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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죽는다
마르셀라 이아쿱 지음, 홍은주 옮김 / 세계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사랑의 열정은 타인의 세계에 눈뜨게 만든다 (27p)

라고 저자는 말했다. 사랑의 열정이 나와 다른 누군가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고.

문제는 그러한 관심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 하는 거겠지.

지독한 사랑이야기를 읽었다.

원래 나는 깔끔하고 해피한 결말만 골라읽는 극단적인 로맨티시즘 추구자인데.

(음..뭔가 쓰고 보니 그럴듯한 거 같다. 하핫)

사랑에 빠져서 결국은 파멸에 이르는 8명의 커플. 아니,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잘 살지만

그 사랑을 받는 사람들은 그로 인해 완벽하게 불행해지는 그런 이야기.

짧디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인간이 갖는 감정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읽었다.

'심리소설'이라는 말을 가지고 있듯이 단순히 사랑으로 인한 사람들의 변화 뿐만 아니라

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심리를 가지는지, 사랑을 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는 그런 책.

간만에 곰씹을 만한 책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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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파이이야기>

얀 마텔 지음 ㅣ 공경희 옮김 ㅣ 작가정신 ㅣ 2004.11.5 ㅣ

신국판 ㅣ 본문 400p ㅣ 무선제본 ㅣ ISBN 89-7288-243-7 03840

 

" 난 죽지 않아. 죽음을 거부할 거야. 이 악몽을 헤쳐나갈 거야. 아무리 큰 난관이라도 물리칠거야.

지금까지 기적처럼 살아났어. 이제 기적을 당연한 일로 만들테야. 매일 놀라운 일이 일어날거야.

아무리 힘들어도 필요핟면 뭐든 할 테야. 그래. 신이 나와 함께 하는 한 난 죽지 않아.

아멘."

-188p

 

"사랑한다!"

터져 나온 그 말은 순수하고, 자유롬고, 무한했다. 내 가슴에서 감정이 넘쳐났다.

...사물이 달라졌다는 느낌, 현재 순간이 이전의 순간과 다르다는 느낌이 중요했다.

-292~298p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

그리고 뭔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 게 아닌가요?

-375p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라고 권해줬던 책인데 이제서야 읽었다.

띠엄띠엄 읽다보니 시간이 꽤나 걸렸다. 처음은 지루했고 중간은 흥미진진했으며 결말은 조금,

허무했다.

동물원 하는 아버지와 함께 사다가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을 가기 위해 배를 탄다.

배는 폭풍우-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지만-를 만나 난파되고 소년만 살아남는다.

아, 호랑이도 살아남는다.

구명보트에 소년과 호랑이가 227일간 같이 있었던 표류기.

'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소년의 이야기, 그게 파이이야기다.

 

채식주의자였던 파이가 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하고 같이 있던 맹수 호랑이에게 밥을 챙겨주고

생존의 본능에 몸부림 치는 모습은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으로 그려진다.

분명히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텐데 그것이 희극적으로-건강한 희극스러움-으로 나타나는건

번역자의 재능인가, 작가의 재능인가.

울 것 같은 상황, 인간의 잔인성의 보여지는 순간에조차

파이이야기는 삶에 대한 무지개같은 찬란한 빛을 보여준다.

 

계속계속 진짜라고 믿으면서 책을 보다가 '식충섬'이야기에서 조금 멈칫했다.

아, 이건 정말 있을 수 없는-어쩌면 있을 지도 모르지만-이야기잖아~

파이에게 난파사건을 조사하러 온 일본인들과의 대화 부분에서는 나의 현실성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나는 과연 믿는가?

소설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소설, 무엇이 진짜인 걸까?

 

그래서 나는 결국 <파이이야기>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소년이 227일간이나 호랑이와 함께, 잡아먹힐 것같은 공포를 뚫고, 인간의 악착같은 생존에의 힘을

경험하면 어른이 된 것을 부각시킨 성장 소설인지

아니면 이야기는 만들어내기 마련이라고, 상상할 수 없는 어른들을 비꼬는 풍자소설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게 되었다.

두 가지 다 인가?

 

무언가 동화책적인 냄새가 물씬물씬 풍기지만, 초반에는 그런 느낌도 들지만

 읽고 나면 완벽하게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 이 작가 정말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 하는 구나.

아니, 그게 모든 소설가가 가져야 할 기본적 자질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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