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라,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권태현 지음, 조연상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총323쪽)

 

    <공감하라,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이하 <공감하라>)은 라디오 방송의 일부 시간에 나경은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파를 탄 내용을 다시 책을 엮은 책이다.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최근 들어 라디오 들은 적이 언제였나, 까마득하다고 느낀다. 이북에서 핵실험하고 주변국에서 난리가 났을 때도 나는 텔레비전 대신 라디오를 끼고 살았으면서도 까마득 옛일처럼 라디오는 멀다. 그래서 당시 이 방송 내용이 어떠했는지 잘 모르고 오로지 랜덤하우스에서 펴낸 책을 통해서서 느낄 뿐이다.

 

   글쓴이는 <국시> 동인. 책날개에 적힌 약력이 화려하다. 물론 <국시> 동인들의 화려함에 이 분도 꽤 유명한 분이겠구나, 지레짐작을 한다. <국시> 동인에는 박기영, 안도현, 장정일 등이 있다고 한다. 글쓴이는 그들과 함께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고, 신춘문예로 소설이 당선되어 소설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는 정보도 약력에서 제공하고 있다.

 

   내가 쓴 원고는 때론 거칠고 또 때론 너무 독선적이었다. (들어가는 말)

 

   글쓴이의 고백을 먼저 노트에 적어놓고 책을 읽었다. 선물로 주면 좋을까, 책갈피 마다 그림빛이 번지는 구성이다. 누워서 책을 펼쳐 읽으면 삽화의 색감이 글자에까지 번지는 느낌이 들었다. 전체 구성을 봐도 디자인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문외한이면서 그러한 생각을 해본다. 조연상씨가 작업을 한 듯, 그리고 아베끄에서 책 디자인을 한 것으로 책날개에 표기되어 있다.

 

   <공감하라>는 시행갈이 형식을 차용했다. 그러나 시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글인 듯하다. 아주 단순하면서 그러나 보편적인 논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라디오 방송 대본을 목적으로 씌어졌을 내용이기 때문에, 그리고 감동과 교훈을 주기 위해서 씌어진 것이기 때문에 각 마디마디의 분량은 적다. 읽기는 쉽다. 시간적 제약 때문인지, 각 글마다 간단명료한 비유, 아쉬운 예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좀 안타까웠다. 책으로 씌어질 때는 방송 내용과 무관하게 글쓴이가 좀 더 상세한 서술을 꾀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1장 새로운 시작이 두려운 나를 위해

    2장 사랑할 때 겪는 것들을 미리 알 수 있다면

    3장 좌절해도 실패해도 괜찮아

    4장 결국 행복은 내 곁에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공감하라>는  분주하고 조급한 현대인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은 거진 습관으로 기계적인 반복이 이루어지고 있다. 팍팍한 일상 속에 짧지만 진중한 화두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쓴이의 생각을 '공감'하게 된다.

 

      우리 삶을 여행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는 무수히 많은 역을 거치게 된다. (...) 가장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지점이 (...) 환승역이다.(...) 많은 사람들이 길을 잃는 지점이기도 하다. (...) 작정하고 길을 잃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엉뚱한 차를 갈아탄다. (...) 그러므로 환승역에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 혹독한 대가를 치러햐 할지도 모른다. (환승역, 156쪽)

 

   라디오 방송으로 이와같은 내용을 들으면 오래 생각에 잠길 것 같다. '환승역'에 대해서, 또 지금 나는 어디쯤에서 놓여 두리번거리고 있는지 단속도 하게 될 것이다. 각각의 짧은 이야기, 그러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글쓴이가 제시하는 이야깃거리를 목소리를 듣듯이 천천히 음미해 본다. 그러면 <공감하라>를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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