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의 노래 - 칼의 노래 100만부 기념 사은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2004년에 읽음
소리는 제가끔의 길이 있다. 늘 새로움으로 덧없는 것이고,
덧없음으로 늘 새롭다...




김훈만의 담백하고 깡마른듯한, 무덤덤한 서체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요인물은 우륵, 제자 니문, 가야국 대장장이 야로, 야로의 아들 야적,
죽은 왕의 시녀 아라...
가야국이 망해가는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가고 있길래 누구든
목숨바쳐 나라를 구한다던가...뭐 이런 류의 이야기일 줄 알았다. 그러나
책 속 인물들 중 목숨바쳐 가야를 지킨다던가 하는 이는 하나도 없다.
악사 우륵도, 대장장이 야로도... 자기나라 가야를 등져버린다.
'쇠에도 주인이 없고, 琴에도 주인이 없다'
아리송하면서도 무언가 곱씹어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
명장, 명인들의 손을 타고난 琴과 쇠는 한 나라와 한 사람의 손에 얽매이는
그런 것들은 아닐 것이다. 예술이란,국가를 뛰어넘는,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무정부주의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음악은 언어에 의존하지 않기에,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문화와 국경과 인종을 넘나든다.
물론 민족마다 전통과 사상이 예술에 반영되겠지만, 그것들이 궁극적
으로 추구하는 것은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것일 것이다.
김훈은 현의노래를 쓰게 된 계기에 대해 한마디로 요약하는데,
"내가 감동받은 부분은 다른것이 없다. 우륵이 했던 단 한가지의
행동뿐이다. 가야가 신라와의 전쟁에서 질 무렵, 즉 망해가는 조국을
버리고 가야금을 들고 신라로 도망친 것, 나는 거기에서 예술가가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느꼈다"
우륵이 조국 가야를 버리고 신라로 건너감으로 인해 비록 조국 가야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으나, 우륵의 음악, 가야의 음악은 그후로 1000년간
신라를 지배했다.
무언가 허기지게 만드는 책...강하게 내면 깊숙한 울림통을 울려주는...
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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