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의 죽음 부클래식 Boo Classics 48
토마스 만 지음, 윤순식 옮김 / 부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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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토마스 만'은 그의 대표적인 저서 '마의 산', 그리고 정말 '무지막지하게 재미없고 어렵다'라는 느낌이 강했다. 

요즘 다시 천천히 그의 작품을 읽는 데 도전하려고 단편 소설을 하나 집어들었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은 도대체 어떤 죽음인지,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과 매혹적인 느낌이 책을 펴기 전부터 호기심을 일게 만들었다.


책은 주인공인 저명한 작가 아쉔바흐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아쉔바흐는 휴양 차 머물게 된 베네치아에서 그리스 조각상같은 폴란드계 소년 타치오에게 반하게 된다. 소년을 묘사하는 장면과 아쉔바흐 의식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나는 토마스 만의 작품이 재미없고 지루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고쳐먹게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군더더기 하나 없이 담백한 묘사와 서사 진행을 통해 머릿속에 자연스레 베네치아의 햇살과 소년의 아름다움, 그리고 몽환적으로 느껴질만큼 기묘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받았다. 타치오에 대한 사랑으로 아쉔바흐는 콜레라로 위협받는 베네치아에서 떠나라고 권고하는 소리조차 무시할 만큼 사랑에 이성조차 마비되어버린다. 해변가에서 발끝으로 젖은 모래에다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타치오를 멀리서 바라보며 아쉔바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홍성광 버전의 번역본인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특히 독일작품의 역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작품이 주는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것같다. 실제 토마스 만의 양성애적 삶이 그의 작품해석에 많이 반영되는 것같은데, 이번에는 그런 모든 사실들을 떠나서 작품 자체로만 보고 싶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은 나에게 토마스 만의 작품은 무조건 어렵고 따분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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