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 자연아 자연아
이동진 지음 / 깊은책속옹달샘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목판을 이용해서, 아니 목판을 보여주기 위해서 동요 '노을'을 끌어왔다는 생각이 더 든다. 그렇다고 우위 비교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좋다. 목판이 주는 질감에 오랜만에 듣는 노을. 잊고 지냈던 동요 노을도 듣고 책 <노을>은 어느 미술 화보보다도 아름답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며 또 넉넉한 그늘이 있다. 편하다. 동요 '노을'을 한 번 들으면서 책장을 넘긴다면 더 좋을 책, 그리고 목판의 숨결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편안함이 <노을> 속에 있다.  동요 노을이 창작가요 중 한국인들이 가장 애창하는 곡이라는 사실도 최근들어 알았다. 듣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다. 분명 여러 이유가 중첩된 결과일 것이다. 

    해질녘 붉게 달아오른 서녘 노을을 싫다 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노을을 좋아하는 이유야 노을이 머무는 시간이 짧다, 상념처럼 서린 붉은 빛깔이 곱다 등등 가지각색이겠지만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고 쉬러 돌아가는 집이 있다는 것, 안식처로 향하는 시간이 '노을'진 들녘이 아닐까. 동요 '노을'이 창작될 당시에는 적어도 농토박이가 많았던 때이고 많은 동심이 들로 산으로 뛰돌던 시기이기도 했다. 창작동요 '노을'은 당시대의 정서를 잘 반영한 노래이다. 
    지금 아이들에게 '노을'을 들려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다. 80년대 초반의 정서와 지금의 정서를 비교 구분하지 않아도 요즘 아이들은 동요를 잘 듣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로지 어린 학생들이 입상을 하기 위해서 창작동요를 부르는 도구적 가치에 머물고 있지나 않은지, 입맛이 쓰다. 하지만 종국에는 동요의 가치를 아이들도 알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나 역시 어릴 때는 대중가요를 즐겨 부르고, 그러면 빨리 어른이 되는 줄로 착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동요가 더 좋다. 아슴푸레 기억나는 옛노래가 문득 콧노래로 흘러 나올 때, 무슨 노래였던가 알고 싶은 간절함은 추억 이상의 달콤함이다. 
    목판화와 동요가 함께 어우러지 <노을>은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고 또한 고마운 책이다.  잊었던 노래 '노을', 그러나 또 언제고 콧노래로 흘러나와 아련한 추억을 되새김질할 동요 '노을'을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나 기분 좋게 흥얼거릴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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