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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재우는 열두 시 심리학 - 마음속 소음을 끄고, 더 자주 행복해지는 법
최기홍 지음 / 블랙피쉬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책을 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인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책임을 밝히며 시작
제목을 넘기고 처음 마주한 첫 장부터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당신이 약해서도, 의지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우리의 뇌가 여전히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쟁모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버티는 법이 아니라, 전쟁모드를 끄고 다시 안전하다고 다독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문장들이 참 명쾌했다. 책을 읽기도 전에 나를 몰아세우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았다.
한없이 쇼츠를 넘기다가 몇십 분이 지나버린 걸 알고 놀라는 모습. 그러고는 의지박약이라며 나를 탓하는 모습. 참고 또 참다가 결국 터져버리고, 내가 너무 예민한 사람인가 싶어지는 모습. ‘난 원래 이렇다’며 나를 바라보는 모습.
책 속 사례의 대부분은 나의 모습이었다.
책 제목처럼 나는 거의 밤 열두 시가 다 된 시간에 이 책을 처음 펼쳤다. 뭔가를 해도 나아지지 않는 기분이 들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그런 나 자신에게 다시 실망하는 모순적인 상황이었다. 그때 도피처처럼 집어든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의 이야기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 책은 막연하게 괜찮다고 위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나’를 마주하게 하고,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다시 바라보게 한다. 지금 나의 상태가 ‘뇌-마음-몸’의 시스템이 작동한 결과라는 설명도 좋았다.
책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는 ‘행동’이었다.
읽기, 쓰기, 행동하기.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그 내용을 어렵지 않게 풀어준다. 그리고 실제로 해볼 수 있는 ‘5분 실험’도 함께 제시한다.
책은 상당히 친절하다. 그런데 그 친절함에 비해 속은 꽤 단단하고 내실 있다. 실패해도 괜찮고, 단 1분이라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도 5분 실험을 하나씩 따라 해보게 됐다.
나는 굉장히 감정적이고 예민하다는 말을 듣는 편이다. 그게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많았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내가 보고 있었던 건 감정의 ‘결과’뿐이었다.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무엇을 알려주려고 하는지. 감정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다.
이걸 인지하게 된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순간을 자주 마주했다.
‘아, 이것도 그랬구나.’
다시 앞장을 찾아보고, 5분 실험을 따라 해보고,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정말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아주 조금이라도 해보게 만든다는 점이 이 책의 좋은 점이었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장 내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를 제대로 마주하는 일도, 오래된 습관을 바꾸는 일도 아직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놓아두려고 한다.
또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 오면 펼쳐볼 수 있도록.
다시 나를 몰아세우고 싶어지는 순간, 버티는 것 말고 나를 안전하다고 다독이는 방법을 떠올릴 수 있도록.
조금씩, 하나씩.
나를 알아가는 일부터 다시 해보려고 한다.