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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평점 :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과연 우리가 행복할 권리를 가지고 있을까?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줄 수 있는 존재는 두개가 있다. 자연과 인간, 생로병사를 주는 자연과 인위적인 판단을 하는 인간, 둘은 서로 상보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상충적인 관계는 될 수 있다. 자연을 거스를 수 있는 존재는 바로 인간이기에 인간에 의해 희생된 존귀한 생명들은 행복한 맛을 보지 못하고 빛을 잃는다.
행복할 권리를 박탈시키는 가장 큰 재앙은 전쟁과 자연재해다. 자연재해는 인간이 어느 누구라도 거스를 수 없는 싸움이기에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전쟁은 어떤가? 자연이 아닌 인간의 악의적인 마음에 의해 작동되는 하나의 수단이기에 인류의 평등을 파괴시킨다.
전쟁과 자연재해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행복이라는 이상은 이내 허상이다. 살려고 발버둥을 쳐도 일어나면 다시 주저 앉게 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지 못하고 고통이라는 큰 질병을 얻고 행복을 얻지 못하게 된다. 정말 안타깝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정현의 '평화'가 생각났다. 인간의 욕심이 행복 뿐만 아니라 평화를 깨는 큰 문제다. 거짓과 오만함으로 인류를 파괴하여 PEACE라는 단어를 꺼내보지도 못하고 있다. 김혜자 씨가 다녀온 곳들은 영광의 상처가 아닌 절망과 고통의 하루를 지켜보며 봉사를 했다.
전쟁과 평화 속에서 피어난 꽃들은 태어나자 마자 시들어 버리고 있다. 희망이라는 흙과 행복이라는 물과 평화라는 빛을 받으면서 성장되어야할 꽃들이 못난 몇몇 인물들에 의해 이런 행복한 권리를 강제적으로 박탈당하는 것이 불쌍히 여겨졌다. 어렵게 자라 핀 꽃들이 이렇게 쉽게 져야하는지 그져 멍하니 하늘만 보는 것이 억울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처럼 작은 꽃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실천은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하루 세끼를 먹으면서 버리는 음식물들을 보면 조금 적게 먹어야지 분수에 넘치는 행동으로서 어린 꽃들에서 미안하지 않나 보다. 나는 일부러 음식물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먹을 만큼만 덜어와야 한다는 의식이 들지만 가끔씩 이런 얼굴들이 스쳐가면 남기지 말아야 하겠다는 머리 속의 징이 울린다.
'이 작은 꽃들을 다시 깊은 밤으로 내몰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을까?' 이 의문을 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