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mp Up 펌프 업 - 끊임없이 동기 불어넣기
서상훈 지음 / 지상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1.

   펌프 업, 바람을 넣는다. 빵빵하게 공기를 주입하고 나면 곧 푸시시 빠지는 바람, 풍선은 쪼그라들고, 자전거 튜브는 때때로 구멍이 난다. 구멍난 튜브에 계속 바람을 넣고 있을 바보는 없다. 그렇지만 몇 번을 반복하면서 같은 실패에 짜증을 내는 인간은 있다. 여기 있다.

   빈 방에 자전거가 있다. 오래 된 자전거에는 사연도 많지만 비싸게 주고 산 녀석이라 함부로 버리지도 못하고, 지금은 애물단지이다. 게다가 구멍이 났다. 봄날 즐겁게 타고 내버려둔 녀석은 그렇게 내게 앙갚음을 했다. 음, 한숨에, 음, 뉘우침이다.

 

2.

   <펌프 업>은 동기를 부여의 지침서이다. 의욕이 없는 사람들을 만나 내가 의도한 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기술적 측면을 공고히 한 책이기를 바랐다. 그런 생각에서 펼쳐본 책은 초반부 추천서와 함께 간명한 자기 진단서, 즉 자아 찾기의 한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기대감을 한껏 부풀어놓았다. 그런데, 그런데 예상외로 책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내가 바란 것은 타자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킬 만한 화술이나 전략이었던 모양이다. <펌프 업>은 한국형 자기 계발서로 정의하는 것이 옳다. 내가 타자 계발의 측면에서 책 읽기를 시도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3.

   그러나 <펌프 업>는 한국형 자기계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바람을 넣어라, 내 삶에 살기 위한 의욕을 불어넣어라, 그러려면 생활을 탄탄하게 정비하라. 어떻게 정비하는가 하면... 포도에서 수박까지 각 장은 큼지막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펌프 업>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사례들은 많이 들고, 유명인의 격언, 경구를 제시하면서 글쓴이의 생각을 풀어나가고 있다. 큰 반향을 일으켰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읽는이의 집중을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각 장의 끄트머리에는 이야기의 핵심을 요약하는 색다른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글쓴이의 지식에 대해서, 감탄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글쓴이가 성공적인 인생을 계획하고 실천하기 위한 방침에 대해서 전문가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확연히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펌프 업>에서는 전문가적인 분위기 이외에도 친숙한 이야기를 통한 일상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글쓴이의 이야기보다는 익숙한 사례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다시금 '왜 성공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4.

   먼저 '성공'이 무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늘 자기계발서를 펼치면 내게 성공이 무엇인가,보다는 오히려 수단적 가치에 모든 것을 앗기고 만다. <펌프 업>은 내게 새로운 시각을 안겨 주었다. 동기 부여,라는 딱딱하고 일면 지루한 어감에서 동기를 '불어 넣어' 일상을 터벅터벅 걸어가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한국형 자기 계발서로서 자리매김한 책의 의미에 대해서도 평온하게 자부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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