 오르골 장인은 왜 네 개의 오르골을 넣었고 네
개의 오르골은 친구들에게 어떤 희망을 갖게 해 주었을까요?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 고향에 가지 않았던 사부로가 아버지의 제사때문에
고향에 내려오게 됩니다. 오랜만에 가게 된 고향집에 선뜻 가기 힘들어 여기저기
를 둘러보다가 들어가게 된 오르골 가게.
그가 생각없이 집어 든 오르골에서 흘러나온 곡은 사부로가 가장 행복했을 때의
기억을 소환했습니다.
피아노 대회에서 4등을 하고 나서 피아노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 카논은 오르골
에서 흘러나온 곡을 듣고 다시 피아노를 시작할 마음을 먹게 됩니다.
책 속에 일곱 가지 에피소드가 들어있는데 그 중에 제일 인상깊었던 건 오르골
가게 주인의 사연을 들려준 <건너편>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오르골을 맞춤제작해 준 오르골 가게 주인은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는데 그곳이 우리 동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마음속에 흐르고 있는 노래는 어떤 것일지 무척 궁금합니다.
휴식같은 소설이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