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뽀뽀하고 싶어
다비드 칼리 지음, 길미향 옮김, 세르주 블로크 그림 / 아트버스(Artbus)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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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비드 칼리 저/세르주 블로크 그림/길미향 역 | Artbus(아트버스) | 88쪽 | 286g | 120*217mm | 2012년 08월 05일 | 정가 : 12,000원


드라마에 소개되었던 [나는 기다립니다]의 작가들의 다른 작품으로 <동화책 속 프랑스 여행展>에서 모처럼 감동받고 사온 책이다.

 

책은 "월요일 아침, 아직 잠들어 있는 너에게 뽀뽀하고 싶어."라는 말랑말랑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말하는 듯 쓰여진 글은 뽀뽀 이야기로 시작해서 뽀뽀 이야기로 끝나고, 어떤 것은 너무 개인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 다 공감할만한 뽀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이야기는 계속 말랑말랑한 것만은 아니어서,

 

 

이렇게 처절한 뽀뽀도 있고,

 

 

그로 인해 안심되는 마음을 간단한 그림으로 잘 표현해 놓았다. 감정이라는 것이 다 비슷한 것인지 프랑스 사람이 그린 그림도 크게 와 닿는다.

 

책 상태는 작고 긴 판형이고 양장이고 잘 펴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그림이 충분히 예쁘고 감동적이기에 만이천원의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좋다. 그러나, 어린이 동화책 전시장에서 판매하기에는 좀 야한 면이 없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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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 금지구역 - 2012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해바라기상 수상
프란시스코 산체스 지음, 나타차 부스토스 그림, 김희진 옮김 / 현암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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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란시스코 산체스 글/나타차 부스토스 그림/김희진 역 | 현암사 | 191쪽 | 646g | 153*224mm | 2012년 03월 11일 | 정가 : 12,000원

 


이 책을 구입한 사실은 기억하나 왜 구입했는지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추천을 받은 것 같지도 않고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로 체르노빌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 꼭 왜 이 책이었는지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표지에 있는 대관람가 붉은 배경으로 너무 쓸쓸해서 충동구매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충동구매 결과는 슬픈 대만족이었다.

 

이야기는 체르노빌 금지구역으로 들어간 "레오니드와 갈리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 부부는 도시에 나가서 살 수 없는 시골 사람이고 평생 농사를 지어온 그저 평범한 농부다. 이런 사람들에게 땅과 집을 빼앗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사람은 몰라도 아는 사람은 그들의 황망함을 알터.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지만 방사능에 노출된 이들의 삶이 평탄하진 않다. 자신들은 병들고 서서히 죽어가고 키우던 가축은 기형의 새끼를 낳고, 농작물은 지나치게 자라 말도 안되게 커다란 수확물을 얻기도 한다. 레오니드는 죽어가는 갈리아를 위해 딸 안나를 데리러 프리피야트로 가지만, 그 곳에서도 농촌 만큼 황폐한 도시를 만난다. 이미 늙은 이 부부는 마을을 떠나야 하는 이유가 전쟁 이외에 뭐가 있겠냐고 생각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의 존재는 생각하지 못한다.

이야기는  "레오니드와 갈리아"의 딸 이야기로 넘어간다. 핵사고 이전의 평온한 프리피야트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블라디미르와 안나"의 이야기.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날 것같은 이 가족에게 닥친 불행은 불편하고 불쾌했고 손가락과 말로만 지시하고 행동하지 않는 자를 잡아다가 책임을 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흘러 안나의 아이, " 유리와 타티아나"가 20년 전의 프리피야트에 방문하고 유령이 된 도시를 바라본다. 삶이 뭐 이런가 싶다.

 

구체적으로 파고들어 설명하지 않고, 선명한 컬러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불행을 확대생산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생활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이야기와 그림이 더 아팠다. 첫번째 읽을 때보다 두번째 읽을때 더 아프고, 세번째 읽으면 더 아프지만 감동적이다.

