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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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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한비야의 책을 처음 읽었다. 오지여행가로 알려져있는 한비야의 책을 언젠가는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최근에 출판된 이 책을 아내가 읽고 난 뒤 읽어보라며 손에 쥐어주었다. 중국은 작년 여름에 뻬이징에 여행차 한번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읽고싶어졌다. 그런데 견문록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 이 책도 객관적으로 중국을 보고 들은 것을 기록했다기보다는 이 책을 쓴 한비야의 눈을 통해 바라본 중국을 기록한 책이다. 그래서 중국을 기록한 수많은 견문록을 있지만 다시 중국을 쓴 이 책을 보아야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비야씨는 35살에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집어치우고 세계여행을 나섰다고 한다. 말이 쉬워 세계여행이지.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낯선 땅으로 떠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그 사람의 사상이나 말이 아니고, 행동이라고 했을때 역시 한비야씨는 이런 결심을 한번정도는 해봤던 수많은 사람들 -나를 포함해서-과는 역시 다른 사람이다. 어쨌든 한비야씨는 계획했던 대로 7년간 세계여행을 마쳤고, 이번엔 또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 1년동안 어학연수를 갔다왔다고 한다. 참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사람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렇게 또 중국에 1년동안 지내면서 겪었던 도시, 사람, 그리고 그 속의 자신에 대해서 기술한 책이다. 책 제목을 정확히 하자면 '중국견문록'이 아니라 '중국에 있던 한비야 견문록'으로 고쳐야할 것이다. 책 내용이 대부분 중국에서 생활한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았다. 그래서 살아있는 글을 보는 느낌이다. 중국의 모습을 안내여행 책자처럼 써내려갔다면 음 글쎄, 이 책의 매력은 좀 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책은 중국에서 살았던 자신과 자신의 주위에 대해서만 기록하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래서 리얼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어쨌든 중국에 일년동안 살았던 멋진 사람의 모습을 보고싶으면 이 책을 보세요! 그러고보니 옛날에 한비야씨와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 내가 하는 프로그램의 패널로 오지여행가인 한비야씨가 딱이라는 생각에 방송출연 부탁을 하려는 전화였다. 그런데 자기는 긴급구호전문가로는 출연할 수 있지만 오지여행가로는 출연할 수 없다고 했다. 거절은 당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잘난 척 하는 목소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뭐랄까, 자신이 새롭게 해야할 일에 대한 신념과 희망이 가득찬 목소리였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어쨌든 긴급구호활동도 잘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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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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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은 사람이 일 년을 먹고 살려면 도대체 얼마나 일해야하나를 작가가 직접 체험하고 기록한 일종의 보고서다. 결론을 말하자면 일주일을 먹고 살기 위해서는 보통의 경우 하루나 이틀쯤 일하면 충분하고,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나머지 5일이나 6일을 더 일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떻게 먹느냐에 대한 문제는 생긴다. 소로우도 스테이크나 햄을 먹기 위해서, 혹은 푹신한 메트리스 위에서 자기 위해서는 하루로는 부족하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겨우 그런 생활을 하기 위해서 죽자살자 일에 매달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는 것이다. 조금만 일해서 조금만 먹고 편안하게 살자, 이게 소로우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간디도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고 하니, 소로우는 무소유나 자연주의의 창시자라고도 할 수 있겠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많이 가질수록 머리가 아픈 것은 사실이다. 새 것을 가질수록 신경이 더 쓰인다. 내가 몰고 다니는 차는 콩코드 90년식인데, 작년에 아는 교수님으로부터 공짜로 얻은 것이다. 그 전에 몰던 차도 친구의 상사가 몰던 차를 그냥 얻은 것이라 나한테 차란 것은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닌 물건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90년식 차를 몰고다닌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고급식당에서 주차원한테 키를 맡길 때도 조금은 주춤거리기 마련이고, 세차장에서 세차를 할 때도 세차원에게 꼼꼼히 닦아달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차를 자주 바꾸는 이유도 이런 이유때문이리라. 물론 사람들은 지금 차가 기름을 너무 많이 먹어서, 혹은 흠집이 너무 많이 나서 등의 이유를 달며 차를 바꾸지만 내 생각에는 그것보다는 쪽 팔려서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새 차를 사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더 많다. 먼저 얻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일단은 멋을 부릴 수 있다. 사람이 사는 동네란 다 엇비슷해서 사람을 판단할 때는 그 사람의 됨됨이보다는 그 사람이 입은 옷, 그 사람의 외모 등으로 가릴 때가 많다. 차도 마찬가지여서 마티즈나 아토즈보다는 벤츠나 BMW가 훨씬 그 사람을 돋보이게 만든다. 좋은 차를 타면 멋지게 보인다. 그리고 뭐가 있을까? 얼른 생각하기에는 그게 다인 것 같다.

