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기계발서는 간략하다. 반면 쌀나라 서구권의 자기계발서는 장황한 편이다. 쌀나라의 자기계발서는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해서 글쓴이의 주장을 피력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고 일본인이 쓴 자기계발서는 정말 간략, 요점만 요약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여태 내가 만나온 자기계발서는 역시 문화권마다 그러한 특색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내 주관이다.
<당신은 누구를 위해 일하십니까>(이하 <누구를 위해 일>는 두 문화권의 특색을 잘 접목한 듯한 느낌이다. 자기계발서에서도 글쓴이의 세계관, 인생관, 우주관을 느낄 수 있다면, 너무 자신만만 거만하다고 할까. 사실 나는 거만하다. <누구를 위해 일>은 드물게 만난 우리나라 글쓴이가 쓴 책이다. 그러나 읽으면서 하는 내 생각은 발칙하다. 이 책 고유의 특색은 무엇일까. 그건 나중에 가려 생각하고 먼저 이 책의 장점을 살펴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책 속에 한 구절만이라도 심금을 울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이 좋은 책, 나에게는 좋은 책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하다. 많은 문장을 읽더라도 무심히, 정말 스쳐 읽고만 만다면 그것 낭비다.
명심하라! 이건 당신의 일이다. (프롤로그/ 8쪽)
나는 동시에 여러 권을 읽는 얄망궂은 책읽기 법을 즐긴다. 책 욕심이라기보다는 허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잠시잠깐은 고민도 했지만 그 나름대로 만족감도 있다. 여러권을 읽으면서도 희한하게 비슷한 책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 그것은 내가 계획한 것이 아닌데도 자주 그렇다. <누구를 위해 일>을 읽는 동안 나는 사회비평집, 노동운동, 전교조 관련 책, 그리고 철학책을 동시에 읽고 있었다. 마치 3대 1의 집단구타를 연상하게 하는 책읽기. 즉 <누구를 위해 일>은 그 3권의 책들에 짓눌렸다고나 할까. 어쨌든 열악한 상황에서도 <누구를 위해 일>은 고군분투를 했다. 명심하라! 이건 당신의 일이라고 핏대 세워 주창하는 <누구를 위해 일>은 당신의 짐작대로 '개인'의 노력과 마음가짐, 충성심에 많은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직장에서 성공하는 사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다섯가지 분야, 즉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라는 일의 목적에서 시작하여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 일할 때의 태도, 직장에서 슬기롭게 살아남는 처세의 방법,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의 5부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풍부하고 실음으로써 그들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통해 남다른 성공비결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프롤로그/ 9쪽)
자기계발서는 심리학적 측면을 자주 언급한다. <누구를 위해 일> 역시 기존의 자기계발서의 서술 방식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누구를 위한 일, 그것은 '나' 자신을 위한 투자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다섯 가지 분야, 자기계발의 5측면을 <누구를 위해 일>에서 우리는 만날 수 있다. 사례 중심으로 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 적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장황하다는 느낌이 간혹 든다. 하지만 많은 사례 중에 나에게 적합한,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는 여럿 있다. 그 이야기들을 역할모델 삼아 일하는 자세를 가다듬을 필요, 그럴 때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일>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곁가지로 붙이고 싶은 말은
"명심하라, 이건 당신만의 일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