 

책 상태 매우 좋다. 세계 원자로 가동 현황 지도와 죽음 이후의 유령 도시 프리피야트의 사진, 글쓴이의 후기와 그린이의 후기, 그리고 그들이 나눴던 의견과 빼버려야했던 아까운 장면들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두 작가분께, 한발 물러선 모습으로 글쓰고 그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런 그래픽 노블을 안사면 무슨 책을 사나 싶다. 강력 추천. 

 


 

1.

프리피야트는 구소련 계획 도시로, 주로 원자력 발전소의 직원들이 사는 곳이었다. 블라디미르가 발전소 직원으로 근무했고, 안나는 대부분이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그 곳에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이야기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을 전혀 하지 않는다. 78만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이 대도시는 소개령이 내려지고 사흘 정도면 집에 돌아올 생각으로 짐을 싼 사람들은 돌아가지 못했다. 반려동물은 도시에 버려지거나 죽여졌다. 현재, 350명 가량이 방사능 물질로 뒤범벅된 땅으로 돌아가 근근이 살고 있을 뿐이다.

 

2.

표지에 그려진 대관람차는 1986년 5월 1일 개장 예정인 놀이공원의 대관람차다. 사고가 4월 46일에 났기에 이 대 관람차는 손님을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더 슬프다.

 

3.

그리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처음으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간 소방관들이 죽음을 맞이했고, 사고 처리를 위해 8만명의 처리반이 급파되었다. 영웅의 이름을 씌워 훈장과 증서를 대가로 인생을 걸고 생명을 바쳤다. 그리고 처리반으로 자발적으로 나서는 과정이 결코 아름답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만화에서 등장하는 "안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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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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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스님 저/우창헌 그림 | 쌤앤파커스 | 292쪽 | 508g | 153*224mm | 2012년 01월 27일 | 정가 : 14,000원


어떤 이의 책장에서 뽑아 왔다. 상처 받은 마음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라앉았다고 했고 치유는 이 책을 여러번 읽게 만들었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지인이기에 그 사람의 마음에 연고가 되어 준 이 책이 궁금하기도 했고, 내 마음에도 연고 바를 부분이 있어서 이 책이 그 역할을 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책 않좋아한다는 걸 다시한번 깨달으며 책장을 덮었다. 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읽었다는 사람보다 '베스트 셀러 잖아요'였고 내가 알지 못하는 혜민 스님은 워낙에 유명인이라 내가 그 스님을 모르고 이 책을 들고 있다는 것에 대해 책망(왜?!)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나를 잘 아는 지인은 한마디로 '이런 책 안읽잖아'라며 나의 정체성을 확인해주기도 했다.

 

이 책, 너무 착하다.

착한 이야기 한가득에 말랑말랑하고 읽다보면 뽀송뽀송한 이불에 눕는 것 처럼 아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산만하게 펼처진 문장들은 딱히 매력적이지 않다. 직설적으로 마구 알려주는 이야기는 너무 뻔해서 감동해야 할 부분을 그냥 스쳐지나가게 한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과정 없이 답만 나온 답안지를 보는 듯한 그런 맹탕 같은 느낌이랄까? 읽고 있다가 무언가 머리를 맞은 듯한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이었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림은 너무 예쁘다. 오히려 우창헌님의 그림을 보고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책 상태는 예쁘고 좋다. 하지만, 강조는 독자가 하는 것이지 필요 없는 부분을 큰 글씨로 강조하거나 하는 것은 이미 누군가가 밑줄을 친 책을 산 것 같다 유쾌하지는 않다. 나에게는 큰 감동이 되지 못하였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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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데일 핸드카 에드워드 고리 시리즈 1
에드워드 고리 지음, 이예원 옮김 / 미메시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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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고리 글,그림/이예원 역 | 미메시스 | 원제 : : THE WILLOWDALE HANDCAR | 196g | 2006년 12월 30일 | 6,500원


윌로데일에 사는 에드나와 해리, 샘은 혹시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을까 하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플랫폼에는 나무 상자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해리가 핸드카를 발견했다. 세 사람은 핸드카를 타고 선로를 따라 움직이며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기도 하고 내려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불난집을 방관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와 언제 돌아갈지 모르겠다는 엽서를 가족과 친구에게 보낸다. 이상하다. 짐도 없이 떠난 사람들이 돌아갈 생각이 없다.

