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1987년 제1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이문열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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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어떤 지역에 붙박이로 눌러산다는 것을, 그 사람에게 무슨 의미를
투사하는 것인가를 점검해 가다보면, 인간의 왜소함을 절감하게도 되는 것이다.
조상 대대로 피를 나누고 이웃으로 살며, 감정을 거래하는 고향동네라면 또
사정을 다를것이었다. 안그러고 바탕이 각가이면서 어찌어찌 맺어진 인연으로
조석마다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철저한 남이면서 잠시 잠깐 체온을 스친
덕분에 아무때나 떨어내 버릴 수도 없는 처지로 몰아갔다. 이 지역의 누군가가
자기를 안다는 편리함에 편승하여 알량한 열매를 쪼아먹고 나면 저 쪽도 자신을
알고 있다는 멋쩍음이 부담으로 쳐지는 걸 배제하기 힘들었다. 누구에게나 할당된
공간이 있다는 건 나쁘지 않으나, 그 영토안에서만 맴돌다 가는 것의 쓸쓸함은 바로
여기서 싹트고 있는지도 몰랐다.
-젖어드는 땅 p130-

정말...사람들의과의 관계 유지는 힘들다.
특히, 어찌어찌 맺어진...미묘한 관계들...
그냥 겉도는 것 같은 불편함...
정말 싫다. 어릴 때로 돌아가고 싶어..
05.5.6.11:45PM


당신은 환상을 찾고 있는 거지. 현실이 너무 감당하기에 벅차고 무시무시할 땐 그 현실의
무시무시함과 날카로움을 둔화시키는 환상도 필요할테지. 그 현실의 흉기에 질려 비명사하는
불운만은 면하게 해줄테니까. 하지만, 결코 환상이  현실을 대신할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인식에
당신의 고민이 있는 것 같군.

모르겠어요 우리가 왜 이렇게 됐죠, 여보?

아내는 눈물을 글썽이며 나의 품으로 쓰러졌다. 아내의 몸은 검불만큼이나 가벼웠다.
그런 아내의 눈물앞에서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나의 무력때문에 나는 가슴이 아팠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나의 생각을 더 이상 계속 잇지못했다. 아내여, 환상이 많이 요청되는
시대일수록 그만큼 불행한 시대다. 환상을 제공하는 장소가 번창하는 시대일수록 그만큼
불안정한 시대인 것이다. 환상의 양은 그 현실의 날카로움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현실의 그 날카로움과 무시무시함을 피해 숨어들 환상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건, 아니여! 어차피 날카롭고 무시무시한 현실을 살아야 하는 사람에겐 얼마나
다행스런 축복이냐?
-이승우, 못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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