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형태가 있는 것과 형태가 없는 것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면,
형태가 없는 것을 골라라. 그게 제 룰이에요. 어떤 벽에 부딪치든 언제나
그 룰에 따랐고, 긴 시선으로보면 그게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해요.
그 당시는 무척 힘이 들긴 했지만요.
-우연한 여행자p36-


저 말이 선뜻 무슨뜻인지는 다가오지 않지만...나를 속박하는 굴레에서
벗어나 조금은 다른 시선과 방법으로 내 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 같다. 나는 대게 내가 어찌하지 못하는 일들을
만나면 아무생각없이 그냥 내버려둔다. 어차피 나도 어쩌지 못하는 일인데...
가만 냅두면 알아서 일이 풀리겠지..했고 타이밍을 잘 맞춰서 내가 개입한
곳에 적당히 개입하면 일은 그런대로 해결되었다. 난 이 방법이 꼭 옳다
고는 할 수 없으나,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마음에 든다. 아...
횡설수설...



결국 나는 쓸데없는건 잔뜩 가졌으면서도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
놓쳐버리는 인간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자주 생각했다.

나도 가끔 저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알고있는 것...재능...
모두 실현불가능하면서 가지고 있다는 게 거추장스럽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으나...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것만 같아서
속상하기도하고, 불쌍한 녀석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아무튼 무언가 내 분수에 넘치게 받은 것 같은것 같기는 한데,
정작 내가 원하는 것...나에게 필요한것은 받지 못했다는
공허함?...상실감..허탈감...이런걸까..?
횡설수설..


준페이가 말했다."굉장히 중요한 거에요, 그건. 직업이라는게
본래 사랑의 행위여야 하니까. 편의적인 결혼같은게 아니라
사랑의 행위여야 하죠."


내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 요즘...책을 읽다가 저 말이 와 닿았다.
직업=사랑의 행위...요즘은 취업때문에, 뭐 꼭 요즘뿐만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드문 세상이니까...
예전에 나는 꼭 내가 하고픈일은 굶어 죽어도 하고 말겠다라는
용기가 있었다. 지금은...? 모르겠다...갈수록 답답하기만하고...
당당하던 예전의 나는 어디에 갔나 싶기도하고...나도 편의적인
결혼같은 직업보다는 사랑의 행위...불꽃처럼 불타다가 금방 사그라
들더라도 열정적인 사랑의 행위같은 그런 일을 하고 싶다.
그런 용기를 가지고 싶다. 예전처럼...다시 힘내자!
내 소신대로 묵묵히 추진해 갈 수 있는 그런 멋진 녀석이 되자


누구에게나 출발점이라는건 있어요.
아직 앞날이 창창하잖아요?
처음부터 완전한 것이란 있을수 없어요.
-날마다 이동하는 신장처럼 생긴돌 p160-

그래...나에게도 출발점이라는거 존재할테니까...
앞날이 창창한 아직 19살밖에 안먹은 젊은 녀석이니까,



"이보세요, 준페이씨 이 세계의 모든 것은 의지를 갖고 있어."하고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비밀이라도 털어 놓는 것처럼 말했다.
준페이는 막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대답할 수 가없었다.
그녀가 하는 말은 밤공기속에서 문장으로서의 형태를 잃고, 포도주의
희미한 향기에 섞여 그의 의식속에 은밀히 도달했다.
"예를 들면, 바람은 의지를 갖고 있어. 우리는 평소에 그런걸 알아차리지
못한 채로 살고 있지만 어느 순간, 그걸 깨우치게 되는거야.
바람은 하나의 의도를 가지고 당신을 감싸고, 당신을 뒤흔들고 있어.
바람은 당신 내면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
바람뿐이 아니야. 모든게 다 그래. 돌도 그 중 하나인거야.
그것들은 우리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지. 하나에서 열까지.
어느때가 되면 우리는 그걸 깨닫게 되지. 우리는 그런 것들과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어. 그것들을 받아들여야 우리는 살아남고, 그리고
깊이를 더 해가게 되는 거야."
-날마다 이동하는 신장처럼 생긴 돌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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