 

"넬리"로 추정되는 여성을 본 일과 그녀와 관련된 사람과 소식을 듣지만, 책만 읽어서는 그녀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바위가 떨어지고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이어지며,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누군가 둑을 기어오르는 모습을 보기도 하지만, 누가 더 이상한지는 알 수가 없다. 여러 달이 지나 털옷으로 갈아입은 이들은 아직도 핸드카 위에 있고 파괴된 식초공장과 고리에 매달려있는 아이를 구조하기도 하고 그 아이가 "넬리"를 닮았다고 생각하며 고아원에 맡긴다. 철로에 묶여 있는 "넬리"를 발견하고 또 한참을 가다가 "넬리"로 추정되는 여자가 정신병원 마당을 거니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은 터널 속에 들어가서 다시는 오지 않았다.

 

인생인가? 뭐지? 별 내용 없는데 별 내용 있는 듯, 느낄 것 하나도 없는데 막 뭘 느껴야 할 듯, 딱히 뭔가 끔찍한 이야기는 아닌데 막 끔찍한 그런 느낌. 삭막하면서도 지독하게 쓸쓸한 그런 그림들과 이야기는 페이지마다 멀찍한 거리를 두고 있는 듯 했다. 고리씨 마음에 들지만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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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zebra 1
브루노 무나리 글.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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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무나리 글, 그림/이상희 역 | 비룡소 | 250g | 188*254mm | 2012년 05월 30일 | 정가 : 30,000원

 


 

호기심으로 받아든 책은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너무 얇고 뭐랄까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뭔가 비어보이는 듯 했다. 한번 읽고 머리 속에 물음표를 100개쯤 그린 후에야 내가 뭘 잘 못 보고 있는지 알았다. 나는 이미 어른이고 호기심으로 보기보다 책을 평가하고 싶어하는 사람 쪽에 서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아팠다. 브루노 무나리 선생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졌다.

 

 

길쭉한 판형.

 

이야기는 까만색의 공간 속에 노란 빛이 떠 있고 그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상세하지도 연결되어지지도 그렇다고 뭔가 대단한 이야기도 없게 뜨문뜨문 그려져 있다. 뭔가 막 느끼고 공감하고 박수치고 싶어 죽겠는데, 뭐가 너무 없어서 당황하게되는 그런 느낌. 그 느낌은 책을 다시 펼쳐 보며 사라지게 된다.

 

 

쬐끔 유치해 보이긴 하나,

까만 밤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그림도 없고, 하얀 생쥐 막 좋아지는 그런 그림이다.

무엇보다 까만 밤의 느낌을 살려 실루엣으로 표현된 그림은 여백과 어울려 예쁘다.

 

 

까만 밤을 지나, 까만밤의 비밀이 밝혀지고 날은 밝아온다. 밝아오면서 펼쳐지는 어슴프레한 새벽은 트레이싱지로 표현되어 각기 다른 그림이 비쳐 나와 새벽의 풀밭을 보는 듯 했다. 그리고 그 풀밭 속에 곤충을 구경하고 개미를 따라가다보면,  

 

 

또 다른 세계를 만난다. 그냥 까만 것만이 아니고 그 안에 그 뒤에 그 주변 어디에도 놓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어둠에서 새벽 그리고 개미굴까지 들어가게 만들고서야 느끼게하는 브루노 무나리 선생의 솜씨에 감탄했다.

 

처음 책을 보면, 가격에 비해서 너무 얇아서 깜짝놀란다. 그러나, 책이 꼭 페이지와 글밥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차곡차곡 넘겨보면 그 색다름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넘기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종이와 그림들을 보며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과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게 만든다. 책 상태는 좋다. 사은품으로 따라오는 드로잉 북도 왠지 뭔가 한번 그려보고 싶은 느낌이 들어 좋다. 책은 구입해서 보는 것이기에 사진은 조금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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