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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 - 마음이 따스해지는 31가지 생일 이야기
소고 유카리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 있을 겁니다.
전 우리 아이들이 태어난 날이 가장 소중한 날인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큰 아이가 태어난 날은 정말 기뻤답니다.
아이를 가지고 나서 유산기가 있어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를 낳을 생각이라면 당장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시더군요. 회사를 그만 두고 집에서 쉬면서 병원에 정기검진을 받던 중 기형아 검사 결과가 너무 안 좋게 나왔어요.
다운증후군 징후가 보인다면서 큰 병원에 가서 양수검사를 하라고 하시더군요.
차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양수검사 후 잘못되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는 겁이 나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어요. 양수 검사를 해서 다운증후군이란 결과가 나오면 그 후에 제가 어떤 결정을 하게 될 지 자신이 없었거든요.
다행히 아들은 정상이었어요.
다운증후군이 아닌 대신 신생아들이 걸린다는 온갖 병을 다 섭렵해서 제가 아주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들이 제 아들로 태어나주어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그래서 아들의 생일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죠.
하지만 막상 제 생일은 그다지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고 살진 않았어요.
나이가 들면서 제 손으로 끓여먹는 미역국도 귀찮아져서 작년 생일엔 미역국도 끓이지 않았죠.
그런데, 제가 작년에 했던 행동들 중에 잘한 것이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친구들의 생일을 챙겨주는거지요.
특별하게 선물을 사 준다거나 하지는 않아요.
제가 오랜 병원 생활을 했을때 대학 동창들이 병문안도 와 주고 위로금도 전달해주고, 퇴원 후에는
제가 움직이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우리 집에서 동기들 모임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다들 직장 생활하느라 바쁜 와중에서도 늘 열명이 넘는 친구들이 모임에 와 주었어요.
친구들이 제게 해 준거에 비해 제가 친구들에게 해 준거는 거의 없더라구요.
재 작년에 제 생일에 여러 군데에서 생일 축하 문자가 날아왔어요.
띵동, 소리에 문자를 확인하면 꼭 "고객님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인터넷 사이트 회원들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들이 들어 있더라구요.
무척 짜증이 났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생일 날 친구들에게 생일축하문자를 보내주면 좋아하겠다'라구요.
처음엔 저 혼자만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른 친구들도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면 생일인 친구들이 더 좋아하겠구나'라구요.
그래서 친구의 생일날 9시가 되면 다른 친구들에게 단체 문자를 보냅니다.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문자 보내자고, ,...그 후에 저도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죠.
아주 조그만 행동이 의외로 친구들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었어요.
생일을 맞이한 친구들도 생일날 스팸문자만 받다가 친구들이 서로 다른 축하문자를 보내주니 좋아했구요. 그러고 보면 생일이란 세상 사람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날이란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이 책엔 3인조 팝밴드 '밍크존'의 보컬인 소고 유카리양이 라이브 공연을 펼칠 때마다 소개하는
'훈훈한 생일 에피소드'등 중 31가지 이야기를 엮은 것입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를 읽고는 내내 눈물을 흘렸어요.
가슴 뭉클한 사연들로 이루어진 책, 정말 최고의 감동을 준 책이었어요.
여러분들의 가슴에 남는 생일 에피소드엔 어떤 게 있나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누구나 한 두 가지는 있을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있었던 생일 에피소드를 되새겨보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