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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
김상복 지음, 장차현실 그림 / 21세기북스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 사람들은 칭찬에 인색하다. 특히 가정에서는 칭찬을 보기가 적다. 부부끼리 싸우고, 이혼하고, 자식들이 비행청소년이 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회사 일과 가정 일에 힘쓰는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칭찬을 바란다는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바깥에서는 그러지 않지만 집안에서는 전혀 상황이 달라진다. 바깥에서는 고개숙이며 뒷걸음질 하지만 집에서는 허리를 펴고, 누울만한 곳이다. 우리 집만 아니라 다수의 집이 이럴 것이다. 부모들은 힘들고, 아프더라도 자식들에게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도 그리 쉽게 되지 않는다. 집안에서 고성이 나오고, 물건이 깨지고 박살나는 소리가 난다.
이 책을 보면서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가정이 화목해야 만사가 형통하다. 한 인간이 잘 되기 위해서는 가정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부모가 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자식들이 찾아서 하게된다. 여기서 가정에서의 태도에 따라 화목한 가정인지 불행한 가정인지를 구별짓는 잣대가 생긴다. 부모가 힘들어서 집에 들어올 때 자식들이 집에서 부모들을 기쁘게 해주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반대로 부모를 기쁘게 해주지 못한다면 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칭찬, 말 한마디가 사람의 기를 살린다고 했다. 칭찬이 가족부터 시작되면 언제나 가족구성원들은 집안일 뿐만 아니라 바깥일도 한결 수월해진다. 그 흔한 한 마디 한 마디 마음만 있다면 할 수 있으나 일에 찌든 사람들에게 한다고 해도 표현력은 극히 떨어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저자가 발견한 것이 자식들이 부모님께 칭찬을 하자는 것이다. 자식들은 아무래도 부모보다는 경미한 일을 하고 있기에 충분히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처음에 학생들은 의아해 했고, 실효에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차츰 칭찬 열풍에 동조하면서 부모들도 변해갔고, 칭찬하는 당사자도 부모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가족 간의 사랑과 정을 확인하고 가까우면서 먼 거리를 단축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 칭찬 한마디가 가족의 생활을 확 바꿔버렸다. 가족 간의 대화는 지금 멀리 있다. 그 거리를 좁히는 노력을 하고 나서 대화로 말문을 연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 책은 자라나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혼 문제로 갈등하는 부모나 일탈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가족이라는 소중함을 다시 느낄 수 있다. 픽션이 아닌 논픽션으로 제작된 글이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