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오랜만에 읽는 하루키의 단편집이다. 예전에 한참 하루키 책을 탐독하던 때가 있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나뿐만 아니라 하루키에게 청춘의 첫 시작을 온전히 맡기는 나 같은 사람이 꽤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하루키가 주는 감흥이 시들해지고 자연스레 그의 책을 멀리하던 기간이 있었다. 


이번 신간을 읽겠다고 다짐한 것은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본 책의 홍보 내용이었다. 바로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묘하게 왔다 갔다 하는 내용에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시나가와 원숭이 이야기만 마음에 들었고, 나머지는 소금 빠진 삶은 계란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총 8편의 단편을 읽을수록 뭐랄까 이제 과거를 회상하는, 아버지 혹은 옛사람의 추억을 더듬어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에서 교훈이나 소설을 분석하여 어떤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그냥 하루키가 심심할 때 후루룩 써 내려간 글 같기도 하고 그만큼 쉽게 읽히기도 했다.


하루키 소설을 읽을 때마다 희뿌연 안개가 가득한 산속을 홀로 거니는 듯한, 특유의 서늘한 감성이 좋았는데 이번 신작을 읽고나서의 느낌은 좋게 말하면 작가의 작품이 여유롭고 능글맞아졌다고 표현할 수 있겠고, 나쁘게 말하자면 특유의 기운이 빠진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