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금강역사와 사천왕을 헷갈리곤 했다. 더불어 우리나라 불교는 전통신앙과 융화되어 있는 경우라 도교의 영향인가, 토속신앙에 있던 인물일까 늘 궁금해했었다. 우연히 불광미디어에서 발행하는 잡지 서평단으로 참여하게 되어 나의 오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헤라클레스 그리고 금강역사 전혀 접점이 없어보이는데 접점이 있었다.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간다라 미술! 금강역사는 붓다 옆에서 수호하는, 현대로 비유하자면 일종의 보디가드인 셈이다. 본래 한명이었으나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두 명이 되었고 그 형태도 다양하게 변화했다고 한다. 현재 금강역사는 사찰 문 밖에서 삿된 것을 막아주는 수문장과 같은 역활을 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그 쓰임이 변화한 것이다. 금강역사가 하는 일은 지역과 문화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다. 중인도에서는 바라문의 교화가 금강역사가 하는 주된 일이었다면, 서북인도에서는 토속신의 상징인 용을 항복시키는 것이 주임무였다. 금강역사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첫번째는 잡지의 소제목이기도 한 헤라클레스 기원설, 두번째는 인드라(제석천) 기원설 세번째는 약샤(야차)기원설이다. 그 기원이 다양함에도 공통점은 모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금강저를 가지고 있단 것이다. 금강역사 헤라클레스 기원설은 초창기 금강역사의 모습이 헤라클레스와 유사하였기 때문이다. 사자가죽을 쓰고 곤봉을 든 모습으로 표현되어 그리스 로마신화의 영향이 간다라 미술에 미친 것으로 보는 설이 강력하다. 관련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저 먼나라의 영웅이 아시아 어느 사찰에 자리잡은 금강역사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니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흥미롭다. 불광미디어에서 나온 잡지는 이번에 처음 읽어봤는데, 한 가지 주제를 심도있게 고찰하여 가볍지만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게 내용이 구성된 것같아 만족스러웠다. 풍부한 사진자료도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금강역사 그리고 사천왕에 대해서라면 수박 겉핥기이지만 그래도 어디가서 조금 아는 척을 할 수 있을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