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제인 오스틴 지음, 앨리스 패툴로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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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오만과 편견 책을 펴들었다. 


특별히 이번에 지학사아르볼에서 출간된 오만과 편견은 풀컬러 일러스트에디션으로 소장욕구가 뿜뿜하는 그런 책이다.


오만과 편견 BBC버전, 오만과 편견 영화, 오만과 편견 다시쓰기 등 왠만한 버전은 다 섭렵한 나는 꽤나 '오만과 편견'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에게 있어 다아시는 바로 콜린퍼스 버전의 다아시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먼저 보고 책을 읽어서 인지 늘 오만과 편견을 읽을 때면 콜린퍼스의 영국 억양이 머릿속에 맴돌았다.(단점이라면 단점...)


영앤리치앤핸썸의 대표주자 미스터 다아시



훌륭한 소설이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시대착오적인 개념들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렸을 때는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연애담에 집중하게되는 독서였다면, 어느정도 사회생활 짬바(?)가 찬 지금은 그 외적인 것들, 그러니까 여자는 상속권이 없다는 것과 직업을 갖지 못하며 그 시대에 여성의 성공이란 돈 많고, 나만 사랑해주는 남편을 찾는 것이라는 개념에 매우 분개하며 다시 읽게 되었다. (그리고 늘 느끼지만 제인 오스틴은 설렘포인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같다.)


엄청난 재산과 높은 신분을 가진 다아시는 오만함의 대표 인물이다.(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제인 오스틴 이후 로맨스 소설의 남주의 원형은 차도남 다아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부와 명예를 가진,냉소적인 태도의 다아시 주변에는 그에게 관심을 받고자 접근하는 여자들이 많다. 

이런 상황이기에 다아시는 누구라도 자신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근자감을 가지고 엘리자베스에게 고백을 하고 대차게 차이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나중에 반성의 시간(?)을 가진 뒤 엘리자베스에게 '너같은 여자는 처음이야st'의 고백을 하게 된다.)



아들만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베넷 부인에게는 다섯 딸의 결혼이 유일한 관심사이자 일생일대의 과업이 된다.

둘째인 엘리자베스는 무도회장에서 처음 만난 다아시의 오만한 태도에 저런 사람이라면 선량한 위컴을 질투하여 그의 목사직을 빼앗았기에 충분하다는 편견을 갖게 된다. 

첫째딸 제인과 빙리는 첫 눈에 서로가 자신의 인연임을 알아보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기 전에 주변 사람들의 의견과 편견의 시선에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주저하고, 포기하게 된다.


겉으로 보면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속은 음흉한 위컴, 무도회와 남자, 연애가 온통 관심사인 리디아, 열심히 책읽고 공부하지만 현실성 없는 교훈만 찾는 메리, 자신의 권위와 위세, 자신이 하는 것은 모두 옳다고 믿는 캐서린 부인 등 소설 속의 인물들은 어리석든 어리석지않든 모두가 자신만의 기준과 편견에 근거하여 모든 것을 판단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왜 다들 편견에 사로잡혀서 무엇이 중요한지 모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알았을 때 이를 시인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사실 나 자신부터도 누군가와 인연을 맺을 때 주위 상황과 소문,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잣대로 판단하는 우를 범하기를 피하기 힘들다. 이 때 나는 이들처럼 내 잘못된 관점을 시인하고 고쳐나갈 용기가 있는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렸을 때는 그냥 재미있게 읽었지만,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전이라고 하면 부담감부터 갖게 되기 마련인데, 그녀의 작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멈출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

'연애'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의 것들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불공평한 여성의 지위, 가문의 이해관계에 따른 평판의 유지를 위한 위선 등 아마 제인 오스틴이 살던 그 시기의 사회적인 편견을 교묘히 꼬집고자 이러한 소설을 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한 편으로는 정말 가볍게 연애소설을 쓰고 싶어서 썼는데 후대의 사람들이 이러한 해석을 붙여준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소설은 and they're living happliy ever after로 끝맺음이 난다. 과연 그들의 삶은 끝까지 행복으로 끝날 수 있을까? 각자의 삶 속의 오만과 편견은 또 그들을 흔들겠지만, 나름 이것들을 이겨내면서 행복을 찾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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