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돼지 도라는 발을 동동 그림책 도서관 37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배수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란치카 비어만 (씀)/ 배수아 (옮김)

(주니어김영사, 2007, 총 12쪽)

 







꼬마돼지 도라는 발을 동동

 

 

 

 

   동화책이다. 특이한 점은 글쓴이와 삽화를 그린 이가 동일인물이라는 점이고, 소설가 배수아 씨가 옮겼다는 것. 그리고 책을 펼친다. 물감냄새가 아슴푸레 올라온다. 그리고 붓자국이 선연한 삽화에 낯선 돼지 한마리가 옷까지 챙겨 입고, 게다가 여자옷이다. 도라는 여자로구나. 도라가 무엇을 하는지, 할머니 댁에 무사히 당도하기까지 어떠한 일이 있는지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이 동화책은 재미있다.

 

   반복되는 문구는 리듬을 만든다. 그리고 유음이 많은 문장을 소리내어서 읽으면 묘한 중독에 빠지게 된다. <꼬마돼지 도라는 발을 동동>에서도 그렇지만, 이 책에서 유난히 반복되는 문구가 있으니 그것이 곧

 

   "아이참, 어쩌면 좋지?"

 

   대수롭지 않은 문장 하나로 글쓴이는 아이의 사회성, 대인관계 등을 묘사하고 있다. 동화책도 양서가 있다. 어른에게 재미가 있어도 아이들이 외면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두 부류의 사람을 모두 만족시키는 책도 있다. 어느 책을 골라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어쨌든 동화책의 주인은 그들, 아이님이시다.

 

   "아이참, 어쩌면 좋지?"

라고 읽어줄 때 성연을 하듯이 재미나게, 웃으면서 아이와 눈을 마주칠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절로 웃음이 난다. 행복한 웃음이다.

 

   꼬마돼지 도라가 할머니댁에 무사히 도착해서 하는 말에는 '배려'가 숨어 있다. 도라의 여정이 별의별 일이 다 있었지만 도라는 웃으면서 말한다.

 

"아니에요, 할머니! 발을 동동 구를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하나도 없었다 한다. 이런 거짓말쟁이. 도라의 말을 듣고 우리는 비밀을 공유하는 느낌을 갖는다. 착한 공범자가 된다. ^^ 그리고 씨익 웃는다. 책을 들여다보고 있던 아이도 함께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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