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란 건 어떤 경우에는, 그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것이다.


처음 그녀와 마주했을때, 나 자신도 영문을 알 수 없을 만큼 격렬하게
그녀에게 끌리게됐다. 그건 마치, 대낮에 길을 걷다가 느닷없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소리없는 벼락을 맞은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 거기에는
어떤 제한도, 조건도 없었다. 원인도 없었고 설명도 없었다.
’그러나’도 없고,’만약’도 없었다.



"이봐 세월이라는건 말이지, 사람을 다양한 모습으로 바꿔놓는다고. 그때 너랑
이즈미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난 몰라. 하지만 설사 무슨일이 있었다해도
그건 네 탓이 아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든 그런 경험은 하게 마련이지.
내게도 있어. 거짓말이 아냐. 나도 그와 비슷한 일을 겪었거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야,그건. 누군가의 인생이라는건, 결국 그 누군가의 인생인거야.
네가 그 누군가를 대신해서 책임을 질 수는 없는 거라고. 여기는 사막같은 곳이고,
우리는 모두 거기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는거야. 초등학교 때 월트 디즈니의
<사막은 살아있다>라는 영화 본 적 있지?"

"있지"라고 나는 대답했다.

"그거랑 마찬가지야. 우리가 사는 세계는 그 영화와 마찬가지인 거야. 비가 내리면
꽃이 피고, 비가 내리지 않으면 꽃은 시들어버린다고. 벌레는 도마뱀에게 잡아먹히고,
도마뱀은 새에게 먹히지. 그러다 언젠가는 모두 죽지. 죽고나서 텅 비게 되는 거라고.
한 세ㅐ가 죽으면 다음 세대가 그 자리를 대신하지. 그게 세상사의 이치야.
모두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지. 죽는 방법도 제각기 다르고. 하지만 그건 중요한게 아니야.
남는 건 사막뿐이지. 정말로 살아 있는 것은 사막뿐이라고."




돈을 버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면 말이지,
많은 것이 점점 닳아가거든.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닳아가는거야.



하지만 넌 모를거야,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그저 그런걸 추구하기 위해 무언가에 광적으로 몰두하는 사람은 없거든.
아홉번 엇나가도 한 번의 지고한 체험을 추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매진해가는거지.
그리고 그것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거고. 그런게 예술이 아닐까 싶어.




무라카미하루키의 작품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한다.
삶의 방식, 사랑의 방식,첫사랑과의 만남을 하루키만의 문장으로 풀어나가는... 
하루키문학속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뭔가 건조해보이지만, 나름의 습기같은것을 머금고 있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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