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구 교수의 일본이야기
김현구 / 창비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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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읽음

 

이책은 기존의 감정적이고 식상한 일본관련 도서들과는 달리, 쉽게 읽을 수
있게 하면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흔히 교과서에서 배운
일본, 감정적인 언론을 통해 느끼고 배운 일본은 옛날 우리나라에게서
문물을 전수받던 미개한 족속들이고 쳐죽일놈이라던가 쪽바리라고
부르며 깎아내리던 것이었다. 한 때는 학교에서나 TV,신문같은 언론
매체들을 통해 일본의 교과서 왜곡이라던가 일제강점기때 저질렀던
만행들이 문제될 때마다 다루어지고 보도되는 내용들을 듣고 보면서
같이 흥분하기도 했었다. 매번 그냥 흥분해서 이런 일을 어떻게 냉철
하게 해결하고 결단내야하는지, 왜 일본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지에 대한 원인 등을 알아보고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국민
들의 감정을 들쑤셔 놓고만하고 식어버리는것이 답답하기도하고,
일본의 반응에 그들이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감정에 치우쳐 대응하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일본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를 얼마나 비웃을까하는
생각에 한심하게 느껴졌었다. 나 또한 만약 일본사람이 일본의 조선
침략이 정당하다, 도움이 되었다...이렇게 물어오고 대답해온다면
흥분해서 논리적인 대응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생각지도 못한
만큼 일본의 영향이 우리의 정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사실 많이 놀랐다. 설마 그정도까지야...라고 생각
했었는데, 우리 사회 모습이 일본과 많이 닮아 있었고 우리의
모든것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잠식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굉
장히 놀랐다. 또 단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단체에 조금이라도
해가되는 개인을 가차없이 제거하는 약육강식의 사고 방식을 보면
서 무섭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예전에 ’먼나라 이웃나라-일본-’책을 본적이 있는데, 일본은
자연환경이 열악하고 섬이었기 때문에 바다가 사방을 둘러싸고
있어서 전쟁이 나더라도 도망갈 곳이 없어 결국 서로서로 싸우
다보면 모두 망하게되기 때문에 서로 공존하기 위해서 이중
적인 태도를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실리를 추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집단들을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에
집단에게 해가되는 개인은 가차없이 제거될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사고 방식으로 몇백년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약육
강식이라는 사고방식은 집단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정당화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집단에서 인정받기위해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서 완벽하게 일을 수행해야했고, 이러한
생활방식으로 몇백년동안 살아온 일본인들은 당연히 모든
일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노력하며 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일본사회 힘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실질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역사속에서 찾아보면
전쟁이 나서 A와B가 C에게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다.
C는 둘 다지원하겠다고 승낙을하고, 산 위에서 전투의
결과를 지켜보다가 A가 우세하게 되자 A를 지원해서
실질적인이익을 추구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생각해 보았는데, 명과 후금이 전쟁을 할 때
광해군은 망해가는 명나라보다는 강성해가고있는
후금을 도와서 조선의 국익을 챙기려 하였다. 일본의
경우라면 당연히 그러겠지만, 유교적 사상이 깊이박힌
서인들은 그런 광해군을 의리를 저버린 배신자로 보았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은 우리나라와 가깝지만,
전혀 다른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되어있는 복지제도,
투철한 장인정신과 직업정신 등 부러운 점과 배울점이
많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빈틈없는 완벽한 생활과 자신
의 속마음을 숨기고 웃는얼굴로 남을 대하고...
기계적이고 가식적이다라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일본인들의 속마음은 도저히 알 수 가 없어서 그들이
베푸는 친절과 웃음이 진짜인지 믿을 수 없고 두렵기
까지 하다. 일본은 선진국 중 하나이지만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가식적인 삶을
산다면 진정한 발전을 이루는 일본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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