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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력적인 그를 쇼핑했다 1
민재경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1월
평점 :
왠지 로맨스 소설하면 중, 고등학생들이 좋아하는 한 단계 낮은 소설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고등학교 시절 수업시간에 HR이라고 부르던 하이틴 로맨스(나보다 뒷 새대들은 그걸 할리퀸 로맨스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를 교과서를 세워놓고 선생님 몰래 읽었던 적이 있었다.
반 친구가 한 권을 가져오면 그걸 반 아이들 모두 돌려보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이틴 로맨스를 한 단계 낮게 취급했던 이유는 대부분의 스토리들이 뻔했기 때문이다.
부잣집의 잘 생겼지만 아주 까칠한 남주인공, 가난하지만 매력이 넘치면서 아주 예쁜 여주인공.
여주인공이 까칠한 남주인공을 거부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으로 늘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고 딱히 특별한 스토리는 없는 그런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창 사춘기 시절(지금은 사춘기가 무척 빠르지만 30년 전만 하더라도 고등학교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었다)의 우리들은 그걸 읽으면서 언젠가는 우리들 앞에도 그런 멋진 사람이 나타날거라는 환상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어릴 때는 착한 남자보다는 왜 그렇게 나쁜 남자에게 끌렸는지 지금으로서는 이해가 안 간다.
어쨌거나 로맨스 소설은 가볍게 읽고 끝내는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소설 꽤 괜찮다.
책 표지만 보면 만화같은 내용이 펼쳐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의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쇼핑중독에 빠진 쇼퍼홀릭 이혼녀 차미선.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명품선물로 구애를 펼친 여덟 살 연상의 남자에게 넘어가 바로 결혼한다.
하지만 진정한 금메달감으로 생각했던 남편은 막상 시어머니에게 꼼짝 못하는 마마보이였다.
그녀는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등쌀, 우유부단한 남편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하게 된다.
이혼 후 친정에 들어가 살게 된 미선, 마침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던 친구 연화의 부탁으로
쇼핑몰에 취업하게 된다. 어린 두 딸을 책임져야 하는 미선은 쇼핑몰에 전념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자 씀씀이가 헤픈 쇼퍼홀릭의 자세로 돌아가게 된다.
유명 브랜드의 세일 소식이 들려 오면 그녀는 당장 필요없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무조건 구입해야 직성이 풀리는 진정한 쇼퍼홀릭이다.
하지만 친정 엄마의 엄명으로 쇼핑중독에 대한 상담을 받아보기로 하는데 그 곳에서 만난 심리학 박사 심지훈. 그와의 첫 번째 만남에서 그녀는 실수로 넘어지면서 엉겁결에 그와 입맞춤을 하게 되고 백화점 세일코너에서 다시 한 번 그와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남자, 수상하다.
미선과 일 대 일 맞춤으로 쇼핑중독에 대한 상담을 해주겠다고 한다.
운명처럼 자꾸만 그와 부딪치게 되고, 그녀의 딸은 그를 이미 알고 있다지 않은가.
도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이가 둘이나 딸리고 쇼핑중독에 걸린 이혼녀에게 잘 생기고 솔로인 심리학 박사가 가당키나 할까?
전혀 흠이 없을 것 같은 완벽남 지훈에게도 남모르는 사연과 문제가 있었으니 과연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진전이 되는 것일까?
그녀의 딸은 어떻게 지훈을 알고 있는 것일까?
드라마로 나온다면 무척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소설이 그렇게 웹에서 인기가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