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웃음의 나라 - 문화인류학자의 북한 이야기
정병호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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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덕분에 예전에 비해 책을 읽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동안 읽어야지하면서 쌓아뒀던 책들과

재미있는 신간은 왜 이리 많이 쏟아져나오는지...

이번 책도 바로 이런 시기 덕분에(?) 만난 흥미로운 책이다.

문화인류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북한이야기

처음에는 북한관련이라니까 굉장히 딱딱하고

 지루한 정치적 이야기만 가득한건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수필형식+학자의 시선+북한이야기가 담겨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왜 항상 대북지원을 할 때마다 북한은 늘 거만한 태도였는지,

왜 김부자 삼대세습이 가능했는지 등

역사적 문화적 맥락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고있어

북한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전에 1도씨 인문학이라는 책에서 봤던

RADI-AID라는 단체와 관련된 글을 읽었을때 받았던 충격(?)이

다시 한 번 생각났다.

  

1. 모금은 부당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기반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

2. 우리는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학교와 TV,미디어에서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기를 원한다.

3. 미디어는 존중을 보여라

4. 원조는 정말로 필요한 것에 기반을 두어 행해져야 한다.

"좋은"의도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북한과의 관계도 이같은 점을 주시하고 있어야 했음을 잊고 있었다.

국경없는 의사회도 결국 정치적 이해에 따라

 수많은 북한 어린이들을 저버리고 북한땅을 떠났다.


쌀이 주식인 사람들에게 영양비스켓은 과자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아기들이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이유식 및 우유가 부족함을 알고

관련 공장을 지어주려 우리나라 대기업들과 논의한다.

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 수지가 안맞는다' 등을 이유로 비웃음만 당했다.

결국 중국의 또우창을 만드는 공장에 아이디어를 얻어

북한 아기들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우게 되었고 이는 수많은 목숨을 살리게 되었다.


아이를 위한 우유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만드는 것

정말 상대방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조사한 결과이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것들은 다 북한 군인에게 간다' 등

그동안' 북한 전쟁에 쓰인다 도와줄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고산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저자도 안타까워한 부분이긴 하지만

모든 것은 위대한 수령님의 선물로 포장되어 배포되는 것이

나 또한 안타까웠다. 이것이 중간에서 빼돌림 당하거나

손상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정확하게 돌아갈 방법임을 알지만,

그래도 북한 체제 유지에 이용되는 느낌이라 찝찝함을 지울 순 없다.


역시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무조건적인 도움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영원한 우방국은 없으며 자국의 이익에 따라 행동함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내용이다.



'북한 체제는 곧 무너질 것이다, 북한 사람들도 이 같은 폭정을 참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해도 늘 북한은 가늘고 길게 살아남는 것같아 의아했다.

저자의 설명을 보니 북한은 꽤나 체계적으로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기위해

전 국민을 교육시키고 있었다.

하나의 커다란 종교집단같은 느낌이랄까?

유일신 사상, 절대왕정, 기독교의 메시아의 개념을

김부자에게 적용시켜 활용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도 했지만,

그만큼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어릴때부터 세뇌당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통일이 되었을때

과연 우리 사회와 잘 융합될 수 있을 것인가?

분단의 세월만큼이나 서로 융합해가는 과정은 그만큼 오래 걸릴 것같다.


북한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유일하게 잘했다고 생각하거나 부러워하는 점이다.

'독립유공자 대우와 친일파청산'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에 있는 동포들을 챙기는 것'

예전에 고려인들에게 교과서를 주고 관심을 보였던 것은

북한이었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어린마음에 왜 우리는 저렇게 신경써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한민족이라고, 우리 편을 들으라고 강요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우리가 내부적으로 반공이념하에 살아가고 있었을 때

적어도 북한은 대외, 대내적으로 자기편들을 만들어가는 활동들을 했고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무조건 안좋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도 경각심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이 외에도 불평등의 구조와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그동안 정치적으로만 생각하고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 사회도 차별, 계급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듯

북한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북한과의 통일을 말하지만, 과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준비가 되었는지

제대로 생각하고 이해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굉장히 유쾌하고, 그리고 쉽게 북한을 이해하는 첫걸음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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