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 원시의 자연습지, 그 생태 보고서
강병국 글, 성낙송 사진 / 지성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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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국(글)/ 성낙송(사진)

(지성사, 2003, 총152쪽)

 

 

우포늪

 

 

 



  처음 우포를 찾은 것은 2003년이었고, 2006년은 자전거를 타고 줄창 찾아들었다. 그리고 2007년은 아직 한번도 가지 못했다. 다행히 주남저수지는 한번 다녀왔다. 주남에서 연꽃을 보며 우포늪의 가시연을 생각했다. 이곳에서 늘 저곳을 꿈꾸는 욕심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가 보다. 습관은 독약이라 죽을 줄 알면서도 싹둑 잘라내지 못한다.

 

  원시의 자연습지, 그 생태보고서

 

  나는 이런 것을 바라고 주남과 우포를 찾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그곳이 좋았다. 그래서 몇 번 걸음에 책 두 권을 샀었는데, 책 이름이 "우포늪", "주남저수지"이다.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더 싸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게소에서 샀다. 그리고 한 번 읽고는 책장에서 눈에 띌 때마다 그 수면을 생각하는 것이다. 물 아래로 구름이 지나는 모습을 생각하는 것이다. 멀리 사람이 구름처럼 지나는 갈대밭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을 기약하는 마음이 구름처럼 내 마음을 지나는 것이다.

 

  이 책 '우포늪' 의 구성은 '주남저수지'보다 낫다, 생각한다. 사진도 비슷, 분량도 어슷비슷한데 왜 '우포늪'을 오른쪽에 두느냐 하면 우포와 관련된 시를 수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포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새, 수생식물, 야생동물 등에 대한 팍팍한 어조의 설명도 중요한 기록이다. 하지만 '우포늪'의 큰 장점은 무엇보다 수록된 사진과 시편이다.  우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달리 읽히는지, 그리고 우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안을 얻었는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내년 봄 우포늪 왕버들 보러 한 번 가야겠다.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내려오지 못하는 슬픔

 

백로는 물이 흐르는 가까운 곳, 집을 짓는다.

 

우포늪이 있는 우항산(牛項山) 솔숲, 한밤중에도

 

그것들은 목화솜처럼 희게 부풀어 오른다

 

날빛 들기 전 이른 새벽 소택지에 떠오른 가시연꽃들

 

불을 켜고, 둥둥둥 떠다니는 둥근 연잎새를 디딤돌로

 

통,통,통, 통통, 발굽을 차며 사뿐 내려앉는다

 

하얀 발가락들이 젖어 불빛에 환하다

 

불꺼진 다음에도 발목이 다 붓도록 디딤돌을 딛는다

 

망망대해를 건너 저것들에게도 이런 슬픔이 있다는 것

 

물안개 속에서도 통,통,통, 통통, 저 디딤돌 뛰는 소리

 

내 숨구멍까지 크게 열려 한 몸이 한 박자를 이룬다

 

내 몸 안에도 한 춤사위 한 장단 있음을 안다

 

                                                             <송수권,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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