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 - 5년 만에 40대 조기 은퇴에 성공한, 금융맹 부부의 인생리셋 프로젝트
김다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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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흔히 은퇴라는 단어는 60세 이후의 삶을 떠올리는데, 한창 일할 나이인 40세 그것도 부부가 함께 은퇴라니…이것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 궁금했다. 

딩크족인 부부가 마흔에 은퇴하고 삶의 여유를 찾는 과정을 그려낸 책으로 은퇴를 하기로한 사정, 준비과정 등이 일기처럼 담담하게 잘 담겨있다. 저자 부부는 주식은커녕 재테크도 잘 모르고 월급나오면 나에게 주는 보상으로 소고기를 사먹으며 행복해하는, 그저 적금을 열심히 들던 우리 주위의 흔한 소시민이었다.


“ 경제적 여유를 위해 삶의 여유를 포기하는 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하고. 우리는 오랜 고민 끝에 삶의 여유를  ‘선택’했을 뿐이다.”



매월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 마약에 중독되어 사는 흔한 이 시대 직장인들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 것이다. 나 또한 그렇기에 그들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는 마음이다. 아이가 있어도 은퇴는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지만, 나의 마음 한켠에서는 아이가 없기때문에 그나마 마흔 은퇴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하는 삐딱한 생각은 여전히 변함은 없다.


“ 하지만 회사에서 더 오래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혔다. 난 회사 안의 기획자 역할이 힘들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었다. 계속된 야근으로 건강을 잃은지 오래고,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숨을 참는 버릇까지 생겼다. “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숨을 참는 버릇이 들었다는 저자의 말, 금방이라도 질식해 죽을 것같던 회사 공간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너무나 이해가되고, 살기위해 은퇴를 결심했다는 말이 너무나 공감갔다. 나는 나도 모르게 출근한 순간부터 퇴근까지 이를 악무는 버릇이 있었다. 덕분에 턱관절이 망가져서 꽤나 오랜기간 치료받으며 고생해야 했다. 그런 나도 살기 위해 퇴사를 선택했다. 나는 모아둔 돈이 쥐뿔도 없어서 은퇴는커녕 더 열심히 일을 해야하지만, 저자는 일할만큼 일했기에 이제 인생을 찾아 은퇴를 선택했다. 

저자가 오랜세월 몸담아 청춘과 건강을 불살라가며 일했던 업종이 예전에 내가 일했던 직종과 엇비슷했기에 더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어떤 마음으로 저자가 16년이나 그 직장에서 버텼는지, 왜 은퇴를 결심했는지 너무나 잘 알겠어서 부디 그들의 은퇴가 계속 성공적이길 기도하는 마음이다. 왜냐하면 나 또한 마흔은 아니어도 50세 언저리에서 은퇴해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현재 내 자금사정이 어떠한지, 어느 정도 모으면. 마흔 조금 넘어 조기 은퇴가 가능할지 계속해서 머릿속에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1. 아슬아슬한 은퇴자금이 불안하다면, 몸값 올리는 이직으로 해결
- 나는 이전 직장을 그만 둔 후 새로 입사한 곳에서 꽤나 만족하고 지냈다. 업종을 완전히 바꾼것은 나에게 큰 도전이었다. 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으니, 이제 명예퇴직 나이까지 무조건 버티고 다니자라는 마음을 가졌었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했던가… 내 안에서 불만과 답답함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처음에는 몰랐던 부조리도 눈에 보이고, 미래에 대한 내 계획의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조기은퇴라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았을 때는 그냥 막연하게 답답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준비해서 돈을 좀 더 주는 곳으로 이직하자는 다짐을 하게 되니 견딜만하다. 저자 부부는 그래도 알만한 대기업에 다닌 것같은데, 대부분의 20-30대는 최저임금에 허덕여서 조기은퇴는커녕 퇴직 후의 삶이 더 불안한 세대라 돈을 모으는 것이 가장 큰 관문이 될 것같다.

2. 연금저축은 가능한 빨리
-코로나로 월급이 줄어서 일단 어느정도 월급이 복구되면 개인연금을 만들 예정이다.

3. 배당금이 나오는 국내외 주식 시작
- 전 회사에서 반 강제적으로 자사주를 받으면서 억지로 시작한 주식이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나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되어주었다.

4. 고정비 파악하기
- 나는 엥겔지수가 높은 편이다.(가난의 증거 ㅠㅠ)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내가 이렇게 일하는데 이것도 못사먹어?’하는 맘으로 즐겼던(?) 음식들…. 이젠 조금 줄이고 조기은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데 오롯이 신경을 써야겠다.

5. 월 생활비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맞춰 살 수 있는지 미리 연습하기
- 매 월 도전하고 있는데, 늘 화남비용(스트레스 받으면 지르는…)때문에 무산된다.

6. 작더라도 성취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일을 계획하기
- 이것은 조기은퇴가 아니더라도 현재에도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자격증을 따거나, 이벤트에 당첨되는 등 뭔가 나에게 소소한 보상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것을 하기 전에는 늘 삶이 재미없고 지쳤는데, 자기개발도 되고 정신적으로 만족감을 주니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7. 내가 꼭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은 따로 모아두기
- 저자처럼 나도 자주는 아니지만 일년에 한번은 나에게 주는 보상으로 소소하게 여행을 즐겼었다. 나 또한 은퇴 후 여행을 위한 자금을 따로 모을 예정이다.


은퇴를 이야기하면 주위에서는 걱정을 빙자하여 오지랖을 떠는 얘기를 해서 사람 속을 뒤집어놓거나, 부모님은 일할 나이에 일을 해야지 벌써부터 놀 생각만 한다고 핀잔을 할 것이다. 이런것을 미리 겪어본 저자는 조기 은퇴를 위한 마음가짐부터, 주위의 공격(?)으로부터 내 마음을 보호하는 법, 금융계획까지 조근조근 우리에게 알려준다. 조기은퇴는 마냥 좋기만 하지도 않을 것이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지출에, 사건에 위기를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뜬구름 잡는 소리한다고 좋지 않은 소리를 하겠지만, 조기은퇴를 하겠다는 용기 준 것만으로도 이 책의 소임은 다 한 것이 아닐까?

멍청한 회사놈들아 난 마흔 넘어 떠난다! 잘 있어라!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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