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크 아메리카니즘을 논하다
하야사카 다카시 지음, 윤홍석 옮김 / 북돋움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번역서인 경우 나는 우리 나라 남녘 땅( 남한 )에 관한 이야기를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자주 그런다.  특히 역사나 경제 관련 책일 경우에는 유난히 더 그런다.  <조크 아메리카니즘을 논하다>(이하 <농담 미국>)의 경우 더 그런다.  조선조에 미국과는 최혜국 대우로 수교를 열었고, 해방과 함께 점령국 자격으로 미국은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그리고 한국전쟁과 그 후 지금까지 미국은 우리나라와 밀착?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미국 관련 책에서 우리 나라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읽어댄다.  리영희 선생의 <대화>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 <농담 미국>에서는 일본인의 시각에서 미국, 그들을 보고 있기 때문에, 또 현재 전세계에서 회자되는 '농담'을 매개로 해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농담 미국>은 제공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사를 간단하게 살펴보더라도 1950년 한반도, 1954년 과테말라, 1963년 베트남, 1983년 레바논과 그레나다, 1989년 파나마, 1991년 중동, 1993년 소말리아, 1998년 수단, 1999년 코소보, 2001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2003년 이라크 등등 미국이 관연한 전쟁과 무력행사는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을 정도다. 미국은 항상 화약냄새가 나는 국가지만 이를 '스마트하게' 은폐하는 엔터네인먼트적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언뜻 봐선 그런 색채가 보이지 않는다.

(전쟁 국가 미국/ 101쪽) 

 

     <농담 미국>에서 언급하는 위의 내용 가운데 유독 눈이 가는 곳이 2군데 있다. 그것은 미국이 관여한 전쟁들 끝에 "등등"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전쟁은 끔직한 것일 뿐 더 많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러나 미국이 자행한 전쟁이 무수히 많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글쓴이가 강조하고 있는 '스마트하게' 은폐하는 엔터테인먼트적 능력이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 미국은 반드시 막강한 군사력을 지녀야 한다고, 멋모르고 주장한 적이 있었다. 물론 미국영화를 주말마다 얻어본 덕에 나 역시 한때는 그런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착한 나라 미국, 나쁜 나라 북한이라고 서로 미국하려고 억지를 부리던 어린 시절 골목놀이, 전쟁놀이는 우습지만 참담하다.   경악이다.

 

     <농담 미국>은 농담을 곳곳에 배치하고 있지만,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농담이 때로는 직설보다 더 강렬할 때가 있다.  <농담 미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들은 사실 믿어도 되고 아니 믿어도 상관 없다.  책 뒷면 표지글에 실린 5% 미만의 나라가...로 시작되는 글을 믿어도 되고 아니 믿어도 상관 없다. 전 세계 5% 미만의 나라가 전 세계 군사력 40% 이상을 보유하고, 석유 25%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제 의정서에서는 제 물건인 양 움켜쥐고 놓지 않는 아이 같이 비준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역시 믿어도 되고 아니 믿어도 상관 없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살다 보면 이런 몰상식한 인사가 버젓이 백주대낮에 활보하고 다니다니, 세상이 무섭지 않나 저주를 입에 담을 때가 있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 백주대낮에 버젓이 벌어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좋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 아름다운 나라 미국의 실체는 경악 그 자체다.  <농담 미국>은 농으로 받아넘겨서는 안 될 내용이다.   왜냐하면 여전히 우리 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하루하루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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