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습관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미홍은 초조했었고 십대를 넘기기 전에 육체의 미신을
버리고 싶었다. 순결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미홍은 자신이
대상화되어있는 긴장과 불안을 느꼈다. 그것은 그녀의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그녀에게 청구하는 어떤 것이었다.
마치 자신의 지갑속에 얼마가 들어 있는지도 모르는 채 내내
가방속에 넣어 다니다가 때가 되면 통째로 넘겨주어야 하는
이상한 일과 같았다. 게다가 지갑이 비어있으면 어떤 봉변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미홍은 소유의 주체가 다름아닌
자신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고,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헤아려보고 싶었으며 스스로 사용하고 싶었다. 그리고 세상이
청구할 때가 와도 그녀의 지갑을 통째로 넘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잘 세어보고 맞는 값을 치를 것이었다. 대신에 여차하면
상종도 하지 않고 혀를 낼름 내밀고 문을 쾅 닫아버릴 수 있는
자신의 방을 가질 것이었다. 스스로 지갑의 돈을 사용하는
여자라면 그 정도의 능력은 가져야 하는 것이다. 단호히.
미홍은 그런 생을 원했다. 그러므로 탈순결은 생에의 방향성에
대한 일종의 선언과도 같았다.



-우리사회가 멋대로 정해놓은 순결이데올로기...
시대와 사회와 문화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여자가 혼전순결을 잃으면 부정하다는
시각은 뿌리 깊숙히 박혀있다.
나는 이러한 강박관념이 싫다. 그렇다고해서 아무곳에서나
함부로 몸을 굴리고 다닌다는 것을 찬성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엔조이...원나잇같은 것은 정말 싫다.)
내 몸, 내 마음을 자유롭게 내 스스로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서 자유롭고 싶다는 것이다.
혼전 순결을 지키던 지키지 않던 그건 각 자의 자유에
맡기자는 것이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로 판단하는 시각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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