그럼 새 차를 살 때 잃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새 차를 사게 되면 주차하기가 힘들다. 헌 차야 주차를 하다 박아도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지만 새 차라면 사정이 다르다. 흠집이라도 나면 다시 광택을 내야 하고 그럴려면 속 상해가며 돈을 들여야한다. 세차할 때도 왁스를 먹여야하기 때문에 돈이 더 들고, 어디가 고장나도 부품을 새 걸로 갈아야하기 때문에 돈이 더 든다. 세금도 더 나오고, 뭣보다 차 값이 부담스럽다. 2000만원짜리 차를 사서 5년타고 500만원에 판다고 생각할 때 한 해에 드는 비용은 400만원 정도. 한 달로 치면 35만원 정도가 든다.

차라는 것이 새 차를 타던 사람은 늘 새 차를 타야하는 버릇이 남기 때문에 이런 사람은 평생 한 달에 35만원을 차 값으로 부담해야만 한다. 물론 한 달에 몇 천만원 버는 사람이야 이런 것쯤은 감수할 수 있지만 2백만원 월급쟁이한테는 부담스러운 게 틀림없다. 내 말은 그 돈으로 여행을 가는 게 더 낫다는 소리다. 일 년에 400만원짜리 여행을 한 번씩 다니는 게 하루에 한 두 시간 타는 차에 소비하는 것보다는 현명한 일이 아닐까? 월든은 모든 생활을 줄이고 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 가족에게까지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일. 그렇지만 내가 버는 돈을 어떻게 요령있게 쓸까 고민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작업이다. 월든은 그런 요령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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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6 - 팍스 로마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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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0권이 나왔다길래 2년 전에 읽었던 전권을 1권부터 다시 읽어왔습니다.로마인 6권은 카이사르를 뒤이은 아우구스투스 치세를 다룬 책입니다. 안토니우스를 제거하고 로마 초대황제로 등극한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라는 영웅을 바로 이어 나온 인물이기에 카이사르보다는 상대적으로 그 치적이 낮아보입니다. 그래서 시오노 나나미도 카이사르에게는 2권을 할애한 반면 아우구스투스는 그렇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연애면 연애, 전쟁이면 전쟁, 정치면 정치 어느 하나 빠질 것이 없었던 카이사르에 비해 아우구스투스는 훨씬 인간적으로 다가옵니다. 카이사르라는 위대한 인물이 앞에 있었기에 더더욱 모든 일을 궁리하고, 검증하고 고민해야겠지요. 그래야 그나마 카이사르에게 익숙해 있던 로마시민을 만족시킬 수 있었겠지요. 어쨌든 고민이 많았던 인물이니 만큼 스펙타클한 장면도 부족해 역시 로마인 이야기 중에 6권은 읽기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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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7 - 악명높은 황제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7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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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은 황제들' 중 역시 톱은 네로 황제입니다. 불타는 로마 위에서 리라에 맞춰 뚱뚱한 몸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네로의 모습이야말로 영락없이 '악명높은 황제들' 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저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만 로마를 네로가 불지른 것은 아니라는군요. 대경기장 관람석 밑에 있는 가게에서 난 불이 마침 불어온 강풍에 걷잡을 수없이 번졌다고 합니다. 결국 9일동안의 대화제는 로마의 대부분은 잿더미로 만들었지요.

그런데 누군가 네로가 방화를 사주했다는 소문을 퍼뜨립니다. 어머니에, 아내까지 죽일 만큼 잔인한 면모를 보인 네로였기에, 로마시민들도 이 엉뚱한 소문을 아무 의심없이 믿었나봅니다. 하지만 네로의 결정적인 실수는 이 헛소문을 두려워한 나머지 방화범으로 기독교인들을 지목하고, 6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한 것입니다. 64년의 이 사건 때문에 당시 로마시민들은 네로가 불을 지른 것이 더욱 확실하다고 믿게 되었고, 후세의 우리들은 기독교 관점에서 만든 여러 영화 덕택에 네로를 천하의 패륜아로 여기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화제 사건 이전의 네로는 선대의 황제들만큼은 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선정도 베풀었고 시민들도 즐겁게 해준 유쾌한 젊은이였다는군요.

어쨌든 로마인 이야기 7권은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 이후 서기 14년에서 68년동안의 로마시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기동안 로마는 티베리우스,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 그리고 네로까지 4명의 황제를 맞습니다. 하지만 '악명높은 황제들'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이들 중 티베리우스와 클라우디우스는 제국의 기틀을 다지는 훌륭한 정치를 펼쳤습니다. 다만 제목을 이렇게 '선정적'으로 정한 것은 아마도 네로를 앞에 세워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쨌든 이 책은 로마가 공화정에 이은 제정의 기틀을 어떻게 다져나가는가를 눈 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펼쳐줍니다. 당연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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